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OST, 하나의 장르로 우뚝
음원차트 줄세우기까지 '강세'
위축된 음원 시장 녹일까
 '멜로가 체질' OST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멜로가 체질' OST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흥행 드라마에는 마치 공식처럼 대박 OST가 따른다. 보는 재미를 더하는 하나의 요소였던 OST는 어느덧 영상이 없이도 숱한 리스너들의 선택을 받는 '음원차트 강자'가 됐다.

그간 장범준 하면 떠오르던 곡은 단연 '벚꽃 엔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기타를 치며 부르는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가 먼저 떠오르기도 한다.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보지 않은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상당수가 이 노래에는 익숙하게 반응한다. 드라마가 종영한지 무려 6개월이 넘었지만 여전히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는 국내 음원차트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봄이 시작되면서 계절감과도 맞물려 인기는 더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음원 차트만 봐도 OST가 일시적인 열풍에 그친 것이 아닌, 대중성을 바탕으로 장기간 인기를 얻으며 하나의 장르로 인정 받았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다. 최근 종영한 JTBC '이태원 클라쓰'의 OST는 가호 '시작', 김필 '그때 그 아인', 하현우 '돌덩이', 방탄소년단 V '스위트 나이트(Sweet Night)' 등 다수의 곡이 차트를 장악하고 있다. 그간 강력한 팬덤을 지닌 아이돌 그룹들이기에 가능했던 차트 줄세우기를 드라마 OST가 실현한 것이다. 이는 OST 장르가 영상물을 빛내는 역할 그 이상을 소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OST의 인기는 지난해 말부터 올초에 걸쳐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 1월 400위권 기준 OST 가온지수 점유율은 12월에 비해 1.3% 포인트 상승한 12.9%를 기록했다. 주요곡은 '멜로가 체질'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사랑의 불시착'의 '다시 난,여기', 영화 '겨울왕국2'의 '인투 디 언노운(Into the Unknown)', '호텔 델루나'의 '안녕', '낭만닥터 김사부'의 '너를 사랑하고 있어' 등이었다.
 '이태원 클라쓰' OST
'이태원 클라쓰' OST
현재까지도 '사랑의 불시착', '멜로가 체질', '이태원 클라쓰' 등 종영한 드라마 OST의 인기가 여전한 가운데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약진 또한 눈여겨 볼 만 하다.

특히 OST의 경우는 드라마의 전개, 인물 설정 등과 적합한 스토리 라인을 지녔다는 점에서 리스너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더욱 좋다. 실제로 극 출연자가 OST를 부르는 경우도 다반사로, 몰입감을 깰 수 있다는 우려와는 반대로 반응은 폭발적이다. 일례로 아이유는 자신이 출연한 '호텔 델루나'의 엔딩곡 '해피 엔딩'을 불렀는데, 이는 드라마를 통해 공개되기 전부터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 삽입돼 주인공의 감정선을 더 깊게 표현해냈다는 호평이 따르기도 했다.

'응답하라' 신화를 쓴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작품 '슬기로운 의사생활' 조정석 역시 OST '아로하'를 직접 가창, 이 노래도 각종 국내 음원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 뷔는 '이태원 클라쓰'의 주연 박서준과의 친분으로 OST 작업에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음원 시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다소 위축된 상황이다. 가온 차트에 따르면 2월 음원 이용량(1위부터 400위까지 이용량 합계)은 직전 달 대비 11.7%, 전년 동월 대비 10.5% 감소했다. 컴백 가수의 수가 지난해 2월보다 많아 신규 음원의 수가 증가했음에도 이용량은 되려 줄어들었다. 그 이유로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출, 퇴근 등 외출 시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던 이들의 감소세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코로나19로 '방콕족'이 증가하면서 음원과 반비례해 긴 시간을 들이는 영상 콘텐츠 이용자는 늘고 있는 중이다. 아이러니하지만 영상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OST 음원의 활발한 소비를 기대해보게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냉랭한 음원 시장의 분위기 속에서 OST가 드라마의 연장 선상으로, 또 음악적으로 어느 정도의 온기를 더 끌어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수영 기자 swimki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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