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방탄소년단이 만든 '쌍방향소통' 4세대까지
에스파, 애매했던 '4세대 아이돌' 기준 확고히
에스파, JYP 2022 신인 걸그룹 / 사진=SM,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파, JYP 2022 신인 걸그룹 / 사진=SM,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빈의 조짐≫
월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여과 없이 짚어드립니다. 팬심을 읽고 기자의 시선을 더해 다채롭고 입체적인 분석을 제공합니다.

아이돌판에서 '뜨거운 감자'는 4세대 아이돌의 시대가 왔느냐, 오지 않았느냐였다.

1~3세대의 등장에는 자연스러운 톱의 교체가 있었다. 방탄소년단 등 3세대 아이돌이 여전히 건재하고, '톱'의 자리를 대체할 아이돌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 4세대를 부정하는 의견이었다.

4세대의 등장이 3세대가 저물어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말이 아니다. 한 세대가 쇠퇴하고 새로운 세대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으로 정의하기엔 K팝은 글로벌 주류가 됐다.

분명 4세대 아이돌의 시대는 열렸다. 다만 넓어진 해외파이, 자체 콘텐츠, 쌍방향 소통 등 특징으로 거론되는 것들이 3세대 아이돌의 특징과 일정 부분 겹쳐 헷갈리는 것 뿐. 하지만 3과 4 사이에는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해외 시장 진출로 세대를 구분하는 건 무의미하다. 1세대 아이돌부터 두드린 글로벌 진출은 동방신기, 카라 등 2세대 아이돌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들은 일본, 중국 등 아시아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3세대 아이돌은 아시아를 넘어 미주, 유럽까지 활약했다.

2,3세대 아이돌이 팬들과 소통하는 방법은 콘서트, 팬미팅 등이었다. 에너지를 주고 받는 공연이 팬들과의 소통이긴 했으나, 팬들이 가수의 공연을 보고 즐기는 것에 그치는 '일방적소통'이었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일방적 소통을 쌍방향으로 바꾼 그룹이 방탄소년단이다. 방탄소년단은 위버스와 유튜브, 자체 콘텐츠 등 뉴미디어를 활용하면서 팬들과 쌍방으로 소통했다. 직접적인 만남이 아니더라도 소통이 가능해지니 국내외 팬덤은 갈수록 커지고 단단해졌다.

방탄소년단을 통해 쌍방향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은 K팝 시장은 빠르게 변화했다. '관계'와 '연결'을 키워드로 유튜브와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위버스, 버블, 유니버스 등 팬덤 플랫폼의 발전으로 공간과 언어의 장벽을 허물었다.

방탄소년단이 3세대 이자 4세대라면 에스파는 3과 4를 구분 하는 선이다.

에스파는 K팝 아이돌 최초로 AI 콘셉트와 메타버스 세계관을 구축했다. 실존하는 멤버들 외에 아바타 멤버인 ae-에스파(아이 에스파)가 존재하며 실제 멤버와 아이 에스파가 온라인과 가상세계에서 함께 활동하도록 설계했다. 언제 어디서나 공간과 언어의 제약 없이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연결될 수 있도록 한 새로운 시도다.
4세대 아이돌이 뭔데? 에스파·JYP·하이브로 논란 종결 [TEN스타필드]
온라인 소통이 익숙해진 MZ세대는 에스파의 세계관을 즐겁게 받아들였다. 언리얼 엔진으로 완성된 아이 에스파가 등장하는 뮤직비디오, 아바타와 함께 추는 퍼포먼스 비디오는 에스파의 세계관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JYP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전략을 구상했다. 직접 보지 않더라도 이미지를 상상하게끔 만들었다.
4세대 아이돌이 뭔데? 에스파·JYP·하이브로 논란 종결 [TEN스타필드]
2022년 2월 데뷔할 예정인 JYP 신인 걸그룹은 긴 문장으로 설명을 이어가는 대신 실루엣 티저로만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이브가 내놓은 민희진 걸그룹 역시 그룹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짧은 영상으로만 설명을 대신했다. 콘셉트를 논할 필요 없이 콘텐츠 하나로 수백 만의 글로벌 K팝 팬들의 기대를 끌어올렸다.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넘어갔듯 K팝은 또 다른 감각으로의 진화를 앞뒀다. 유사한 콘셉트를 보여줬던 이전의 K팝 시장과 달리 SM과 JYP, 하이브는 새로운 시도가 더해진 4세대 걸그룹으로 발전을 꾀한다. 4세대 아이돌의 주축이 될 이들은 4세대 전성기에 이어 5세대 아이돌의 방향성까지 제시할 듯하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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