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 대한민국 개그계가 사랑했다
故 박지선, 빈소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5일 오전 발인, 장지 벽제승화원
고(故) 박지선 / 사진 = 텐아시아DB
고(故) 박지선 / 사진 = 텐아시아DB
개그맨 박지선(36)이 향년 36세의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고인은 대한민국 개그계가 사랑한 개그맨이었다.

고(故) 박지선은 전통적인 미의 기준에서 '못생겼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개성 넘치고 독특한 외모였지만 자존감이 높은 인물로 유명했다. 앞서, 고인은 여러 강연을 통해 청춘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곤 했다.

특히, 박지선은 한강 둔치에서 진행된 '청페강연' 무대에 올라 '남들이 못생겼다 해도 잊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펼쳤다. 박지선은 "내가 CL과 함께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꼽혔더라"며 "내가 자존감이 높을 수 있었던 데는 개그집단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운을 뗐다.

박지선은 처음 개그맨이 되고 난 뒤 선배들과의 첫 대면식에서 자신에게 쏟아졌던 선배들의 관심을 돌아봤다. 기라성 같은 정종철, 오지헌, 박휘순 등의 선배들이 박지선에게 다가와 '너구나, 너 세다, 너 최고다, 너 고마워'라는 등의 말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박지선은 "전통적의 미의 기준으로 봤을 때 '못생겼다', '보기 싫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개그 집단에서는 제 외모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줬다"며 "미녀 개그맨 김지민은 저한테 '네 외모가 부럽다'고 해줬다"라고 말했다.
故 박지선, "못생긴 외모? 개그계가 날 사랑해줬다" 강연 재조명
특히, 권재관과의 일화를 전하며 "제 뒤통수가 납작한데 제 머리를 쓰다듬다 제 뒤통수를 만지고는 '지선이 너는 뒤통수까지 완벽하구나'라는 등 저한테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줬다. 그런 소리를 많이 들으니까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높아졌다"며 "저는 제가 사랑받을 수 있는 개그맨이란 집단에 찾아갔다. 그리고 그 얼굴로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지선은 또 "저는 어릴 때부터 제 외모를 좋아했다. '도깨비 닮았어', '머털도사 닮았어' 하면서 저 자신을 정말 좋아했다. 앞으로도 잇몸교정하지 않고 시술이나 성형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모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길 원한다. 그런데 나 자신조차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해 주겠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고(故) 박지선 빈소. /사진제공=사진공동취재단
고(故) 박지선 빈소. /사진제공=사진공동취재단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박지선은 2일 오후 1시 44분께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박지선의 모친이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성 메모가 발견됐으며, 유족의 뜻에 따라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부검 역시 진행하지 않는다.

고 박지선 모녀의 빈소는 양천구에 위치한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발인은 5일 오전 7시, 장지는 벽제승화원.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지예 기자 wisdomart@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