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나플라./ 사진제공=메킷레인 레코즈
래퍼 나플라./ 사진제공=메킷레인 레코즈


나플라가 약 2년 5개월 만에 정규 앨범을 선보였다. ‘ANGELS’(2017) 이후 두 번째 정규인 ‘u n u’는 그간 언더그라운드의 신성에서 ‘쇼미더머니’의 우승자로 떠오르며 그에게 일어난 변화들이 높은 완성도로 담겼다. 미국 LA에서 건너와 빨간머리로 붐뱁을 하던 나플라는 또 다른 스타일로 슬픔과 외로움을 꺼내 보였다.

인간 최석배의 시각에서 래퍼 나플라의 궤도를 설계하는 데 능했던 그의 이번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u n u’의 선공개 싱글이었던 ‘슬픈 노래만 들어 (saturday)’와 ‘러브미 (love me)(feat.Hoody)’에 담긴 나플라의 감성과 싱잉 랩은 정규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올리기에 충분했다. 나플라가 노래를 한다니, 그리고 이렇게 감미롭다니. 뜨거운 반응은 ‘u n u part. 2’에 수록된 11곡의 멜론 전곡 차트인으로 이어졌다. 음악이 쉽게 소비되는 시대에도 정규 앨범을 음원과 합본 음반으로 내놓은 나플라의 자신감과 성장이 통한 부분이다.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은 나플라를 만났다.

10. ‘u n u’를 통해 이전과는 상당히 달라진 음악 스타일을 보여줬는데 스스로 만족스러운가?
나플라:
이번 앨범을 통해 줄 건 다 줬다. 괜찮게 완성됐다고도 생각한다. 또 ‘u n u’는 내 고집을 가장 많이 부린 앨범이다. 시행착오도 겪고 좀 더 이 ‘바닥’을 알게 된 후 ‘이번엔 내 고집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10. 본인이 플레이어로서 직접 경험한 국내 힙합신은 어땠나?
나플라:
내가 원하는 것과 사람들이 여태 해오던 방법이 달랐다. 그런 지점에서 내가 추구하는 바가 애를 먹고 있고 현재도 이해시키려고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라든지 뮤직비디오 감독, 포토그래퍼 등 전문가들의 의견과 내 직감적인 의견이 다른 경우다. ‘u n u’는 그렇게 싸워서 나온 결과물이다.

10. ‘u n u’가 Mnet ‘쇼미더머니777’(이하 ‘쇼미’)에서 우승한 후 내는 첫 정규 앨범이라는 점도 간과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팬들로부터든, 대중으로부터든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니까 말이다.
나플라:
메킷레인 레코즈라는 인디펜던트 레이블의 장점이면서도 어려운 점인 것 같다. 메킷레인 레코즈에겐 이렇게 방송 프로그램의 우승자라는 데이터 베이스가 없었고 내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내 자신만을 믿고 해야 한다는 점에서 애를 좀 먹었다. 그렇지만 ‘쇼미’ 이후가 대중적인 관심이 가장 많을 시기고 그 때 좀 더 대중적으로 접근을 해야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나플라./ 사진제공=메킷레인 레코즈
나플라./ 사진제공=메킷레인 레코즈
10. ‘쇼미’에 출연했을 시기부터 정규 2집을 구상했던 건가?
나플라:
우승하고 나서 발걸음을 바꾼 거다. 나플라란 캐릭터의 길을 생각했을 때 지금이 아니면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를 하나의 캐릭터로 봤을 때 오르막(Up)과 내리막(Down)이 있다면 ‘u n u’는 내 어두운 부분을 처음으로 부각시킨 앨범이다.

10. 생각했던 대로 슬픔이 뚝뚝 묻어나는 앨범이 완성됐다. part. 1과 Part. 2를 통틀어 가장 사연이 많은 곡은?
나플라:
‘홈, 홈, 홈 (far from home)’이 색다른 슬픔이 있는 곡이다. 이별로부터 오는 슬픔도 있지만 그로 인한 다른 슬픔을 전달하고 싶었다. 또 처음부터 가사를 쓰지 않고 직설적으로 녹음한 트랙 중에서도 감정이 제일 잘 녹아들었다.

10. 가장 자부심이 드는 곡은?
나플라:
‘under the ground (feat. DEAN)’도 정말 좋았다. 딘이 베일에 많이 쌓여있는데 흔쾌히 피처링을 해준다고 했다. 덕분에 이런 곡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돼 다행이다.(웃음) ‘가게송 (i’m in love)’도 만족스럽다. 대중적인 타이틀곡을 선보이고 싶어서 타이틀곡을 계속 바꿨다. 그러다 결국 ‘가게송’이 타이틀감으로 나와줘서 좋다.

