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마스
베로니카 마스


겨울왕국’의 빛나는 긍정주의자 크리스틴이 곧 베로니카 마스로 돌아온다. 그녀에게 베로니카 캐릭터는 다시 연기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디즈니의 ‘겨울왕국’이 국내 관객 650만 명을 돌파하며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연일 주제가 ‘let it go’가 힘차게 울려 퍼지고 있으니, 안나의 목소리 연기를 했던 이 여배우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980년 미국 미시건에서 태어난 크리스틴 벨이다. 그녀는 2001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데뷔했고, 뮤지컬 ‘리퍼 매드니스’에서 메리 레인을 연기하다가 뮤지컬 영화 ‘리퍼 매드니스’(2005)에도 출연했다. 게다가 ‘버레스크’(2010)에서 지각쟁이 니키로 출연해,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신경전을 벌이면서 춤 솜씨를 발휘했다(아쉽지만 블론드 헤어를 숨겨야 했다). 이런 경력을 고려하면, 그녀가 뮤지컬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 합류한 것은 순전히 운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그녀를 처음 발견한 것은 미드 ‘히어로즈’의 2시즌(2007)이었다. ‘히어로즈’의 헤로인으로 헤이든 파네티어(클레어 역)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엘 캐릭터로 등장한 벨은 “난 내 자신을 지킬 수 있어”라고 말하며, 손에서 나오는 전기를 자유자재로 갖고 놀았다. 피터(마일로 벤티밀리아)를 찾는 그녀는 아무렇게나 살인을 저지르면서 위험천만한 팜므 파탈의 모습을 선사했다. 금발과 자부심 넘치는 미소를 무기로 내세운 크리스틴은 키스를 할 때도 짜릿한 전기 쇼크를 일으켰으니, 뇌리에 남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후로 그녀의 주연 성공작을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다. 물론 ‘겨울왕국’은 애니메이션이니 크리스틴의 전부를 보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녀의 러블리 블론드를 즐기려면 다른 영화도 꼭 볼 필요가 있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로마에서 생긴 일’ ‘히어로즈’ ‘유 어게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로마에서 생긴 일’ ‘히어로즈’ ‘유 어게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로마에서 생긴 일’ ‘히어로즈’ ‘유 어게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그녀를 ‘가십 걸’로 기억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나름 남자들에게 판타지를 불러일으키는 로맨틱 코미디도 멋지게 소화했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2008)에서 사라 마샬로 나와 알몸의 작곡가 피터(제이슨 세걸)에게 이별 선언을 한다. 피터는 그녀를 잊기 위해 하와이로 휴가를 떠나지만, 하필 휴양지에서 다시 만난다. 크리스틴은 바람둥이 록커와 사랑에 빠지지만, 촬영 중인 드라마가 갑자기 중단되면서 불안에 휩싸이는 여배우를 연기했다. ‘로마에서 생긴 일’(2010)에선 구겐하임 미술관 큐레이터 베스로 나와 여동생의 결혼식 때문에 48시간 동안 로마에 머문다. 샴페인을 잔뜩 마신 후 사랑의 분수에서 동전을 줍고 나니, 갑자기 남자들이 쫓아오는 해프닝이 벌어진다. 훈남 닉(조쉬 더하멜)과 사랑에 빠지는 통속적인 이야기지만, 그녀의 실제 연인은 따로 있었다. 모델 게일로 등장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카페에서 옷을 벗는 부담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댁스 셰퍼드는 “당신을 사랑해!”라고 외치며 따라오는데, 훗날 그의 대사는 현실이 되었다. 사실 ‘로마에서 생긴 일’에 같이 출연하기 전부터 크리스틴과 댁스는 연인 관계였고, 댁스가 연출한 ‘히트 앤 런’에 그녀가 출연하기도 했다. 이들은 작년 가을에 결혼식을 올렸다. 또 ‘유 어게인’(2010)에선 고등학교 시절 왕따를 당했던 못생긴 마니로 등장한다. 학창 시절 그녀를 괴롭혔던 앙숙이 오빠와 결혼한다는 소식에 분노하며 고향으로 돌아가고,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엉뚱한 몸개그(슬랩스틱 코미디)를 보여줄 정도로 망가지는 캐릭터였다.

‘버레스크’
‘버레스크’
‘버레스크’

최근에는 ‘겨울왕국’ 외에도 ‘무비 43’(2013)에서 ‘수퍼 히어로 스피드 데이팅’ 에피소드에서 슈퍼 걸로 등장했다. 로빈(저스틴 롱)이 만나는 데이트 상대로 우정 출연했다. 생명을 구해줬다며 저스틴에게 짜릿한 키스를 한다. 미드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6시즌에선 잉그리드로 등장했다. 미스 인디애나 미인 대회에서 우승한 이글튼의 시의원으로 나와, 포니 출신의 주인공 레즐리(에이미 포엘러)의 잔인한 말싸움에 밀린다. 에이미는 그녀를 놀리려고 모바일로 사진을 찍지만, “아니, 왜 이렇게 예뻐!”라고 외치며 짜증을 낸다. 소르본 대학(패션 관련 학과)에서 학위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크리스틴의 모습은 실소를 자아내지만, 그녀의 화려한 패션 감각만은 슬쩍 인정해 주고 싶다. 더욱이 경영 컨설턴트의 세계를 그린 미드 ‘하우스 오브 라이즈’(현재 3시즌 방영 중)에선 마티(돈 치들)를 유혹하며 묘한 애정전선을 형성하는 지니로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앞으로 3월에 미국에서 개봉할 극장판 ‘베로니카 마스’가 기다리고 있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에서 냅튠 고등학교를 다니는 열일곱 소녀 베로니카로 등장한 바 있다. 아버지의 탐정사무소에서 일하면서 남들의 뒷조사(미행과 촬영)를 할 정도로 능력녀다. 스스로를 마시멜로라고 부르는 그녀는 죽은 친구 릴리의 사건을 해결하고 가족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한다. 세상물정을 배우면서 점점 강해지는 성장기 드라마로, 여기에 아만다 사이프리드나 패리스 힐튼이 등장하는 걸 보면 다소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벨은 20대 중반에 고등학생을 연기했는데, 지금 다시 봐도 궁극의 동안이다. 극장판에서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동창회에 참석한 베로니카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꽤 궁금해진다.

글. 전종혁 대중문화평론가 hubul2@naver.com
편집.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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