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S.E.S 바다(왼쪽부터), 유진, 슈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S.E.S 바다(왼쪽부터), 유진, 슈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오프닝 무대를 마치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눈앞에 펼쳐진 보랏빛 물결에 그만 울컥, 1998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에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라고 했다.

1997년 데뷔해 왕성하게 활동한 1세대 걸그룹 S.E.S.가 지난 30일 서울 광진구 군자동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타이틀은 그때를 기억한다는 의미를 담아 ‘리멤버, 더 데이((Remember, the day)’로 정했다. 실제 콘서트가 열린 장소는 S.E.S.의 팬클럽 ‘친구’의 첫 창단식이 열린 장소이기도 했다. 가수와 팬들 모두에게 추억이 깃든 장소인 셈.

바다, 유진, 슈는 1998년 단독 콘서트 이후 18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고, 팬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아임 유어 걸(I’m Your Girl)’ ‘러브(Love)’ ‘꿈을 모아서’ ‘감싸 안으며’ ‘저스트 어 필링(Just A Feeling)’ 등 활동 당시 큰 사랑을 받은 곡과 데뷔 20주년 기념 음반에 수록되는 노래를 섞어 레퍼토리를 꾸몄다. 앙코르를 포함해 총 21곡을 불렀고, 팬들에게 벅찬 감동을 안겼다.

S.E.S 유진/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S.E.S 유진/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 ‘러브’ ‘꿈을 모아서’로 공연의 포문을 연 S.E.S.는 “우리가 늘 꿈꿔온 순간이다. 꿈을 이뤘다”고 표현했다. 어째서 첫 곡이 ‘드림스 컴 트루’였는지 알게 하는 대목이다. 유진은 보라색 야광봉(S.E.S.의 팬클럽을 상징하는 색깔)을 들고 환호하는 팬들의 모습에 끓어오르는 감동을 숨기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며 “사실 리허설 때부터 계속 ‘우리는 오늘 로봇이다. 울지 말자’고 약속했는데, 이렇게 먼저 울었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눈물은 전염돼 바다 역시 눈시울을 붉혔고, 16년 만에 컴백은 그렇게 완성됐다.

그도 그럴 것이 보랏빛 물결의 팬들은 첫 팬클럽 창단식에도, 또 마지막 콘서트에도 참석한 이들이었다. S.E.S.의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기분”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S.E.S. 바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S.E.S. 바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S.E.S 바다(왼쪽부터), 유진, 슈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S.E.S 바다(왼쪽부터), 유진, 슈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S.E.S.는 추억을 끄집어내는 동시에 신곡으로 더 큰 울림을 선사했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어느새 아이의 엄마가 된 S.E.S.는 당시와는 다른 밀도의 감동을 안길 만큼의 깊이를 얻었다. 그들을 있게 한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원곡 ‘그대로부터 세상 빛은 시작되고’와 여행스케치의 곡을 재해석한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는 또 다른 S.E.S.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앙코르 때는 스페셜 음반의 타이틀곡 ‘리멤버’를 불러 내년 1월 2일 세상에 나올 신보에 대한 기대도 한껏 높였다.

각자의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한 바다, 유진, 슈는 S.E.S.로 또 다른 빛깔을 냈다. 세 사람이 있을 가장 빛을 발한다는 걸 새삼 다시 한번 깨달았고, 무대 위에서도 그 매력은 오롯이 전달했다.

늘 꿈꿔왔던 순간을 이룬 S.E.S.는 어느때보다 열정적이고 감동적인 무대로 팬들의 꿈도 완성했다. 셋일 때 가장 빛나는 S.E.S. 과연 그러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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