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과 소속 프로듀서 A씨에게 폭행 및 폭언을 당했다고 주장한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맴버 이석철이 19일 오전 서울 당주동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승현 기자 lsh87@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과 소속 프로듀서 A씨에게 폭행 및 폭언을 당했다고 주장한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맴버 이석철이 19일 오전 서울 당주동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승현 기자 lsh87@
충격적이다.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리더 이석철이 팀을 대표해 소속사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A씨와 김창환 회장으로부터 4년 동안 상습적인 폭행 및 폭언에 시달렸다고 고발했다. 멤버들끼리 감시하게 만들고 알리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일삼았다고 했다. 온몸에 피멍이 들고 머리가 터져 피가 많이 흘렀지만 멤버들은 신고 조차하지 못했다고 한다. 음악이라는 하나의 꿈과 능력을 인정하고 믿어준 사람들 때문이었다. 19살의 이석철은 아직까지 두렵다며 엉엉 울었다. 하지만 아동학대와 인권유린을 참을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석철이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남강의 정지석 변호사와 함께 19일 오전 서울 당주동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서와 김창환 회장으로부터 당한 폭행·폭언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석철은 이날 팀을 대표해 입장을 밝혔다. 이석철은 “2015년부터 4년 가까이 회사의 지하 연습실, 녹음실, 스튜디오 등에서 엎드려뻗쳐를 한 상태로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상습적으로 맞았다. 집에 가서 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상습적으로 받았다”며 “베이시스트이자 친동생인 이승현 군은 해당 프로듀서에게 5층 스튜디오에서 감금 당한 상태로 허벅지와 엉덩이를 50여 차례 맞아 머리가 터지고 허벅지, 엉덩이에 피멍이 들었다. 이승현 군은 수많은 협박과 폭력에 의한 트라우마로 정신적 치료를 받고 있다”고 눈물을 흘렸다.

김창환 회장은 전자담배를 선물 받았다면서 당시 중학생이었던 이승현에게 억지로 전자담배를 물렸다고 한다. 이승현이 어쩔 수 없이 입에 물고 훅 불자 김창환 회장은 “부는 게 아니라 빨아야지”라면서 이승현의 머리를 수 차례 때렸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석철은 “보컬 이은성 군도 머리를 몽둥이로 맞아 피를 많이 흘렸다. 특히 은성 군과 저는 맏형이라는 이유로 많이 맞았다”며 “2016년 합주 연습 당시 해당 프로듀서가 목에 기타 케이블을 감아놓고 연주가 틀리거나 따라오지 못 하면 목을 졸랐다. 목에 피멍과 상처가 났지만 협박이 두려워 부모님께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김창환 회장님은 폭행 현장을 목격하시고도 제지하지 않고 ‘살살 해라’라면서 방관했다”고 고발했다.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리더 이석철이 19일 오전 서울 당주동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과 소속 프로듀서 A씨에게 폭행 및 폭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 이승현 기자 lsh87@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리더 이석철이 19일 오전 서울 당주동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과 소속 프로듀서 A씨에게 폭행 및 폭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 이승현 기자 lsh87@
앞서 미디어라인 측은 공식보도 자료를 통해 “1년 4개월 전에 A씨가 멤버들을 폭행했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후 폭행은 없었으나 지난 일이 불거지자 A씨는 회사에 사표를 냈고 수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석철과 정지석 변호사는 모두 거짓이라고 밝히며 “해당 프로듀서는 다시 복귀했고 이승현 군은 퇴출됐다. 김창환 회장은 이석철 군을 불러 ‘A만 잘라내면 그만이다’, ‘동생처럼 퇴출될 거냐’라는 식으로 6시간 가까이 협박과 회유를 반복했다. 이 모든 사실이 담긴 녹취록이 있으며 향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정지석 변호사와 이석철은 “회사에 CCTV가 없어 폭행 현장이 담긴 영상은 없다. 하지만 멤버들을 때릴 때 사용했던 물건들은 사진으로 남겼다. 김창환 회장과 나눈 대화들 역시 녹음이 된 상태다. 조만간 녹취 내용의 일부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프로듀서와 김창환 회장 모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폭행 후 스케줄을 소화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이석철은 “우리는 직원들이 일하는 곳에 두고 (이)승현이만 데리고 가 감금시켜 폭행했다. 비명소리를 듣고도 우리는 승현이를 돕지도 보지도 못했다”며 “그러고 나서 몇 시간이 지난 후 저희를 불러서 승현이를 보는 앞에서 때리고 은성이의 머리를 또 때렸다. 피가 정말 많이 났다. 활동 당시였는데 상처 치료해주지 않고 방송 출연을 시켰다”며 울먹였다.

더 이스트라이트 리더 이석철이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과 소속 프로듀서 A씨에게 폭행 당했다고 폭로하고 있다. / 이승현 기자 lsh87@
더 이스트라이트 리더 이석철이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과 소속 프로듀서 A씨에게 폭행 당했다고 폭로하고 있다. / 이승현 기자 lsh87@
이석철은 “4년 간 무차별적인 폭행과 폭언을 당하면서도 너무 신고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지 못 한 이유가 이 꿈이 망가질까 봐였다. 꿈을 가지고 협박을 했다. 그게 (꿈이 짓밟힐 것이)제일 두렵고 무섭다”며 “나도 이를 악물고 맞았다. 주변 사람들이 우리를 응원하고 지지하면서 음악 시장으로 보내주셨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담아두고만 있었다”고 오열했다.

이석철은 “아동학대와 인권유린을 교육적 차원의 폭력이라는 변명과 함께 폭탄이 터지면 해당 프로듀서만 자르고 팀을 해체하겠다는 협박을 일삼았기에 참고 살 수밖에 없었다”며 “더 이상 사랑하는 동생들의 상처를 방관할 수 없었다. 지금도 무섭고 두렵다. 심적으로 힘들다. 법적인 조사를 받는다면 그에 대한 조사를 다 받겠다. K팝에서 아동학대와 인권유린이 있어서는 안되고 갑을 관계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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