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방탄소년단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방탄소년단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국내는 물론 해외, 그리고 팬덤과 대중성까지 다 잡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지난 2013년 데뷔한 그룹 방탄소년단이 해내고야 말았다.

사실 방탄소년단의 최근 기록을 살펴보면, 눈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다. 대형 기획사가 아니라는 점과 강렬한 콘셉트의 아이돌이 쏟아지던 시기에 데뷔했다는 핸디캡을 안고도 3년 반이란 시간 동안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최근 발매한 음반 ‘윙스(WINGS) 외전’은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내며 눈에 띄는 성과와 기록을 거두고 있다.

앞선 음반 ‘윙스’가 77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데 이어 ‘윙스 외전’은 선주문만 일찌감치 70만 장을 넘어섰다. 음반의 판매량은 해당 가수의 적극 구매 층, 즉 팬덤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 그룹 중에서는 단연 톱(TOP)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 방탄소년단의 특별한 점이다.

사실상 ‘윙스 외전’의 놀라움은 팬덤 바깥에서의 반응이다. 타이틀곡 ‘봄날’은 국내 음원사이트 중 점유율이 가장 높은 멜론에서 실시간 차트 정상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모든 음원차트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또 발표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다양한 음원과 경쟁하며 차트 3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발표 직후의 진입 성적은 팬덤의 힘이 주효하다 하더라도, 이처럼 장기간 차트 상위권에 머무르는 것은 그 이상의 대중적인 반응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 앞선 곡 ‘피 땀 눈물’이 차트를 역주행하고 최근 음원의 실시간 차트 10위권에 오르내리는 것은 ‘봄날’ 이후 방탄소년단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봄날’에 대한 반응이 자연스럽게 앞선 곡들에 대한 일종의 ‘재발굴’로 이어진 것.

여기에 해외에서의 성과는 더 대단하다.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방탄소년단_1000
방탄소년단_1000
앞서 ‘윙스’로 미국 ‘빌보드 200’에서 26위로 케이팝(K-POP) 가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이번 음반은 과연 그 이상이다. ‘봄날’의 미국 아이튠즈 메인차트 송차트 8위로 진입한 것을 비롯해 수록곡 ‘Not today’, ‘A Supplementary Story: You Never Walk Alone’, ‘Outro : Wings’ 등이 모두 30위 안에 진입했다. 아이튠즈 송차트는 아이튠즈의 메인차트로, 서구 최고의 인기 뮤지션들이 순위를 다투는 차트로 분류된다.

본격적인 서구권 진출이나 활동을 하지 않음에도 이 같은 성적을 거뒀다는 점이 ‘방탄소년단 열풍’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방탄소년단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면서도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행보는 K팝의 새로운 분위기로 읽어도 좋을 듯하다. 대중 또는 팬덤, 그리고 국내 혹은 국외로 반응이 나뉘거나 해외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해야만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통념을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에서 방탄소년단의 성장세와 발걸음은 K팝의 새로운 이정표가 아닐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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