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1018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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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팝의 선두주자 김현철이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 속 보물 같은 소중한 노래를 복원하는 '포크송대백과'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1980년대 후반 스무살의 나이에 '음악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데뷔, 베테랑 뮤지션이 된 김현철이 야심차게 시작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첫 작품은 '뮤지션들의 뮤지션'으로 불리는 베이시스트 조동익과 영화음악가로도 잘 알려진 기타리스트 이병우의 듀오 '어떤날'. 단 두 장의 앨범을 남겼지만 유희열, 이적 같은 이들에게 뮤지션의 꿈을 꾸게 했을 만큼 후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김현철 또한 어떤날과 큰 인연을 갖고 있다. 대학 입시 시험을 마치고 합격 결과가 발표되던 날, 김현철은 김수철의 공연을 찾아가 그날 게스트로 출연한 어떤날의 음악에 매료되었다. 공연 후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김현철은 우연히 어떤날의 조동익을 만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 말을 걸게 되어 인연을 맺게 되었다.


김현철은 어느 날 조동익의 집에 있던 '오페라' 악보를 수정하고 가게 되었는데, 이를 본 조동익이 깜짝 놀라 어린 김현철을 전인권, 최성원, 박학기에게 소개한다. 이후 김현철은 '우리노래 전시회'를 거쳐 동아기획의 러브콜을 받고, 1989년 '김현철 Vol.1'을 발표하며 스물한 살 나이로 화려한 데뷔를 이룬다. 어떤날이 아니었다면 오늘의 김현철도 없을지 모른다.

'그날'은 '어떤날 I 1960 · 1965'에 수록된 곡이다. 조동익의 세련된 신디사이저 연주와 이병우의 일렉트릭 기타 독주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이 노래는 "언제인지 난 모르지 하지만 다가오는 그날엔 / 그 뜨거운 태양이 떠오를 거야 우리 머리 위에"라는 희망찬 가사로 당대 대중을 위로했다.

김현철은 "이 노래는 30여 년 전에 조동익 씨가 작사, 작곡한 노래예요. '언제인지 난 모르지, 하지만 다가오는 그날에는' 가사가 지금 우리가 처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나요. 힘찬 노래로 차가운 시기의 끝을 기다려봅시다."라고 말했다.

힘찬 첫출발을 위해 최고의 게스트들도 함께했다. 보컬은 '천둥호랑이' 권인하다. 강렬한 포효와 외침으로 김현철의 기대를 뛰어 넘으며 녹음 당일 스탭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병우의 강렬한 기타 연주를 재현한 기타리스트 조삼희의 감각적인 연주 역시 곡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유정민 텐아시아 기자 hera2021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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