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원/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원/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심혈을 기울인 신인가수 원이 베일을 벗는다. 11일 오후 6시, 데뷔 싱글 ‘원 데이(ONE DAY)’가 발매되기까지 YG는 원의 데뷔 프로모션에 온 힘을 다했다. YG가 2003년 세븐 이후 14년 만에 선보이는 솔로가수인 만큼 원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원의 데뷔 날짜가 공식화된 것은 지난달 28일. 이때부터 YG는 전투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우선 음반 타이틀 ‘원 데이(하루)’의 뜻에 맞춰 낮과 밤 버전으로 원을 촬영한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영상 콘텐츠도 쏟아졌다. 원의 데뷔 준비 과정을 담은 데뷔 필름 2개 버전, 더블 타이틀곡 ‘그냥 그래’와 ‘해야해’ 각각의 뮤직비디오 티저, 메이킹 필름,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형식으로 제작한 신개념 콘텐츠 ‘원데이 루프 버전(ONE DAY LOOP Ver.)’ 영상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데뷔 전에 홍보 영상만 모두 8개나 공개된 것이다. 다른 신인들에 비해 이례적이다.

뮤직비디오 본편보다 메이킹 필름을 먼저 공개한 것도 독특하다. 보통 가수들의 신곡 선 공개는 티저 영상을 통해 이뤄진다. 전체 곡 중 15초~30초 분량을 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YG는 뮤직비디오 제작 과정이 담긴 메이킹 필름을 먼저 공개하고, 그 안에 곡의 주요 멜로디와 가사 대부분을 노출했다.

원 데뷔 필름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원 데뷔 필름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YG가 남다른 홍보 전략을 펼치며 원의 데뷔에 공을 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원에 대한 자신감, 둘째는 원을 통해 YG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다.

원은 2015년 남성듀오 원펀치로 데뷔하고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5’에 출연해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2015년 YG로 이적한 후 ‘쇼미더머니6’에 재도전해 프로듀서 경연까지 올라갔다. 이미 대중과 ‘쇼미더머니’ 프로듀서들에게 한 차례 실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 후에는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이하 양현석 PD)의 지도 아래 작사·작곡 공부에 매진했다. 그렇게 음악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데 약 2년이 걸렸다. 그 첫 결과물이 바로 이번 데뷔 싱글 음반이다. 이번 더블타이틀곡은 원이 1년 전 작업한 것으로, 그의 감성과 감정, 이야기들이 음악으로 나타났다.

‘그냥 그래’와 ‘해야해’는 ‘힙합은 센 음악’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난 감성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이를 위해 YG 소속 프로듀서가 아닌 외부 프로듀서들과 협업했다. 각각 AOMG 차차말론 특유의 아름다운 멜로디, 그루비룸의 독특한 비트가 원과 만나 색다른 시너지를 만들었다. YG가 원의 데뷔를 통해 이루고자 한 바를 알 수 있다. 틀을 깨고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다.

빅뱅(맨 위부터), 위너, 블랙핑크/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빅뱅(맨 위부터), 위너, 블랙핑크/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YG의 대표 가수들을 꼽자면 빅뱅·위너·아이콘·블랙핑크 등 K팝을 선도하는 아이돌그룹을 들 수 있다. 그러나 YG의 시작은 아이돌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힙합의 시초라 불리는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의 양현석 PD는 지누션·원타임 등을 필두로 맨처음 힙합을 내세웠고 이후 빅마마·휘성·거미·세븐 등의 실력파 가수들을 배출했다. 힙합은 물론 알앤비·발라드·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그러나 2008년 데뷔한 빅뱅의 성공 이후로 ‘YG는 아이돌 소속사’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이런 맥락에서 원은 YG가 ‘아이돌 소속사’를 넘어 본래 색을 찾기 위해 가장 필요한 아티스트다.

원도 자신에 대한 YG의 기대를 알고 있다. 원은 11일 열린 데뷔 기념 미디어데이에서 “부담되지만 즐기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YG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유일무이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도 드러냈다. YG와 원은 서로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원/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원/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