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봤어?] 구가의 서 이승기·이유비, 끝내 이뤄지지 못한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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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특별기획 <구가의 서> 8회 2013년 4월 30일 화요일 방송분



다섯 줄 요약

이순신(유동근)은 ‘강치가 조관웅 등에게 복수하지 않게 할 것이다’는 조건을 걸고 강치(이승기)를 데려온다. 강치는 청조(이유비)를 데리러 춘화관에 가지만, 천수련(정혜영)은 이를 막는다. 결국 청조는 강치의 손을 뿌리치고 기생이 되기로 결심한다. 태서(유연석)와 청조를 구하고, 백년객관을 되찾아야겠다고 생각한 강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본 이순신은 강치를 담평준(조성하)에게 맡긴다.



리뷰

강치(이승기)와 청조(이유비)의 첫사랑은 끝이 났다. 그리고 그 둘은 비로소 보호막을 벗어나 자신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반인반수로서의 성장통 끝에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강치는 비로소 자신의 선택을 책임지는 길을 택해 성장을 위한 걸음을 내딛고, 기생으로 살아가거나 아니면 도망자로 평생을 숨어 살아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선 청조는 현실을 받아들여 기생의 길을 택한다. 어려운 일이 있거나 위기에 처할 때 마다 ‘박무솔(엄효섭)의 여식’임을 강조하거나 ‘강치야 도와줘’를 외쳤던 청조는 이로서 아버지와 태서(유연석), 그리고 강치로부터 벗어나 비로소 자신의 삶을 선택해 그 첫 시작을 열었다. 이들에게 첫사랑이 끝난 것은 단순히 서로의 연분이 끊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서 벗어나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성장의 길을 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최면으로 세뇌를 당해 강치를 찌르게 된 태서(유연석) 역시 마찬가지다. 아버지인 박무솔 아래 정서적 형제 혹은 남매(이자 연인으)로서의 공동체를 누려왔던 이들은 박무솔의 죽음과 함께 이제 각기 자신들만의 세계 앞에 섰고, 이를 통해 성장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리고 아직까지 셋의 성장이 시작된 시점의 이야기는 안정감 있게 꾸려졌다.

다만 이 셋의 변화 속에서 또래인 여울(배수지)의 역할은 다소 아쉬운 감을 보인다. 강치를 곁에서 지켜보고, 혹은 제어해야 할 여울은 애초부터 정서적인 환경을 공유하고 있던 강치 태서 청조와 달리 뒤늦게 관계 속으로 뛰어들었다. 때문에 여울은 애초에 정서적으로 안정된 어느 정도 ‘완전체’의 모습으로 세 사람의 성장을 조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울이 이들과 함께 쌓은 역사가 부재하고, 강치의 본 모습을 깨닫고도 상대적으로 빈약하게 그려진 내적 갈등은 캐릭터를 단선적으로 보이게 한다. 강치와 태서 청조가 각자의 방식으로 쌓아온 역사를 폭발시키고 새롭게 나아가는 가운데에서도 여울이 강치와의 ‘케미스트리’를 제외하면 아직 그 자체로는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다는 건 앞으로 이어갈 이야기의 균형에서도 다소 아쉬움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절대적으로 주인공들을 끌어안고 지켜나갔던 박무솔의 죽음 이후, 그들을 대신하는 존재인 이순신(유동근)과 담평준(조성하)는 그들에게 세상으로 나올 것을 종용한다. 그리고 그 변화 앞에서 네 남녀 주인공은 어떠한 성장담을 그려낼 것인가. 이제 그들이 오롯이 모든 이야기를 책임져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수다 포인트

- 술은 역시 ‘안주발’ 세워선 안 된다는 걸 알려주는 월선 언니, 역시 제일 기생답군요.
- ‘사랑 때문에’ 사람이 되려했던 아버지에 비해 ‘의리 때문에’ 사람이 되려하는 강치, 역시 구월령은 ‘사랑꾼’이었군요.

글. 민경진(TV 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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