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왼쪽), 스트레이 키즈의 현진 / 사진=텐아시아DB
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왼쪽), 스트레이 키즈의 현진 / 사진=텐아시아DB


월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여과 없이 짚어드립니다. 논란에 민심을 읽고 기자의 시선을 더해 입체적인 분석과 과감한 비판을 쏟아냅니다.

그룹 레드벨벳과 스트레이 키즈가 8월 컴백한다. 문제가 있는 멤버들의 동시다발적인 활동 시작이다. 갑질 논란의 아이린은 약 8개월 만에, 학폭 사실을 인정했던 현진은 약 4개월 만에 팀에 합류한다.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여주는 팬덤은 이들의 복귀가 반갑다. 논란이 있었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고, 여전히 예쁘고 잘생겼으니 본업(아이돌 활동)만 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소속사 역시 껄끄럽긴 해도 공백으로 충분한 자숙의 시간을 가졌으니 일단은 믿고 내보낸다. 잘만 활동하면 비호감 이미지는 지워지고 이미지 쇄신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이런 모습은 마치 영화 '타짜' 속 곽철용(김응수 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고니(조승우 분)와의 한판을 앞두고 "묻고 더블로 가!"를 외치던 그. 이전에 잃은 건 묻어두고 판을 두 배로 키우자던 곽철용처럼 레드벨벳과 스트레이 키즈 모두 앞선 논란은 일단 덮고 판에 들어왔다.

지난해 10월 15년차 스타일리스트 겸 에디터인 A씨로부터 아이린의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 A씨는 "인간실격, 웃음가면을 쓰고 사는(난색으로 유명하지만) 꼭두각시 인형, 비사회화된 어른아이의 오래된 인성 부재. 최측근을 향한 자격지심과 콤플렉스. 그 모든 결핍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멍청함. 처음 본 사람에게 바닥을 그대로 노출하는 안하무인"이라고 폭로하면서 아이린이 인사도 없이 의자에 앉아 면전에 대고 삿대질을 하는 등 무례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자신은 눈물만 흘렸으며 녹취록도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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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은 A씨를 만나 사과한 뒤 "저의 어리석은 태도와 경솔한 언행으로 스타일리스트 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겠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도 아이린이 해당 스타일리스트와 직접 만나, 경솔한 태도와 감정적인 언행으로 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알렸다. 아이린의 인정과 사과로 끝나는 듯했던 논란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사실 아이린은 좋은 이야기도 많은 연예인"이라고 나서면서 다시 불타올랐다. 엄연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는 논란 속 '피의 실드'는 아이린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만 하락시킬 뿐이었다.

현진은 지난 2월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다. 학폭 피해자는 현진은이 중학생 시절 동급생에게 심각한 언어 폭력과 직접적인 폭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처음엔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더니 나흘 만에 현진의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현진은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에서 빠졌고, Mnet '킹덤'에도 출연하지 않았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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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은 찰나의 자숙을 거치고 컴백한다. JYP는 "현진은 지난날을 반성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기 위해 활동을 중단했었다. 깊게 후회하고 반성했기에 게시자분들을 직접 만나 진정으로 사과했다"면서 기부 및 봉사활동으로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아이린과 현진은 레드벨벳과 스트레이 키즈에서 '비주얼'로 통한 멤버들이다. 두 팀의 팬들은 '예쁘긴 예쁘다' 또는 '잘생기긴 잘생겼다'는 말로 외모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들로 가진 밑천이 다 드러났다.

아이린과 현진은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도 반성문과 자숙의 시간, 기부와 봉사 등으로 반성했다며 스스로에게 셀프 면죄부를 줬다. 대중의 충분한 이해를 얻고 복귀하는 것이 아닌 만큼 활동을 시작한 뒤 발생한 일들엔 책임을 질 각오를 해야 한다.

논란은 묻고 판을 키우게 된 레드벨벳과 스트레이 키즈. 아이린과 현진은 비호감 낙인을 지우고 이미지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대박인지 쪽박인지 컴백의 결과는 아이린과 현진에게 달려있다. 무리수가 있어 보이는 이른 컴백. 영화 신세계에서 최민식이 말했던 "이러면 나가리인데"라는 대사가 이들을 피해가길 바랄 뿐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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