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2017년 가요계에서는 여성 솔로 가수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상반기는 ‘음원퀸’ 아이유와 헤이즈, 소녀시대 태연이 각종 음악 차트 1위를 장기 집권했다. 이어 1세대 걸그룹 핑클 출신의 이효리가 4년 만에 정규 음반을 내놓고 ‘섹시 디바’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했다. 2세대 걸그룹 원더걸스 출신의 선미, 포미닛 출신의 현아는 팀 해체 후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발라드 가수 윤종신과 신승훈이 각각 키운 민서, 로시를 비롯해 지수, 키세스 등이 연이어 데뷔하며 하반기까지 여성 솔로 가수의 전성시대가 이어졌다. [편집자주]
가수 이효리(왼쪽부터) 선미 현아 / 사진=텐아시아 DB
가수 이효리(왼쪽부터) 선미 현아 / 사진=텐아시아 DB
2017년 여름 가요계는 이효리의 컴백으로 뜨거웠다. 2014년 정규 5집 ‘MONOCHROME’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그는 ‘섹시 디바’가 아니라 ‘싱어송 라이터’ 이효리의 색깔을 정규 6집 ‘BLACK’에 담았다. 뮤지션 이상순과 결혼 후 서울을 떠나 제주에서 지내온 이효리는 그동안 겪고 느낀 것들을 직접 음악으로 만들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BLACK’을 비롯해 여덟 곡을 작곡하고 아홉 곡의 가사를 직접 썼다. 팝과 발라드부터 힙합, 소울, 일렉트로니카까지 다채로운 장르에 도전해 음악인으로서의 성장과 역량을 증명했다.

선미는 솔로 퍼포머의 새 시대를 열었다. 올해 1월 원더걸스의 해체로 홀로서기에 나선 선미는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기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4시간이 모자라’‘보름달’에 이어 3년 만에 내놓은 솔로 곡 ‘가시나’로 선미의 스타일을 굳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시나’는 YG 대표 프로듀서 테디가 이끄는 더 블랙 레이블과의 협업으로 완성된 곡이다. 현대적인 감각과 동양풍의 사운드가 만나 색다름을 더했다. 특히 ‘꽃받침 춤’ ‘저격 춤’ 등 상반된 분위기를 한데 어우른 퍼포먼스가 유행이 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선미는 ‘가시나’를 통해 음원차트와 음악방송 프로그램 1위를 휩쓸며 가수 인생의 2막을 화려하게 열었다.

지난해 포미닛 해체 후 솔로 가수로 전향한 현아는 올해 누구보다 ‘열일’했다. 5월 소속사 후배그룹 펜타곤의 후이, 이던과 혼성 유닛 트리플 H로 활동하며 상큼 발랄한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이후 8월 여섯 번째 미니앨범 ‘Following’에서는 변신을 꾀했다. 그간 ‘패왕색’ ‘섹시퀸’ 등으로 불렸던 그는 타이틀곡 ‘베베(BABE)’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무대 위의 현아는 짙은 화장을 지우고 청순한 민낯을 드러냈다. 섹시함을 강조한 안무 대신 귀여운 동작들을 선보였으며 트로피컬 분위기의 사운드로 ‘듣기 편안한’ 음악을 완성시켰다. 최근에는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땡스 싱글(Thanx Single) ‘Lip & Hip’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다시 분위기를 반전시켜 치명적인 섹시퀸으로 활동 중이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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