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 / 서예진 기자 yejin@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 / 서예진 기자 yejin@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이승현)가 오늘(28일)경찰에 출석했다. ‘클럽 버닝썬 사태’로 검찰에 넘겨진 지 65일 만에 다시 경찰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는 짧은 말만 남겼다.

승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찾았다. 변호사를 동반한 채 정장 차림으로 수많은 취재진 앞에 선 그는 “성실하게 경찰 조사에 임하겠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 소환 조사의 핵심인 해외 원정도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닫았다.

그는 지난 6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상태다.

승리에 이어 오는 29일 오전에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할 예정이다. 지난 6월 26일 성매매 혐의의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서를 찾은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지난 6월 27일 오전 서울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양현석. / 조준원 기자 wizard333@
지난 6월 27일 오전 서울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양현석. / 조준원 기자 wizard333@
두 사람은 지난 14일 상습도박 혐의로 나란히 입건됐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는 두 사람에겐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를 드나들며 도박을 하고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한 혐의(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까지 더해진 것.

경찰은 이달 초 양현석 전 총괄과 승리의 해외 원정 도박 및 불법 환치기 의혹 첩보를 받고 내사를 벌였다. 이후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두 사람의 도박 의혹을 밝히기 위해 지난 17일 YG엔터테인먼트 본사를 5시간에 걸쳐 압수수색했다. 현재 불법 환치기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K팝을 대표하는 대형 기획사의 총괄 프로듀서와 인기 절정의 그룹의 멤버로, 스승과 제자로도 불린 양현석과 승리. 하루 차이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또 다시 소환된다.

경찰은 두 사람에 대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 등에서 수십억 원 대 도박을 하고, 도박 자금을 ‘환치기’ 수법으로 마련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앞서 경찰은 YG엔터테인먼트의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의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와 카지노 측으로부터 받은 양현석, 승리의 도박 기록을 바탕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YG엔터테인먼트의 해외 법인 ‘YG 엔터테인먼트 USA’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 법인은 YG엔터테인먼트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데, 직원이 두 명뿐이고 실제로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이 업체 회삿돈이 도박 자금으로 빠져나간 것이 아닌지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현석과 승리의 추락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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