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정세./ 사진=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방송화면 캡처
배우 오정세./ 사진=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방송화면 캡처
배우 오정세가 tvN 새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연출 박신우, 극본 조용/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스토리티비, 골드메달리스트)에서 또 한 번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줬다.

오정세는 극 중 자폐 스펙트럼(ASD)을 가진 순수 청년 '문상태' 역을 맡았다. 호 불호가 확실한 상태는 소음, 터치, 불결, 폭력, 거짓말을 싫어하는 반면 그림, 공룡, 고길동, 줄무늬 셔츠, 그리고 아동문학 작가 고문영(서예지 분)에는 열광하는 자타공인 문영 바라기다.

지난 20일 방송된 ‘사이코지만 괜찮아’ 1회에서 상태는 직업 기술 전문 학교에서 소란을 일으켜 동생인 강태(김수현 분)를 학교에 오게 만들면서 강렬하게 등장했다. 상태는 강태가 선생님과 상담하는 것을 지켜보며, 그들의 표정을 관찰해 감정을 읽어내려고 애썼다. 화가 난 듯한 강태의 눈치를 살피던 상태는 주눅이 들어 특유의 상동 행동을 보이며 불안감을 표출했다. 하지만 강태는 이내 다정한 얼굴로 상태를 달랬고 배는 안 고픈지 물었다. 이에 상태는 기다렸다는 듯 “난 짬뽕. 탕수육 소짜, 찍먹. 자금성 말고 양자강”이라고 짧지만 명확한 자기 주장을 펼쳐 강태를 웃음 짓게 했다.

이후 상태는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를 틀어놓고 고길동과 관련된 대사를 줄줄 외우면서, 고문영 작가의 책 한 켠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으로 다시금 확고한 취향을 드러냈다. 이때 강태에게 연락이 와 그가 일하는 병원에 문영이 온다는 소식을 전해 듣자, 상태는 잔뜩 흥분해 당장이라도 강태의 일터에 달려갈 것 같은 열정으로 강태를 당황시켰다. 강태는 논리적인 대화로 상태를 진정시켰고 대신 문영의 사인을 받아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강태는 문영의 사인을 받지 못한 채 사인을 대필해갔다. 상태는 문영의 사인이 아닌 것을 귀신같이 알아차리고는 “이건 가짜야”라며 사인지를 찢고 옷장 속에서 들어가 씩씩거리는 행동으로 화가 났음을 나타냈다.

다음 날 새벽, 상태는 나비가 쫓아오는 악몽과 함께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지난 몇 년간 상태를 괴롭혀온 트라우마가 어김없이 그를 찾아온 것. 악몽을 꾼 이상 같은 곳에 머무를 수 없는 상태를 위해 강태는 또 다시 이사를 준비해야 했다. 첫 회부터 드러난 두 형제의 범상치 않은 모습에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모이기 시작했다.

오정세는 '사이코지만 괜찮아' 첫 방송부터 전작에서의 모습을 완전히 지운 연기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캐릭터를 실감나게 소화해내며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디테일한 연기를 추구하는 오정세는 ‘문상태’로 변신하기 위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공부를 선행하면서 진중한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이코지만 괜찮아’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도 오정세는 이번 작품에서 단순히 연기를 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청자들의 인식 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그는 “상태라는 친구를 16부까지 연기했을 때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 만약 길을 가다가 상태를 만나게 되면 ‘도와주고 싶다’가 아니라 ‘저 친구와 함께하고 싶다’는 정서가 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매주 토요일, 일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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