10. 작사는 물론이고 다수의 곡에 공동 작곡이나 편곡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앨범 작업을 할 땐 루틴을 어떻게 짜는 편인가?
나플라:
곡은 매일 작업한다. 막혀도 하루에 한 곡은 무조건 끝내려고 한다. 내 모토가 ‘Building Habit’, 습관을 들이는 거다. 모든 건 반복의 연속이니까 습관을 버리지 않으려고 한다.

10. ‘u n u’엔 사랑이나 슬픔을 줬던 ‘그녀’들이 많은 것 같다. ‘가게송’에서도 ‘누구도 그녀를 대신할 수는 없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나플라:
여러 명의 그녀들이 앨범에 있다. 옛날에 겪은 내 짝사랑일 수도 있고 친구의 그녀일 수도 있다. ‘슬픈 노래만 들어’를 만들었을 땐 사랑 때문에 찌들었던 것 같다. 당시엔 정말 슬픈 노래를 많이 들었고 지쳐있었다. 프리랜서니까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불안함도 혼재했다.

10. part. 2의 타이틀곡 ‘썸데이 (someday)’도 개코는 물론 유자의 피처링이 들어가 화제였다. 유자와는 ‘쇼미더머니8’의 인연으로 연락을 했다고.
나플라:
피처링 아티스트로 처음 생각난 건 개코 형이었다. 개코 형이 부른 처음 버전은 너무 슬프고 찌든 것처럼 들렸다.(웃음) 그래서 그걸 풀어줄 수 있는 목소리가 필요했는데 유자 씨가 산뜻하게 잘 해준 것 같다. 유자 씨 덕분에 씁쓸한 가사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곡이 됐다.
나플라 LP 'u n u' 커버./ 사진제공=메킷레인 레코즈
나플라 LP 'u n u' 커버./ 사진제공=메킷레인 레코즈
10. LP ‘u n u’에 대해서 직접 설명해준다면? 음반 재킷 커버에 등장하는 인형은 굿즈로 판매할 생각은 없는지?
나플라:
이전부터 피지컬 앨범도 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음악도, 비주얼도 체계적으로 작업했다. 인형은 문의를 많이 받았다. 그런데 제작비가 꽤 든다.(웃음) 수공업으로 팬티까지 직접 제작하기 때문에 하나에 100~150만원 정도 들어간다. 그렇지만 굿즈나 인형 활용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10. 루피와 함께 ‘루플라’로서 온라인 클래스 ‘원더월 클래스’(Wonderwall)에서도 ‘Rap Art Class’라는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활발하게 출연한 여러 콘텐츠들 중에서도 돋보이는데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나플라:
연락은 회사(메킷레인 레코즈)를 통해 받았다. 미국까지 따라와서 촬영을 할 수 있다는 열정이 있어 참여를 결심하게 됐다. 코로나19 때문에 참가자들의 질문을 받은 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10. 메킷레인 레코즈는 다른 아티스트 영입 계획은 없는지?
나플라:
브랜딩에 여러 가지 변화를 주려고 하는데 나는 내 일 하느라 참여를 못하고 있다. 내 음악하기 바빠서 메킷레인까지는….(웃음) 메킷레인 레코즈의 향방은 루피 형이 대표고 하니 형한테 맡겼다.
나플라./ 사진제공=메킷레인 레코즈
나플라./ 사진제공=메킷레인 레코즈
10. 각종 유튜브 채널에서 음악은 물론 예능까지 섭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래퍼를 아우르는 엔터테이너로 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플라:
이번 앨범이 대중성도 있고 인간미도 담겼으니 알맞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콘텐츠 중에서도 ‘쇼미’에 출연하면서 그간 겁 때문에 못 했던 것들이 많았다고 느꼈다. 예전엔 ‘멋있는 것’만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그러다보니 나갈 수 있는 방향이 적었다.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걸 더 하고 싶어졌다. 만약 어떤 도전을 겁 하나 때문에 못하는 거라면 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 앞으로의 활동 방향은?
나플라:
일단 올해의 목표는 메킷레인 레코즈의 월드 투어 첫 걸음을 떼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전엔 올해 9월경엔 메킷레인 레코즈 월드 투어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불확실한 상태다. 중국 팬들도 있어서 중국 쪽 행보도 생각하고 있었다.

10. 중국 팬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나플라:
언어도 다른데 너무 고맙다. 원래 중국어 버전으로도 곡을 발매하려고 중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앨범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서 잠시 보류했지만 언젠간 중국에서도 공연을 하고 싶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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