《김지원의 인서트》
'낙태 강요' 대세 배우 K가 김선호라는 의혹
'슬픈 열대'·'도그데이즈'·'2시의 데이트' 차기작들 '위기'
김선호 소속사 "구체적 일정 없어"
배우 김선호 / 사진제공=백상예술대상
배우 김선호 / 사진제공=백상예술대상
《김지원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수요일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대세 배우에서 톱스타 고지로 승승장구하던 김선호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교제했던 K배우가 혼인 빙자와 낙태 강요로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는 여성 A씨가 등장하면서다. K배우가 김선호라는 의혹이 커져가면서 김선호 차기작 관계자들도 눈치 싸움에 들어간 모양새다.

김선호는 다음 작품으로 박훈정 감독의 '슬픈 열대', 김덕민 감독의 '도그데이즈', 이상근 감독의 '2시의 데이트' 등 영화 세 편을 준비하고 있다. '슬픈 열대'는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를 둔 소년이 복싱 선수를 꿈꾸며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신세계', '마녀' 등 누아르 대가로 꼽히는 박훈정 감독이 준비하는 작품이다.
사진=김선호 인스타그램
사진=김선호 인스타그램
'도그데이즈'에도 김선호는 주연으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그데이즈'는 영화 '국제시장', '히말라야', '공조' 등을 만든 제작사 JK필름의 신작.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옴니버스 영화로, 윤여정, 김윤진도 출연 소식을 전했다.

김선호의 내년 3월 일정은 '2시의 데이트' 촬영으로 계획된 상황. 로맨틱 코미디인 '2시의 데이트'는 큰 비밀을 가진 아랫집 여자를 윗집 남자가 매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따뜻하고 동화 같은 이야기. 김선호는 윗집 남자 역을 맡아 임윤아와 로맨스 호흡을 맞춘다. 이 작품은 2019년 데뷔작인 '엑시트'로 942만 명을 모은 이상근 감독의 차기작이기도 하다.
사진=김선호 인스타그램
사진=김선호 인스타그램
아직 세 편 모두 촬영을 시작하진 않았기에 영화 관계자들은 빠르게 손절하기 보다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연기력과 비주얼, 흥행력까지 모두 갖춘 대세 배우 김선호를 '의혹'만 가지고 당장 놓칠 순 없기 때문. 그렇다고 '의혹'을 감수하며 진행하기에도 위험 부담이 크기에 고민이 깊어졌다. '슬픈 열대'의 경우에는 당초 김선호가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종영 후 곧바로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선호 소속사 측은 "공식 입장은 '긍정 검토 중'이었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일정이) 나온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선호가 세 작품에 캐스팅 될 수 있었던 건 그간의 건강하고 선한 이미지 때문이다. 김선호는 영화 필모그래피가 없던 배우지만, 연이어 세 작품의 주연으로 발탁될 만큼 영화계에서도 관심이 높은 배우였다.

하지만 여성 A씨가 "소중한 아기를 지우게 하고 혼인을 빙자해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했다"고 K배우에 대해 폭로하고, K배우가 김선호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더 이상 김선호의 건강하고 선한 이미지가 관객들에게 통하긴 어려운 상황이 된 것. 한 영화계 관계자는 "캐스팅이 확정된 상황일지라도 촬영까지 기간이 남았다면 현재의 리스크를 안고 계속해서 진행할 제작사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그간 이미지가 워낙 좋은 배우였기에 관객들의 실망감과 배신감도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시작도 전에 거대한 풍랑을 만난 김선호 출연 예정작 세 편. '친근한 동네 오빠'인 줄 알았던 배우가 '여자친구에게 낙태를 강요하는 남자'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관객들을 휴먼드라마와 로맨틱 코미디에 몰입하게 할 수 있을까. 다양한 장르에서 여러 색깔을 보여주며 쉼 없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 여겨졌던 김선호의 활동에 '제동'이 예상되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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