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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에 부는 '4세대 아이돌'의 바람
투모로우바이투게더·있지, 밀레니얼 세대와 공감하는 힘 갖춰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위), 있지./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JYP 엔터테인먼트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위), 있지./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JYP 엔터테인먼트
가요계에 '4세대 아이돌'의 시대가 열릴까?

1990년대 H.O.T.와 젝스키스, 핑클, S.E.S 등이 이끈 1세대를 비롯해 2000년대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빅뱅, 소녀시대, 원더걸스가 중심이 된 2세대, 2010년대 방탄소년단과 엑소, 트와이스 등이 활약한 3세대. 2010년을 화려하게 빛낸 방탄소년단과 엑소 다음을 책임질 세대의 주인공은 누가될까? 2020년부터는 '4세대 아이돌'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 "ONE! DREAM!"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All in Us!" 있지

2020년대를 책임질 '4세대 아이돌'의 대표로는 오는 5월 새 앨범을 발표하는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와 지난달 두 번째 미니앨범 'IT'z ME'로 컴백한 걸그룹 있지(ITZY)가 손꼽힌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수빈, 연준, 범규, 태현, 휴닝카이)는 2019년 3월 데뷔 앨범 '꿈의 장: STAR'로 처음 등장했다. 팀 이름은 '서로 다른 너와 내가 하나의 꿈으로 모여 함께 내일을 만들어간다'라는 의미다. 티 없이 맑고 청량한 매력과 흠잡을 곳 없는 실력까지 갖춰 '대형 신인의 탄생'이라며 주목받았다.

인사할 때 "ONE! DREAM!"을 외치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데뷔 앨범 '꿈의 장: STAR'에서 소년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마주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타이틀곡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CROWN)'은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의 성장통을 '뿔'이라는 단어로 표현해 대중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10대들에게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있지(예지, 리아, 류진, 채령, 유나)는 2019년 2월 데뷔 앨범 'IT'z Different'로 출발했다. 팀명은 특정 대상인 'it'과 갖고 싶은 대상을 향해 쓰는 'it' 등 영문 의미와 걸그룹에게 기대하는 모든 매력을 갖췄다는 '있다'라는 우리말의 뜻을 포함한다.

있지는 데뷔 앨범의 타이틀곡 '달라달라'로 특별한 개성을 지닌 걸그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래 역시 기존 K팝의 형식을 깨고 새롭게 만든 'Fusion Groove(퓨전 그루브)' 트랙으로, EDM, 하우스, 힙합 등 여러 장르의 장점을 한 곡에 녹였다. 가사는 세상의 중심에 선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내용으로, 존재 이유와 의미를 찾는 이 시대 개성들의 취향을 정조준했다.

◆ 데뷔와 동시에 글로벌 공략

등장부터 뚜렷한 개성으로 주위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4세대 아이돌'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있지는 국내는 물론 해외 반응도 남달랐다.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4연속 1위한 방탄소년단 등 3세대 아이돌이 K팝의 세계화에 앞장서면서 달라진 점이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방탄소년단의 차기 그룹으로 발굴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데뷔 앨범으로 지난해 3월 16일 '빌보드 200'에서 140위를 기록했다. 당시 '소셜 50' 차트에서는 3위, '이머징 아티스트' 차트에서는 1위에 올랐다. 첫 정규 앨범으로는 발매 다음날인 지난해 10월 21일 미국·러시아·멕시코·브라질·인도 등 세계 25개 국가 및 지역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있지 역시 지난 22일 새 앨범 'IT'z ME'의 타이틀곡 'WANNABE'로 유튜브에서 1억뷰를 달성했다. 이로써 '달라달라'와 'ICY'에 이어 세 번째로 조회수 1억 건을 넘은 뮤직비디오를 보유했다. 'IT'z ME'는 지난 3월 21일 자 빌보드의 '월드 앨범' 차트에서 5위에 이름을 올렸고, 'WANNABE'는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에서 4위에 랭크됐다.

◆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I)'…4세대 키워드는 '유니크'

90년대 아이돌 세대의 기반을 다진 1세대에서는 남성그룹은 백마 탄 왕자님, 여성그룹은 요정 이미지를 앞세웠다. 일명 '신비주의'로 베일에 싸인 콘셉트였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보다 체계적으로 소속사의 관리와 교육을 받은 2세대 아이돌이 등장했다. 이들의 영향력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3세대 아이돌은 한층 진화했다.

4세대 아이돌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우리는 뭔가 다르다고 외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밀레니얼·Z) 세대의 특징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달라달라'로 눈길을 사로잡은 있지는 'ICY'로 '나'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강조했다. 'WANNABE'에서는 내 삶의 주체는 나 자신뿐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나'를 표현한다. 두 장의 앨범에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그 시기를 지나왔거나, 지나는 중인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꿈의 장: MAGIC'을 통해서는 소년들이 친구와 함께하며 벌어지는 마법 같은 순간을 풀어냈다. 성장하면서 겪는 변화와 혼란, 폭발하는 감정을 가감없이 표현하며 공유하는 식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아이돌의 특징도 변화하고 있다. 앞 세대보다 한 단계 더 높이 발전하고 나아간다는 점이 포인트다. 4세대 아이돌의 선두주자들이 펼칠 2020년 가요계의 미래가 기대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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