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AM의 첫 정규 앨범 < Sanit O` Clock > 발매를 맞아 지난 27일 서울 광장동 악스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는 MR (노래의 연주와 코러스 등을 녹음한 것)이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노래는 9인조 밴드와 14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편곡됐고, 2AM은 ‘잘못했어’처럼 코러스가 많이 깔리는 댄스곡도 전부 라이브로 소화했다. 쇼케이스를 3D 카메라로 촬영, 오는 12월 2일 극장에 상영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보통의 쇼케이스와는 다른 구성이었다.

“저희가 다른 아이돌 그룹처럼 화려하거나 하지는 않잖아요. 들려드릴 건 노래 밖에 없으니까요.” 최근 계속 복귀하는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 2AM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대한 조권의 답은 이 날 쇼케이스에 대한 설명이기도 했다. < Saint O` Clock > 발매와 함께, 2AM은 철저하게 노래의 소개에 집중했다. 앨범 발매 전 매일 한 곡씩 수록곡을 미리 듣기로 제공했고,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와 ‘미친듯이’를 더블 타이틀로 정한 건 “한 곡이라도 더 많은 곡을 들려드리고 싶어서”라고 했다. 그들은 아이돌이되 외모나 콘셉트 대신 ‘노래 부르는 아이돌’이라는 부분에 방점을 찍었다.

목소리를 들려주는 쇼케이스



2AM의 조권


2AM의 슬옹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는 이런 2AM의 의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도입부는 피아노만 작게 남긴 채 보컬의 숨소리까지 들리도록 부각시키면서 목소리가 와 닿게 했다. 또한 전작 ‘죽어도 못 보내’가 화려한 사운드와 함께 단도직입적으로 ‘죽어도 못 보내’라는 후렴구를 귀에 꽂았다면,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는 건조한 리듬 프로그래밍과 잔잔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긴 호흡의 멜로디로 차근차근 감정을 쌓아나간다. ‘죽어도 못 보내’와 달리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는 곡 전체에 걸쳐 서서하게 차오르는 감정선 자체가 포인트다. 특히 후렴구에서 이창민이 클라이막스에서 음정을 급격하게 높이는 부분은 목소리 자체가 곡의 ‘훅’이 되는 광경을 연출한다. 다만 쇼케이스에서 실제 드럼으로 연주된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는 원곡의 건조하고 차분한 느낌이 사라져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 ‘미친 듯이’는 ‘죽어도 못 보내’처럼 짧은 멜로디의 후렴구를 반복적으로 들려주며 ‘죽어도 못 보내’와 같은 중독성을 노린다.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가 최근 자극적인 사운드의 음악에 지친 사람들에게 정서적인 접근을 노린다면, ‘미친듯이’는 ‘죽어도 못 보내’의 히트요인을 반복하며 안정적인 반응에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인다.

“10년을 기다려 온 정규 앨범이에요”



2AM의 진운


2AM의 창민
2AM의 두 노래는 최근 음악 산업의 변화와 겹쳐 보인다. 최근 대중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노래를 부른 Mnet <슈퍼스타 K 2>의 출연자들에게 열광했고, 성시경은 이렇다 할 활동 없이 음원차트 1위를 기록했다. 물론 대세는 아이돌이다. 그러나 기존 아이돌의 음악과는 다른 무엇을 찾는 수요도 보다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2AM은 노래, 특히 목소리에 집중하며 발라드의 수요층에 다각도로 접근한다. 실제로 2AM의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는 지난 27일 멜론차트에서 소녀시대의 ‘훗’을 제치고 1위를, ‘미친듯이’는 4위를 기록했다. 하루의 차트 성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지 않은 소녀시대를 제쳤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2AM이 ‘거함’이라 해도 좋을 소녀시대에 쉽게 밀리지 않을 지지선을 확보한 것도 사실일 듯하다. 조권은 쇼케이스에서 “10년을 기다려 온 정규 앨범이에요. 정말 진심을 다해서 불렀어요”라고 말했다. 아이돌이 포화 상태에 이른 지금, 대중이 아이돌의 ‘노래’, 또는 진심을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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