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 제공=투모로우바이투게더 공식 트위터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 제공=투모로우바이투게더 공식 트위터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데뷔 일주일 만에 음악방송 2관왕을 차지하고 미국 음악전문매체 ‘빌보드 200’ 차트에 진입하는 등 성공적인 데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에서 내놓은 보이그룹이어서 일찌감치 주목 받았다.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올해 가장 기대되는 ‘슈퍼 루키’로 떠올랐고, 빅히트의 기획력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해를 거듭할수록 세계를 무대로 뜨거운 인기를 얻으면서, 가요계에서는 빅히트의 신인 그룹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자연스럽게 방탄소년단의 데뷔 때와 비슷한 콘셉트의 그룹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예측은 빗나갔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5인조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세상에 내놨다. 지난 4일 첫 번째 미니음반 ‘꿈의 장 : 스타(STAR)’를 발표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 없다. 리얼리티 방송으로 데뷔한 팀도 아니다. 데뷔 전부터 팬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방송의 힘을 빌리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방탄소년단을 이을 그룹으로 평가받는다.

◆BTS의 장점을 이어받다 : 확실히 닮은 양질의 음악·퍼포먼스·콘텐츠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콘텐츠·음악·퍼포먼스에서 모두 방탄소년단의 장점을 이어받았다. 이들은 데뷔 음반 발표에 앞서 ‘인트로덕션 필름’이라는 영상으로 멤버를 처음 공개했다. 이어 ‘퀘스처닝 필름’ ‘콘셉트 사진’ ‘뮤직비디오 예고 영상’ ‘음반 미리보기’ ‘뮤직비디오’까지 공들여 만든 콘텐츠를 차례로 보여줬다.

무엇보다 증강현실(AR)의 콘셉트를 차용한 모션 그래픽이나 카툰 애니메이션 등의 기술을 활용한 뮤직비디오가 시선을 모았다. 여기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밝은 느낌을 강조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음악 역시 해외 흐름에 맞는 세련된 곡으로 채웠다.

빅히트 사단의 작곡가 슬로우 래빗(Slow Rabbit)이 중심이 돼 1980~90년대 유행한 뉴 잭 스윙부터 신스 팝, 하우스 팝, 힙합, 소프트 모던 록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현대에 맞춰 재해석했다. 안무는 활기와 힘이 넘치는 BTS의 ‘칼군무’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TXT만의 청량한 매력을 앞세워 만들었다.

데뷔 음반의 타이틀곡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CROWN)’는 곳곳에 팝핀(POPPIN) 요소를 넣어 독특함도 놓치지 않았다. 또 다른 수록곡 ‘블루 오렌지에이드(Blue Orangeade)’는 밝은 느낌의 멜로디와 어울리는 안무로 TXT가 갖고 있는 다채로운 매력을 살렸다.
방탄소년단 쇼케이스 현장
방탄소년단 쇼케이스 현장
그룹 방탄소년단 데뷔 쇼케이스. / 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 데뷔 쇼케이스. / 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투모로우바이투게더,쇼케이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쇼케이스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 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 이승현 기자 lsh87@
◆ 콘셉트는 확실히 다르다 : 어두운 반항아 BTS와 풋풋한 어린왕자 TXT

빅히트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방탄소년단과 확실하게 다른 콘셉트로 만들어 두 번째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펼쳤다. 2013년 6월 12일 데뷔 싱글 음반 ‘투 쿨 포 스쿨(2 COOL 4 SKOOL)’을 발표한 방탄소년단은 어두운 반항아의 모습이었다. 당시 데뷔 쇼케이스에서 방탄소년단은 거친 힙합 비트 위에 ‘네 꿈은 뭐니, 네 꿈은 겨우 그거니’라는 직설적인 노랫말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심장을 뛰게 만드는 베이스 연주와 귀에 꽂히는 랩, 탄탄한 복근을 공개하거나 등을 밟고 뛰어오르는 역동적인 안무로 어둡고 거친 느낌을 냈다.

반면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해맑고 순수한 느낌의 소년 그 자체다. 다섯 멤버의 천진난만한 미소, 다채롭고 화려한 색감의 뮤직비디오와 의상은 때묻지 않은 ‘어린왕자’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는 방탄소년단의 데뷔곡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과는 정반대에 서 있다.

이처럼 빅히트는 TXT를 BTS와 전혀 다른 매력으로 대중에게 인지시킴으로써 방탄소년단 팬들의 반발은 줄이면서 ‘방탄소년단 동생 그룹’이라는 기대감은 충족시켰다.

◆ “정국이 형이야” : 형이 된 BTS와 동생 TXT

지난 7일 전 세계 트위터를 들썩인 글이 하나 있다. 방탄소년단의 막내 정국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게 남긴 말이다. ‘정국이 형이야 아프지 말고 활동 화이팅’.

이 글은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를 흔들었고, 전 세계 아미(ARMY, 방탄소년단 팬클럽)에게 주목받았다. 팀의 막내여서 항상 어리게만 보였던 정국의 한 마디로 방탄소년단이 어엿한 선배 그룹이 됐다는 걸 새삼 확인했다. 더불어 정국의 따뜻한 응원의 글은 두 그룹의 방향은 다르지만 한 울타리에서 나온 팀답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데뷔 쇼케이스에서 쏟아진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질문에 “감사하다. 선배님들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태어나 보니 형이 방탄소년단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데뷔와 동시에 국내를 넘어 해외의 관심까지 받으며 부담과 책임감이 컸을 이들에게 정국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됐을 것이다.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닮은 듯 다른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앞날이 기대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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