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차트 개편으로 팬덤 경쟁 과열 시작
'스밍 총공'으로 왜곡된 차트 순위
이무진 '신호등' 개편 전후 굳건한 1위
가수 이무진
가수 이무진


≪우빈의 리듬파워≫
목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이 차트 개편을 단행했다. 24시간 누적 단위로 이용량을 집계하는 기존의 24Hits와 1시간 이용량을 50:50으로 합산해서 만들어진 TOP100이다.

24Hits는 하나의 ID가 24시간당 1회만 들은 것만 인정해 순위를 냈기에 한 곡을 반복 재생해도 순위에 집계되지 않았다. 개편된 TOP100 역시 1시간당 한 곡만 순위에 집계되지만, 집계 시간의 간격이 줄어들면서 사라졌던 팬덤의 스트리밍 총공(반복 재생)이 등장했다. 개편 안내 공지 시점 TOP100이 팬덤 경쟁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있었고, 결국 이는 현실이 됐다. 24Hits 시절엔 팬덤의 스트리밍 총공(반복 재생)이 어려웠지만 개편된 순간부터 스밍으로 높은 순위에 올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멜론은 이번 개편으로 줄세우기를 지양하려던 24Hits의 의도도 퇴색시켰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실제로 팬덤들이 과열 경쟁을 시작했고, 하위권에 있던 과거 히트곡들이 차트에서 높은 순위에 올랐다가 떨어지는 등의 일들이 벌어졌다. 왜곡이 가능한 일그러진 차트에서 홀로 빛난 '대중픽'이 바로 이무진이다.

지난 5월 14일 발매된 이무진의 '신호등'은 발매 당일엔 멜론에서 110위로 진입했는데 3개월 동안 차근차근 계단을 밟고 오르다, 지난 6일 멜론 24Hits 1위를 찍었다. 멜론의 차트 개편 전 마지막 1위곡이자 개편 후 첫 1위곡이기도 하다. 물론 여전히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으며 다른 차트에서도 1위를 유지 중이다.
[우빈의 리듬파워] 일그러진 멜론 차트 속 홀로 빛난 '대중픽' 이무진
2000년생 신인 싱어송라이터인 이무진은 지난 2월 종영한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에 63호가수로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싱어게인'은 트로트 홍수 틈에서 신선한 새 가수, 잔잔한 감성, 귀호강 보컬 등으로 최고 시청률 10.1%를 달성했다.

이무진은 실력은 있지만 인지도가 없는 무명가수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싱어게인'의 취지에 부합했다.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바 없어 ‘찐무명’ 조에 속해 있던 이무진은 첫 경연곡 한영애의 '누구 없소'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가수 이무진
가수 이무진
자기만의 확실한 색깔과 개성 있는 목소리, 특이하면서도 따뜻한 이무진은 전에 없던 새로운 스타일의 가수였다. 그가 부른 '누구 없소'는 유튜브에서 조회수 2500만에 육박할 정도로 아직까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방송을 거듭할수록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성을 더한 편곡 실력이 빛을 발했고,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으로 주목받더니 결국 최종 3위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런 가운데 5월 내놓은 '신호등'은 이무진의 감성 그 자체다. 자신을 늘 "나는 노란 신호등이다"라고 소개하던 이무진은 사회에 첫발을 들인 청춘의 고민을 주제로 가사를 썼다. 청량한 멜로디에 풋풋한 감성, 마음 속 깊숙이 자리한 감정을 자극하는 이무진의 따뜻한 음색이 일품이다.

이무진의 '신호등'은 처음엔 10대픽이었다. 흥얼거리기 좋고 멋짐과 착함이 반반 묻은 가사가 MZ세대를 사로잡았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가사가 내 이야기 같고, 멜로디가 좋아서다. 마치 10년 전 장범준의 노래에 열광했듯 현재의 10대들은 이무진의 노래에 열광했다.
[우빈의 리듬파워] 일그러진 멜론 차트 속 홀로 빛난 '대중픽' 이무진
차트에서 조금씩 순위를 올리던 '신호등'. 10대와 20대만 듣는 것 같았던 '신호등'은 이무진이 tvN 인기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 OST '비와 당신'을 부르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틱톡과 유튜브에서 입소문을 타던 '신호등'은 '비와 당신'으로 보다 넓은 팬층을 확보했고, 양지로 올라오면서 인기에 날개를 달았다.

이무진의 '신호등'은 일당백 중인 팬덤의 스트리밍에서 유일하게 밀리지 않는 노래. 색깔이 확실하면서 좋은 노래의 힘이 얼마나 큰지, 내실을 다져 '대중픽'이 된 노래의 위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기도 하다.

혼란 가득한 멜론 차트 속 흔들리지 않을 이무진의 '신호등'. 독특한 감성의 이 신인 싱어송라이터는 새로운 음원 강자로 등극할 조짐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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