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희, '오케이 광자매' 종영 인터뷰
"문영남 작가 대본, 그림이 보였다"
"이 시대 최고 작가와 함께해 영광"
"학구열 불타올랐던 작품, 공부 됐다"
'오케이광자매' 스틸컷/ 사진=매니지먼트 구 제공
'오케이광자매' 스틸컷/ 사진=매니지먼트 구 제공


배우 고원희가 KBS2 주말드라마 '오케이 광자매'를 통해 긴 호흡의 작품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18일 종영한 '오케이 광자매'는 부모의 이혼 소송 중 벌어진 엄마의 피살 사건에 가족 모두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며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고원희는 극 중 이철수(윤주상 분)의 셋째 딸 이광태 역을 맡았다. 막내라고 예쁨 받기보다는 존재감 없이 자란 한이 있어 유행하는 건 몽땅 장착하고야 마는 인물이었다. 이에 첫째 딸 이광남(홍은희 분), 둘째 딸 이광식(전혜빈 분)과 끊임 없이 부딪히는 등 트러블 메이커로서 활약하기도 했다.

작품을 마친 고원희는 "길게만 느껴졌던 10개월의 긴 여행이 끝났다. 오랜 시간 한 작품을 하게 되면 내 살을 떼어내는 것 같은 큰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더 이상 외워야 할 대본과 촬영이 없다니 아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긴 작품을 오랜 호흡으로 연기하면서 여러가지로 많이 배웠다. 매주 대본 리딩의 시간을 가졌는데 그때마다 배운 게 참 많았다. 아무래도 훌륭한 선생님, 선배님과 매주 같이 대본에 대해 고민하고 연기하다 보니 꼭 학교 다닐 때처럼 학구열이 불타올랐던 것 같다"며 "다른 배우의 연기를 보며 자극이 되며 경쟁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좋은 귀감이 됐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또 "배우들과 협동의 중요성은 물론, 지치지 않고 완주를 해야 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체력을 분배해서 임할 수 있을까 등등 너무 많은 걸 배웠다"고 설명했다.

'가족극 대가'로 불리는 문영남 작가와 함께한 소감에 대해선 "이 시대 최고의 작가님과 함께 작업한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었다. 많은 히트작을 만드신 작가님은 어떠실지, 대본은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하면서 설렜다"고 털어놨다.

고원희는 "대본을 읽는 순간부터 모든 그림에 답이 보이는 느낌이었다. 작가님의 특성에 따라 배우의 재량에 맡기시는 분도 계시고 아닌 분도 계시지만, 대본부터 정답이 정해져 있어 그 정답을 맞춰가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던 것 같다"며 "매 주 리딩을 통해서 작가 선생님과 함께 대본 공부를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시간에 함께 공부했던 걸 최대한 현장으로 끌고와 시청자분들께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오케이광자매' 스틸컷/ 사진=매니지먼트 구 제공
'오케이광자매' 스틸컷/ 사진=매니지먼트 구 제공
이광태와의 싱크로율을 묻자 고원희는 "사실 저는 광태랑 정 반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광태는 남의 이목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본인이 추구하는 목표가 뚜렷하다. 때로는 무모해 보이지만 멋있어 보이기도 하다"며 "필요 이상으로 솔직한 건 닮았지만 계산이 빠르고 말을 거침없이 하는 광태와는 달리, 전 느리고 여러 번 되뇌어 생각해서 말을 하는 게 달랐다"고 설명했다.

"광태를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역동적이고 재밌는 캐릭터로 느껴졌어요. 작가님께서 그려주신 광태라는 색이 뚜렷했기 때문에 대본 안에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왜 이렇게 말하고 이렇게 표현하는지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어요."

고원희는 극 중 자매로 호흡을 맞춘 배우 홍은희, 전혜빈 배우에 대해 "정말 심적으로 많이 의지를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호흡은 두말할 것 없이 너무 좋았다. 되려 제가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정말 친동생 마냥 잘 챙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다"며 "촬영장에서 함께 했던 모든 순간이 추억으로 남았다"고 덧붙였다.

극 중 이광태는 연인 허기진(설정환 분)이 가난한 것을 알고 결혼을 고민하다가 끝내 그와 연애를 시작했다. 이후 허기진 형 허풍진이 건물주라는 사실을 알고 혼전임신 거짓말을 꾸며내면서까지 결혼을 서둘렀다.

고원희의 실제 이상형은 어떨까. 그는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 닮아있는 사람, 외적인 아름다움 보다 내적으로 아름다운 사람이 좋다"며 "대화가 잘 통하고, 마음 따뜻하고, 배려와 존중의 의미를 잘 알고 행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서로에게 귀감이 돼서 나를 성장시켜주는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에 대해선 "최근까진 밝은 연기를 주로 해왔는데 여태 해온 연기와는 상반되는 연기도 해보고 싶다"며 "지금껏 해온 연기의 틀을 한 번 깨고 싶은 생각이다. 그런 기회가 온다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케이 광자매' 배우 고원희/ 사진=매니지먼트 구 제공
'오케이 광자매' 배우 고원희/ 사진=매니지먼트 구 제공
고원희는 배우로서 목표에 대해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어릴 적엔 '못 이루더라도 꿈은 크게 갖자'며 목표가 구체적이고 원대했는데, 지금은 목표라는 기준 점을 두지 않고 그냥 '하루하루 나에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며 살자'가 됐다"며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내가 그리던 배우의 자리에 가까워 있지 않을까 한다. 연기라는 업으로 평생을 하고 싶은 게 제 작은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꾸준히 쉬지 않고 천천히 나아갈 생각이다. 보다 다양한 모습을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받은 사랑 베푸는 배우로 성장해 더 고민하고 노력해서 다양한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광태를 통해 사랑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셨던 많은 분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가족들이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마음만큼은 따뜻한 추석 보내시길 바랍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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