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의 존스턴 부인(진아라)과 미키(송창의) 모습.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의 존스턴 부인(진아라)과 미키(송창의) 모습.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의 존스턴 부인(진아라)과 미키(송창의) 모습.

1960년대 영국 공업도시 리버풀. 넉넉지 않은 살림에 애들은 많고 남편마저 집을 나가 수심이 가득한 존스턴 부인. 게다가 쌍둥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두 아기를 키울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한다. 바로 그때 오랫동안 임신이 되지 않아 고민하던 라이언스 부인으로부터 아기를 보내달라는 부탁을 받은 그녀. 홀로 생계를 꾸려야만 하는 절박함에 아기 한 명을 보내지만, 이때부터 비극이 시작된다. 쌍둥이 비밀을 영원히 감추려는 두 엄마의 노력에도 쌍둥이 미키와 에디는 친구가 되고 심지어 의형제까지 맺었으니….(중략)

쌍둥이가 각기 다른 환경에 보내져 나중에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는 통속적인 이야기는 소설이나 영화, 특히 TV 드라마에서 여러 번 접해봤다. 그러나 뮤지컬 소재로는 처음이라 신선함마저 느껴지는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 생각해보라! 세계 4대 뮤지컬이라 일컫는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캣츠’의 소재는 일반인이 좀처럼 겪을 수 없는 역사의 소용돌이나 미스터리한 장소 혹은 상상 속 동물 세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1983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24년간 1만회 이상의 공연 기록을 가진 흥행작이라는 점도 이 뮤지컬을 향한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비미애
비미애

쌍둥이를 소재로 한 영화는 많지만,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의 내용과 유사한 것으로 류훈, 권지연 감독의 ‘비밀애’(2009)가 있다. 이 영화와 뮤지컬의 내용상 공통점은 두 형제가 한 여자를 사랑했고 비극으로 치닫는다는 것. 다만 극의 성격이 상이하고, 그 과정이 달리 전개된다. (그 이상은 스포일러라 언급할 수 없고 직접 확인하시길) 또 ‘비밀애’에서 주인공 역의 유지태와 윤진서를 보면서, 또 다른 영화 한 편이 떠올랐다. 바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인데, 여기서도 두 배우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등장한다. 공교로운 건 ‘비밀애’와 ‘올드보이’ 속 두 배우의 캐릭터가 똑 같이 금단(禁斷)의 사랑을 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는 1960년대 영국 공업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장면이 낯설지 않다.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려 발버둥치는 존스톤 부인의 모습과 첨예한 빈부격차 속에서 드러나는 계층 간의 대립과 갈등이 우리 사회의 자화상과 아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극중 인물들의 캐릭터도 설득력이 있고, 그에 따라 극 전개의 개연성도 충분하다.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 에디 역의 오종혁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 에디 역의 오종혁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 에디 역의 오종혁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력도 일품. 주인공 쌍둥이의 송창의(미키)와 오종혁(에디)을 비롯해 두 엄마 역의 진아라와 김기순 그리고 내레이터와 감초 역 두 가지를 맡은 문종원 등이 각기 자신의 캐릭터를 잘 살리고, 배우들 간의 연기호흡도 매끄럽다. 특히 미키 역의 송창의 연기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예전 TV 드라마와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보여준 젠틀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그의 변신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 뮤지컬은 1막과 2막의 분위기가 대조적이다. 즉 1막이 동화적이고 유머러스한 비교적 가벼운 터치의 뮤지컬 느낌이라면, 2막은 진지하고 비장함이 느껴지는 연극적인 분위기다. 한 작품에서 연극과 뮤지컬 요소를 모두 맛볼 수 있는 게 바로 ‘블러드 브라더스’의 또 다른 특성. 끝으로 이 뮤지컬에서 한 가지 아쉬운 건 무대장치가 다소 단조롭다는 것. 하지만 상관없다. 극의 재미를 반감시킬 정도는 아니고, 좀 더 다양한 무대 장치가 있었더라면 배우들의 열연이 더욱 빛을 발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씨네컬은 시네마(Cinema)와 뮤지컬(Musical)을 합성한 말로, 각기 다른 두 장르를 비교 분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편집자주>

. 문화평론가 연동원 yeon04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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