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원더걸스/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
원더걸스/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
대한민국 걸그룹사(史)에서 빠질 수 없는 원더걸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걸그룹 원더걸스의 해체를 밝혔다. JYP에 따르면, 유빈과 혜림은 최근 JYP와 재계약을 체결한 반면, 예은과 선미는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JYP를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초 1월 중 계약이 만료되는 원더걸스 일부 멤버가 JYP 잔류와 소속사 이적을 두고 고민 중이라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는 곧 원더걸스 해체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여기에 최근 JYP 사옥에서 원더걸스 사진이 사라져 원더걸스가 해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에 무게가 실렸다. 결국 예은과 선미가 JYP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멤버들과 소속사의 논의 끝에 원더걸스를 해체하는 것으로 결론을 모았다.

원더걸스는 2007년 2월 10일 선예·예은·선미·소희·현아 5인조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JYP에서 선보인 최초의 걸그룹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었다. 데뷔곡 ‘아이러니(Irony)’로 존재감을 보였던 원더걸스는 그해 9월 현아가 탈퇴하고 새 멤버 유빈의 영입과 함께 ‘텔미(Tell Me)’를 발표했다. ‘텔미’는 남녀노소가 따라하는 국민가요가 됐고, 원더걸스 역시 데뷔한지 채 1년도 안 돼 국민 걸그룹으로 성장했다.

이듬해 원더걸스는 ‘쏘 핫(So Hot)’ ‘노바디(Nobody)’까지 3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걸그룹 절대강자가 됐다. 그러나 이듬해 미국 진출 선언과 함께 국내 공백기가 생겼고, 조금씩 원더걸스에 균열이 생겼다. 선미가 잠정 활동 중단을 선언했고, 새 멤버 혜림이 들어왔지만 원더걸스는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

미국 진출 도전은 결국 큰 성과가 없이 끝났다. 그 사이 ‘원더걸스’호는 계속 요동쳤다. 선예가 2013년 결혼하고, 소희가 연기자 전업을 선언하며 JYP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2015년 선예와 소희는 결국 원더걸스를 탈퇴했고, 이와 함께 원더걸스도 내리막길을 걷는 듯 했다.

그러나 원더걸스는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원더걸스는 2015년 걸밴드 변신을 시도했고, 지난해 멤버 전원이 스스로 모든 곡을 작사 작곡한 앨범 ‘와이 소 론리(Why So Lonely)’를 발표했다. 박진영의 품을 떠나 ‘와이 소 론리’로 음악적으로 독립한 원더걸스는 음원차트·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와이 소 론리’는 원더걸스 제2의 전성기를 알리는 신호탄인 듯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원더걸스는 데뷔 10주년이 되는 해에 이별을 고했다. 원더걸스는 지난 10년 간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켜봐 주셨던 팬들을 위해 감사 인사의 의미로 데뷔 10주년인 2월 10일 마지막 디지털 싱글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걸그룹의 아쉬운 퇴장에 팬들의 마음은 헛헛해졌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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