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 중심 주입식 콘셉트 탈피
블로그, 트위터로 팬들과 소통하며 성장

데뷔곡 '노 모어 드림'
랩메이킹만 23번할 정도로 음악에 정성

소통과 음악, 기본기로 세계의 문 열어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먼지 쌓인 외장하드에서 과거 인터뷰를 샅샅히 텁니다. 지금 당신이 입덕한 그 가수, 그 아이돌과의 옛 대화를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2013년 6월의 끝자락, 방탄소년단을 처음 만났다.

갓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그야말로 풋풋했다. 입을 맞춰 팀 인사를 외치는 것도, 기자의 질문에 적합한 대답을 내놓는 것도 아직은 어색했던 일곱 명의 멤버였다.

지금은 전 세계 거대한 팬덤을 구축하며 세계적 권위의 음악 시상식을 드나드는 방탄소년단이다. 국내 음원차트 1위가 여전히 대다수 아이돌의 목표인 가운데, 방탄소년단 만큼은 빌보드 차트 1위 진입에 진입했는지로 성공을 가늠한다. 이것이 방탄소년단의 현재 위치이고, 그들을 향한 기대치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제 와서 방탄소년단의 2013년 6월로 되돌아가는 건 그들이 이렇게 뜰 줄 몰랐다거나, 아니면 되려 떡잎부터 완성형이었다거나 하는 말을 하고 싶어서는 아니다.

다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방탄소년단이 하루 아침에 어떤 수가 통해서, 운이 좋아 정상에 오른 그룹은 아니라는 것이다. 서툴었지만 시작의 초심이 담겨있는 방탄소년단의 첫 인터뷰에서 그 비결을 포착해 보려 했다.

그렇게 눈에 든 것은 '팬들과의 직접 소통''공들여 만든 음악'이다.

데뷔 전부터 방탄소년단은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며 팬들과 소통해 왔다. 우연히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믹스테잎을 접하게 된 음악 팬들이 블로그에 찾아와 댓글로 감상이나 짧은 소감을 남기면, 멤버들이 직접 답하며 대화를 나누는 식이었다.

이 블로그의 공간은 상당 비중 멤버들의 프리스타일 랩, 자작곡, 기존 곡 위해 랩을 얹어 새롭게 편곡한 믹스테잎 등으로 채워졌다. 방탄소년단 음악을 좀 안다는 팬들은 가장 먼저 이 곳에서 새로운 작업물을 만날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은 음악을 매개로 팬들과 특별한 소통을 이어갔다. 더불어 간단한 일상을 공유하기도 하고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이와 관련 2013년의 랩몬스터는 "우리 음악이 어떤건지, 정말 하루라도 빨리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런 의도에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다. 우리가 녹음한 음악을 게재하고, 또 다양한 일상들을 올리기도 한다. 팬들과 함께 소통하는 하나의 창구"라고 설명했다.

작은 블로그를 통해 시작된 방탄소년단의 소통은 작세계적으로 체인을 가진 트위터로 고스란히 옮겨져 갔다. 이는 세계의 팬들과 방탄소년단을 이어주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도구가 바뀌었을뿐,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진실된 마음으로 각각의 팬을 특별하게 대하는 소통. 이것이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의 아미를 형성하는데 작은 씨앗이 됐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의 데뷔곡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은 90년대를 풍미한 힙합 사운드를 2013년에 맞춰 재해석한 노래다. '얌마 네 꿈은 뭐니, 네 꿈은 겨우 그거니'라는 직설적인 가사를 통해 거칠고 날 것의 정통힙합 매력을 이어가면서, 방탄소년단이 10대 청소년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았다.

이는 당시 대다수 그룹이 소속사의 철저한 기획 속에 콘셉트를 끼워 맞춰 데뷔했던 것과는 다른 길이었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전부터 멤버들이 팀의 음악색을 구축해 왔고, 그들은 이 곡을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사유하고 고민하며 앨범을 만들어 선보였다. 흥행 공식을 따라 만들어진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하고 싶은 음악을 펼친 것이다.

당시 방탄소년단 관계자가 "방시혁 대표 프로듀서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로 대한다"며 "억압하거나 규제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해서 행동하고 그것에 책임을 지는 팀 운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던 말이 꽤 인상적이었던 터라 생생히 기억난다.

2013년의 슈가는 이렇게 말했다. "'노 모어 드림' 랩 메이킹은 정확히 23번째에 나왔다. 앞서 22번을 계속 썼다 지우면서 영혼이 힘들었다. 너무 고통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결국엔 '그 분'이 와 주셔서 정말 다행이다. 공들여 쓴 만큼 완성도 있고 마음에 들게 곡이 나와서 뿌듯하다."

이렇듯 방탄소년단의 처음은 달랐다. 물론 방탄소년단도 처음부터 그들의 음악과 무대를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데뷔 초에는 음악보다 '방탄소년단'이란 독특한 팀명이 더 많이 입에 오르내렸던 적도 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뚝심 있게 한 계단, 한 계단 쉬지 않고 성장해 왔다. 이젠 아무도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K팝이 역사 이래 최대 부흥기를 맞이하면서 많은 기획자와 아이돌 지망생들이 '제2의 방탄소년단이 되는 비결'을 밤낮으로 연구하고 백방으로 찾아다닌다. 방탄소년단의 첫 인터뷰에서 찾아낸 '소통'과 '음악'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많은 아이돌은 이 기본적인 포인트를 놓친 탓에 매번 뼈 아픈 실패를 경험한다.

세계 속 K팝의 중심에 서고 싶은가? 정답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 방탄소년단의 초심, 그 속에 비밀이 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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