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가수 진주 / 사진제공=팔로우엔터테인먼트
가수 진주 / 사진제공=팔로우엔터테인먼트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음악인으로서 과거와 미래의 교차점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13일) 가수 진주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새 앨범 ‘Sunflower’를 발매했다. 앨범 공개에 앞서 서울 행당동 엔터식스 한양대점 메두사홀에서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날 쇼케이스는 강연의 형식을 빌렸다. 주인공 진주가 강연자로 나서 가수를 꿈꾼 어린 시절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삶을 소개했다. 또 자신의 인생사를 녹여낸 신곡 ‘가지 않은 길’과 ‘I am still’ 등을 라이브로 들려줬다.

진주는 가수 인생에서 맞은 두 번의 위기를 털어놨다. 첫 번째는 데뷔 전 앓은 심장병이다. “기획사 오디션을 준비하던 중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 당시 심장병 진단을 받았다”는 그는 “5살 때부터 가수의 꿈을 바라보고 살았던 내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스스로 심장 박동을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에 학교 뒷산을 매일 같이 올라 차오르는 숨을 달래가며 노래를 불렀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인의 소개로 김형석 작곡가의 작업실에 갔다가 박진영 PD를 만났다. 그에게 트레이닝을 받고 1997년 ‘난 괜찮아’로 데뷔했다. 데뷔와 동시에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우리나라가 IMF를 겪었는데 내 노래로 위안을 받았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방송과 행사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성대 결절에 걸렸다.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었다. 묵언 수행도 해봤지만 차도가 없었다. 의사가 노래하는 창법과 대화할 때의 톤을 바꾸라고 조언했다. 그때부터 파워풀한 창법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가수 진주 / 사진제공=팔로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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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20년이 흘렀다. 진주는 창법에 변화를 줬다. 새 앨범은 그런 시도가 낳은 첫 번째 결과물이다. 진주는 “MBC ‘복면가왕’에 출연했을 때부터 목소리를 꾸며서 냈다. 당시 인터넷에서 ‘진주가 창법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지금은 과도기의 목소리’라는 댓글을 봤다. 놀랐다”며 “이번 앨범에 그 과감한 변화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진주는 “파워풀함을 벗어던지고 목소리만으로 기승전결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섬세하면서도 밀도 있는 표현력이 필요했다”고 보탰다. 타이틀곡 ‘가지 않은 길’에 잘 나타나 있다. 진주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으로 소울 장르의 호소력과 브리티쉬 팝의 간결한 매력이 어우러졌다. 진주는 피아노와 기타 연주까지 직접 소화하는 열정을 보였다. 진주는 “삶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한 곡”이라며 “가사에는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환상과 희망,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녹였다”고 덧붙였다.

진주는 현재 가수 외에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우송정보대 글로벌실용음악과에서 겸임교수를 맡고 있는 그는 “방송에 나오지 않는 동안 낮에는 공부하거나 학생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라디오 DJ를 하며 보냈다”면서 “이러한 경험들이 내 음악에 소중한 지양분이 됐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진주의 1집 수록곡 ‘외면’과 2집 수록곡 ‘돌아봐선 안 되나요’가 리메이크 버전으로 실렸다. 진주는 “‘외면’은 현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인 방시혁과 공동 작곡한 곡이다. 방 PD님이 흔쾌히 개작 승인을 해준 덕에 이번 앨범에 싣게 됐다”며 “‘돌아봐선 안 되나요’는 원곡을 부를 당시 성대 결절로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에는 캐롤 느낌이 나게 편곡해 좀 더 섬세하고 면밀하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난 괜찮아’의 인상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에 아직도 거기 묶인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것을 찾았습니다. 화려한 것을 배제하고 목소리만으로 음악을 구성하고자 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을 통해 한 단계 진보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부끄럽지 않은 음악인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달려가겠습니다. 목소리와 음악으로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이날 쇼케이스에서는 진주와 데뷔 동기라는 박경림을 비롯해 컬투·백지영·정동하·조권·EXID 등이 영상 편지를 통해 그의 데뷔 20주년을 축하했다. 또 진주의 제자들이 무대에 올라 축하 공연을 선보이며 자리를 빛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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