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뮤지컬 ‘삼총사’에서 달타냥 역을 맡은 그룹 비투비 서은광. / 사진제공=메이커스프로덕션, 킹앤아이컴퍼니
뮤지컬 ‘삼총사’에서 달타냥 역을 맡은 그룹 비투비 서은광. / 사진제공=메이커스프로덕션, 킹앤아이컴퍼니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깃털 달린 모자를 쓰고 무대를 자유롭게 누비는 모습이 날개를 단 것 같았다. 뮤지컬 ‘삼총사’(연출 왕용범) 10주년 기념 공연에서 달타냥 역을 맡은 그룹 비투비의 서은광 얘기다.

‘삼총사’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명 소설을 극화한 작품이다. 17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왕실 총사를 꿈꾸는 시골 청년 달타냥이 전설적인 총사 아토스·아라미스·포르토스를 만나 루이 13세를 둘러싼 음모를 밝혀내는 과정을 그린다.

극의 중심이 되는 달타냥은 공연계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힌다.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총사 세 명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이 청년은 겁이 없고 정의롭다. 불의를 참지 못하며 자존심도 세다. 이런 달타냥의 패기가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서은광은 바로 이 ‘패기’를 발랄하게 표현하며 달타냥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서은광은 가요계 ‘비글돌’로 통하는 비투비의 리더다. 평소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활달한 달타냥과 잘 어울린다. 실제로 서은광은 왕용범 연출가에게 “너답게 연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자신과 닮은 캐릭터를 맡은 덕분에 연기에 자신감이 붙었다.

‘삼총사’ 연습 현장의 서은광(가운데). / 사진제공=메이커스프로덕션, 킹앤아이컴퍼니
‘삼총사’ 연습 현장의 서은광(가운데). / 사진제공=메이커스프로덕션, 킹앤아이컴퍼니
또 아이돌그룹 멤버로서 춤을 춘 경험 덕분에 몸을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달타냥과 삼총사의 검술 장면은 ‘삼총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달타냥은 적의 공격을 피하려고 제자리에서 폴짝 뛰거나 무대를 가로질러 달리는 등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이때 서은광의 날렵한 몸놀림이 인상적이다. 그는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화려한 검술을 소화한다. 서은광도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하는 장면에 자신이 있다”고 했다.

가창력도 안정적이다. 바삐 움직인 뒤 노래를 부를 때도 흔들림이 없다. 특히 고음을 시원하게 내지르는 능력이 탁월하다.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부르는 넘버(뮤지컬 삽입곡)에서는 감미로운 목소리도 들려준다. 감정 연기도 기대 이상이다. 2013년 ‘몬테크리스토’로 시작해 ‘총각네 야채가게’(2013) ‘햄릿’(2017) ‘여신님이 보고계셔’(2017) 등으로 차근차근 쌓아온 연기 노하우가 ‘삼총사’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가요계에서는 데뷔 7년 차 그룹의 리더이지만 뮤지컬 현장에서는 아직 막내이자 신인배우다. 이는 그가 가수로 쌓은 경험을 밑바탕 삼아 더 좋은 뮤지컬 배우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하다는 뜻이다. 서은광은 ‘삼총사’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싶다고 했다. 공연을 거듭할수록 매력적인 ‘광타냥(서은광+달타냥)’을 만들어가고 있는 그의 바람이 이뤄질 전망이다. 서은광이 연기하는 달타냥은 오는 5월 27일까지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삼총사’에서 만날 수 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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