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배우 신영숙 / 사진=Mnet ‘더 마스터-음악의 공존’ 방송화면 캡처
뮤지컬 배우 신영숙 / 사진=Mnet ‘더 마스터-음악의 공존’ 방송화면 캡처
“‘명성황후’는 제 인생을 관통한 뮤지컬입니다. 단역으로 시작해 주연으로 다시 작품에 오르기까지 16년이 걸렸어요. 오늘은 그 진심을 담아 노래하고 싶습니다.”

뮤지컬 배우 신영숙은 지난 19일 막을 내린 Mnet 음악 예능프로그램 ‘더 마스터-음악의 공존'(이하 더 마스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마지막 회의 주제인 ‘인생’을 듣자마자 KBS2 드라마 ‘명성황후’의 OST ‘나 가거든’을 떠올렸다.

‘더 마스터’는 각 장르를 대표하는 음악인들이 공연으로 경합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대중 가수, 소리꾼, 뮤지컬 배우, 성악가 등이 ‘마스터(Master)’로 나서 자신이 정한 곡을 부른다. 신영숙은 최정원, 박은태에 이어 ‘뮤지컬 마스터’로 활약했다.

신영숙은 ‘명성황후’의 최후의 순간을 강렬한 조명과 역동적인 안무, 풍부한 성량으로 완성했다. 홀로 남겨질 아들을 떠올리며 명성황후의 마지막을 극적으로 표현했다. 눈물을 머금은 채 처연한 분위기를 내며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아들 역을 맡은 아역배우 이윤우와 더불어 진한 감동을 이끌어냈다. 방청객은 물론 ‘더 마스터’에 출연하는 다른 음악인들도 신영숙의 공연을 보고 연신 감탄했다.

이 곡은 신영숙에게 더 특별하다. 1999년 ‘명성황후’에서 앙상블(코러스 배우, 주인공 뒤에서 춤과 배경을 만드는 역할)로 데뷔한 그는 2015년 ‘명성황후’의 주인공 명성황후 역을 꿰찼다. ‘더 마스터’에서 ‘나 가거든’을 부르며 16년 경력의 내공을 토해냈다.

신영숙이 ‘더 마스터-음악의 공존’에서 뮤지컬 ‘모차르트!’의 ‘황금별’을 불렀다. / 사진=Mnet ‘더 마스터-음악의 공존’ 방송화면 캡처
신영숙이 ‘더 마스터-음악의 공존’에서 뮤지컬 ‘모차르트!’의 ‘황금별’을 불렀다. / 사진=Mnet ‘더 마스터-음악의 공존’ 방송화면 캡처
지난 12일 ‘더 마스터’에 처음 출연했을 때에도 그는 ‘가족’이란 주제로 뮤지컬 ‘모차르트!’의 넘버 ‘황금별’을 열창해 1위 격인 ‘그랜드 마스터’에 올랐다. 신영숙은 아버지와 갈등을 겪은 모차르트의 사연을 소개하며 “나 역시 음악을 시작할 때 아버지가 반대했다. 어머니의 조용한 지지와 희생으로 나만의 ‘황금별’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가창력과 남다른 발성으로 박수를 받았다. 마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노래해 듣는 즐거움을 더했다.

“새해에는 실패가 두려워 주저했던 꿈에 도전하고 더 큰 행복을 찾길 바란다”고 밝힌 신영숙의 소망처럼 시청자들은 그의 목소리에 위로 받았다.

올해로 데뷔 20년 차인 신영숙은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인정받은 베테랑이다. 지난해만 ‘레베카’ ‘팬텀’ ‘더 라스트 키스’ 등 인기 작품에 연달아 출연했다. 다양한 매력을 갖춘 덕분에 ‘모차르트!’ ‘명성황후’ ‘맘마미아’ 등 여러 작품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낸다. 이번 ‘더 마스터’를 통해 진가를 발휘해 더 많은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2018년의 시작부터 기운이 좋다. 신영숙은 ‘더 마스터’로 호응을 얻은 데 이어 지난 22일 열린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팬텀’으로 여우조연상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상값을 하는 배우가 되겠다”며 감격했다.

지난해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으로 네 번째 출연할 때 만난 그는 “사람들은 내가 떨지도 않는 ‘강심장’인 줄 아는데, 아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안달복달”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덕분에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다”고 했다. 20년째 무대에 오르고 있지만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는 신영숙의 비결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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