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신현희와김루트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신현희와김루트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독립(independent)이란 뜻의 영어 단어 앞 글자에서 파생된 새로운 말, ‘인디(indie)’. 자본을 지원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예산을 마련해 창작품을 내놓는 아티스트 앞에 붙곤 하는데, 최근 가요계에서는 이 시장이 불티 난다.

현재 음원차트만 살펴보더라도 인디 음악이 ‘대세’라는 걸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단연 눈에 띄는 건 신현희와김루트, 그리고 볼빨간사춘기다. 두 팀은 모두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더니, 이내 차트 정상을 찍으며 단숨에 주목받았다.

신현희와김루트는 2014년 데뷔한 혼성듀오로,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음악과 콘셉트를 앞세웠다. 음원차트 역주행을 이뤄낸 곡은 ‘오빠야’. 무려 2년 전인 2015년에 발표된 노래다. 한 인터넷 방송의 BJ가 소개하며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내 음원차트 역주행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두 사람은 음악방송 무대에도 올랐다. 이들은 Mnet ‘엠카운트다운’ KBS2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등에 연이어 출연했다.

아이돌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뮤직비디오 조회수 역시 폭발적이다. 유튜브에 게재된 ‘오빠야’의 공식 뮤직비디오는 300만건을 돌파했다. 역주행 이후 한 달 만에 10배가 뛰었고, 하루 평균 10만 건 씩 증가한 셈이다. 인디 분야에서 이뤄낸 성과로는 이례적이며, 주목할만한 성적이다.

볼빨간사춘기 역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출발은 Mnet ‘슈퍼스타K6’이며, 이후 안지영과 우지윤이 뭉쳐 듀오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9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SNS에서 입소문을 탔다. ‘우주를 줄게’는 발표 한 달 만에 멜론에서 1위에 올랐다. 반짝이 아니라 차근차근 순위를 높였고, 이 곡은 14일 현재까지도 멜론차트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볼빨간사춘기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볼빨간사춘기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분명 두 팀의 성적은 가요계의 인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자신들의 길을 걸어가면서도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결과로, 기회를 기대하게 만드는 희망으로 이어졌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인디 뮤지션의 발전 가능성을 결과를 통해 충분히 확인했다. 음악적으로 인정받는 것뿐만 아니라 대중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개성과 대중성, 팬덤까지 갖춘 인디 뮤지션이야말로 음악 시장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으로 생긴 현상이 바로 대형 기획사의 인디 뮤지션 영입이다. 아이돌 그룹만 내놓던 가요 기획사들은 공연을 통해 활동 중인 솔로, 듀오, 밴드 등 인디 가수들을 찾아 나섰다.

실제 오혁을 중심으로 팀을 이룬 혁오밴드는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의 산하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에 둥지를 틀었다. 또 비슷한 시기에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인디레이블인 문화인을 만들었다. 여기에 신현희와김루트가 소속돼 있다.

한 대형 기획사의 관계자는 “이미 아이돌 시장은 포화상태이다. 새로운 콘셉트나 색깔도 더 이상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성공할 가능성 역시 매우 희박한 것이 현실”이라며 “막대한 비용을 들이기 때문에 띄우지 못했을 때의 손실도 막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인디 뮤지션의 경우엔 곡 작업부터 연주, 콘셉트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 대중성과 팬덤까지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게 중요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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