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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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성큼 다가왔다. 새로운 계절을 반기듯, 향기로운 봄꽃이 여기저기서 피어나기 시작한다. 꽃이 피어나는데 소리가 있다면 오늘 만나게 될 이 노래들의 멜로디가 아닐까 싶다.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쫙 편 다음 가벼운 외투와 머플러를 걸치고 산책하는 시간을 갖기를 추천한다. 아래 7곡이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들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 곡들은 저마다 다른 매력과 주제를 노래하지만 ‘꽃’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한다면 더욱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버스커버스커 ‘벚꽃엔딩’ (2012.03.29)
여의도 윤중로 벚꽃이 흩날리면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대표적인 ‘벚꽃송’이다. 매년 봄이 되면 음원차트 상위권에 랭크된다. 장범준에게 이른바 ‘벚꽃연금’을 안겨다 줬다고 할 만큼 대히트를 친 곡. 이 노래 자체에 봄 향기가 물씬 배어있다. 푸른 하늘 밑에 흩날리는 벚꽃 잎과 그 아래 함께 걷는 남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서정적인 멜로디에 달콤한 가사 속 봄의 미덕이 오롯이 갖춰져 있다. 시작이란 설렘이 요동치는 봄. 이번 봄도 ‘벚꽃엔딩’을 듣지 않을 수 없다.
작사 장범준-작곡 장범준-편곡 장범준, 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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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 ‘꽃같네’ (2021.02.23)
최근 2월에 발매한 싱글 ‘꼬리’에 수록된 따끈따끈한 곡이다. ‘What The Flower’라는 부제를 가진 이 곡은 솔로 선미가 밴드 사운드에 도전해 의미가 남다르다. 선미 보컬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예전보다 성숙하게 여문 선미의 목소리에서 몽환적이면서 독특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선미팝’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자신의 음악 색깔을 구축한 선미는 “다시 베이스 기타를 잡고 스팅처럼 노래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는데, 그 시작점이 될 법한 노래다.
작사 선미-작곡 선미, 홍소진-편곡 홍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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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 ‘데이지’ (2020.10.12)
‘자체 제작돌’ 펜타곤 미니 10집 ‘WE:TH’ 타이틀곡이다. 얼터너티브 록 장르의 곡인 ‘데이지’는 강렬한 사운드 위에 이별 뒤 누구나 겪었을 법한 아련한고 슬픈 마음을 담아냈다. ‘내 꿈 속의 한 송이 데이지 난 그 사랑에 데이지, 새하얀 꽃잎의 데이지 그 속에서 난 또 Crazy’라는 가사가 와 닿는다. 사랑을 표현한 ‘데이지’ 꽃과 결국 그 사랑에 ‘데인다’는 중의적 표현이 이 곡 전체 주제를 관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지’는 사랑만이 우리 인생의 영원한 ‘데이지’라는 것을 크게 외치고 있다.
작사 후이, 우석-작곡 후이, 네이슨, 우석-편곡 네이슨, yu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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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꽃 길’ (2018.03.13)
군입대를 앞둔 빅뱅이 띄운 ‘잠시만 안녕’ 인사를 담은 곡이다. 조금 아련하고, 조금 담백하고, 조금 슬프다. 피할 수 없는 이별 앞에 추억을 돌아보고 ‘떠나려거든 보내 드리겠다’, ‘가시는 길에 꽃을 뿌리겠다’면서도 ‘그리워지면 돌아와 줘요’, ‘그때 또 다시 나 사랑해줘요’라고 말하는 빅뱅의 마음이 잘 녹아 있다. 노래 중간 중간 삽입된 전자음이 트렌디한 느낌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이별의 느낌을 자아낸다. 지드래곤과 탑이 직접 작사한 노랫말에서 팬들을 향한 빅뱅의 마음이 녹아 있어 의미가 남다른 곡이다.
작곡 G-DRAGON, The Fliptones-작사 G-DRAGON, T.O.P-편곡 G-DRAGON, The Flipt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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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진달래꽃’ (2003.02.27)
마야를 대표하는 곡이다. 김소월 시인의 국민시 ‘진달래꽃’을 노래로 옮겼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라며 가슴 아픈 사랑을 노래하지만 마야의 폭발적인 록 보이스 덕에 어쩐지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한국인 특유의 한의 정서가 녹아진 가사에 록 장르를 도입한 것이 신의 한 수로 꼽힌다. 떠나가는 님을 향해 ‘가지 말란’ 말도 하지 못하고 ‘아프다’ 소리도 하지 못하는 화자의 마음이 마야의 거친 목소리로 표현돼 여운을남긴다.
작곡 우지민-작사 우지민, 루시아-편곡 우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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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민 ‘해바라기’ (2004.01.27)
‘당신을 사랑합니다’, ‘숭배’, ‘기다림’이란 꽃말을 가진 해바라기.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남자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낸 제목이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세상의 말 다 지우니 이 말 하나 남네요 늦었지만’이란 가사가 오랜 사랑 끝 이별한 많은 남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불꽃 같은 짧은 사랑이 아닌 사골국 같이 진하게 우려진 사랑을 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슴을 부여잡고 들을 수 있는 노래라고 본다. 노래 속 하모니카 연주가 무척 인상적이다.
작곡 박근태-작사 조은희-편곡 박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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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봉 ‘백만송이 장미’ (2005.01.13)
라트비아의 가요 ‘마리나가 준 인생’(Davaja Marina)을 러시아의 여가수 알라 푸가체바가 부른 곡이 원곡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팔아 백만송이 장미를 사서 사랑하는 연인에게 바쳤지만 이뤄지지 못한 화가의 가슴 아픈 사랑을 노래한 원곡에, 심수봉이 새로운 가사를 넣어 다시 불렀다. 감춰진 이야기만큼 구슬픈 멜로디가 어쩐지 처절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 곡의 깊이에 빠진 많은 후배 가수들이 다시 불렀다. 밴드 국카스텐의 하현우를 비롯해 세상을 떠난 故종현 등의 무대가 있다. 사연이 깊은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한다.
작곡 라트비아 가요-작사 심수봉-편곡 유영선

최지예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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