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그룹 워너원 / 사진=’켜줘(Light)’ 뮤직비디오
그룹 워너원 / 사진=’켜줘(Light)’ 뮤직비디오
그룹 워너원의 신곡 ‘켜줘’ 뮤직비디오는 각기 다른 장소에서 방황하는 멤버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들이 서 있는 곳은 적막하고 환상적이다. 혼란스러워보이던 멤버들의 눈빛에 일순 힘이 들어가더니 두 다리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워너원의 질주는 그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끝난다. 워너원의 완성을 암시하는 듯한 연출이다.

지난해 8월 데뷔한 워너원은 그동안 다양한 형태로 ‘하나’를 강조해왔다. 데뷔음반 제목인 ‘1X1=1(TO BE ONE)’은 워너원과 팬들이 만나 하나가 됐다는 암시를 품고 있다. 이후 발표한 ‘1-1=0(NOTHING WITHOUT YOU)’, ‘0+1=1(I PROMISE YOU)’ 음반 역시 ‘하나 됨’을 주제로 삼는다. 서로 다른 기획사 소속 연습생들이 팬들의 투표에 의해 한 팀이 됐다는 워너원의 결성 과정을 강조해 워너원과 팬들의 정서적인 유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지난 4일 오후 6시 발매된 스페셜 음반 ‘1÷χ=1(UNDIVIDED)’ 또한 같은 전략을 구사한다. 타이틀곡을 제외한 네 곡이 유닛곡으로 구성된 이 음반에 워너원은 ‘나눠질 수 없는(UNDIVIDED)’라는 부제를 붙였다. 그리고 이는 워너원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더욱 의미심장한 의미를 가진다. 약속된 기간이 끝나면 멤버 모두 각자의 소속사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워너원의 숙명이지만, 그럼에도 워너원은 쪼개질 수 없다는, 다시 말해 결국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룹 워너원. / 사진제공=스윙엔터테인먼트
그룹 워너원. / 사진제공=스윙엔터테인먼트
노래 가사에 담긴 이야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견 사랑 이야기로 읽히는 워너원의 발표곡들은 그들 자신의 서사와도 연결된다. 데뷔곡 ‘에너제틱(Energetic)’에서는 연인의 첫 만남을 워너원과 팬들의 만남에 비유했으며, ‘뷰티풀(Beautiful)’은 팀 결성 이전 워너원의 모습을 그린다. 오직 상대만 사랑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약속해요’와 ‘부메랑(BOOMERANG)’은 워너원이 팬들에게 하는 약속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워너원의 약속은 이번 음반 ‘1÷χ=1(UNDIVIDED)’에서 더욱 멀리 뻗어나간다. 타이틀곡 ‘켜줘(Light)’는 어떠한 것으로도 나뉠 수 없는 완전한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록곡 ‘영원+1’과 ‘모래시계’는 ‘시한부 그룹’이라는 워너원의 속성과 만나 더욱 애틋해진다. ‘켜줘’가 지금 이 순간의 약속을 노래하는 것과 달리 “기억할게 널, 지금의 우릴”이라고 말하는 ‘영원+1’이나, 이별 뒤에도 추억은 언제나 곁에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모래시계’는 워너원 이후에도 간직될 수 있는 맹세를 담는다.

워너원의 약속은 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타이틀곡 ‘켜줘(Light)’는 발매 직후 6개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1위를 차지했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1÷χ=1(UNDIVIDED)’은 브루나이, 에콰도르, 홍콩,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 11개국 아이튠즈 음반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워너원은 월드 투어를 통해 기세를 이어간다. 지난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최한 국내 공연을 시작으로 전 세계 14개 국가에서 20회에 걸쳐 콘서트를 연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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