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방문 부수고 나온 방구석 음악인

22일 솔로 뮤지션으로 새 출발
가수 이승윤-이효리/사진 =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텐아시아 사진DB
가수 이승윤-이효리/사진 =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텐아시아 사진DB
JTBC '싱어게인' 우승자 이승윤과 가수 이효리의 묘한 인연이 포착됐다.

이승윤은 2011년 배제대학교 재학 당시 '대학가요제'를 통해 메스컴에 처음 존재를 나타냈다. 당시 자신이 직접 만든 곡 '없을걸'을 부르며 관객들과 소통해 입선했다.

이승윤은 비하인드 영상에서 가수 하림의 응원을 받았다. 풋풋하고 앳된 얼굴의 이승윤은 하림과 함께 힘차게 '파이팅'을 외쳐 눈길을 끌었다.
/사진 = 2011년 MBC '대학가요제' 방송화면
/사진 = 2011년 MBC '대학가요제' 방송화면
또, 이승윤은 당시 MBC '대학가요제'에서 MC를 맡았던 가수 이효리와 유쾌한 인터뷰를 했다. 이효리는 "이승윤 군은 모든 노래를 구슬프게 부를 줄 안다고 들었다"고 운을 뗐고, 이승윤은 만화 '짱구는 못말려' 주제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불렀다. 노래를 다 들은 이효리는 "구슬프다, 구슬퍼"라며 호응했다.

이승윤은 대회 출전곡 '없을걸'에 대해 "이 노래는 듣는 이와 함께 하려 만든 노래다"며 "제가 노래를 부를 때 관객 분들도 다 같이 부르시면서 즐기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 무대에서 이승윤은 기타를 치며 '더 이상 숨어 있지마, 그리고 너의 삶을 피하지마'라는 등 희망을 노래하며 관객들과 호응했다. 최저점 6.5점에, 최고점 8.2점을 받았다.

인터뷰 영상에서 이승윤은 "원래 긴장을 안 했는데, 리허설에서 효리 누나를 봤는데 설레서 얼굴이 발그레해지더라"고 이효리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흐른 2021년. 이승윤은 이효리를 통해 방구석을 박차고 나왔다.
/사진 = JTBC '싱어게인' 방송화면
/사진 = JTBC '싱어게인' 방송화면
JTBC '싱어게인' 3라운드에 오른 이승윤은 가수 이무진과 라이벌 대결에 나섰는데, 이효리의 히트곡 '치티치티 뱅뱅'(Chitty Chitty Bang Bang)을 선곡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승윤은 프레임을 깨버린 기발한 편곡으로 '치티치티 뱅뱅'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에 심사위원과 대중을 놀라게 했다. 이 무대는 당시 비드라마 검색어 1위, 출연자 화제성 1위에 등극하며 이승윤의 존재감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그를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르게 했다.

당시 이를 본 심사위원들은 혼돈에 빠졌다. 김이나 작사가는 "몸짓과 움직임은 분명 멋있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멋있었다"며 "새 것이다"고 했다. 가수 규현은 "이상하다. 그런데 왜 좋은지 모르겠는데 좋았다"고도 말했다.

특히, 유희열은 이승윤에 대해 "논란의 대상이다. 호불호가 갈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저는 이게 도대체 족보에 어디에 있는 음악인가 잘 모르겠더라"며 "다만, '저 녀석 뭐하는 녀석이지' 하고 궁금해졌다"고 했다.

이어 "마치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나왔던 것처럼, 장기하와 아이들이 처음 나왔던 것처럼. 처음 보는 거니까 다 이상했다"며 "30호가 그런 아티스트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지만, 우리 현역 아티스트 8명에게 질문을 던졌다'고 평가했다.

이승윤은 10년 전 '대학가요제'에서 설렘과 떨림으로 바라봤던 이효리의 곡으로 방문을 깨부수고 세상 밖으로 뛰쳐 나왔다.

정체성이 뚜렷했던 이승윤은 그렇게 '싱어게인'의 우승왕좌에 앉았고, 자신만의 색깔로 대중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이 성공을 발판 삼아 완연히 꽃피울 솔로 뮤지션으로서 새롭게 출발에 나선다.

이승윤은 22일 오후 6시 과거 발매했던 자신의 곡 '들려주고 싶었던'을 다시 매만져 대중 앞에 나선다. 중독성 있는 기타 리프를 중심으로 청량한 밴드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 '들려주고 싶었던'은 이승윤 특유의 보컬이 돋보인다.

과거 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으로, 꾸물대고 꿈틀대는 마음들을 피워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인트로부터 시작되는 스트링을 비롯해 그 동안 이승윤과 합을 맞춰왔던 알라리깡숑의 밴드 사운드가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승윤은 이 곡에 대해 '들릴 거예요'라는 다섯 글자로 표현하면서 "오랫동안 들려주고 싶었던 것들이 있었고, 이제는 기꺼이 들어주겠다고 하셨고, 지금 다시 불렀다"소 소개했다. 그러면서 "먼 훗날에 있을 국토대장정의 첫 출발지라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들려주고 싶었던'은 22일 오후 6시 공개.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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