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비스트 / 사진제공=네이버 V앱
비스트 / 사진제공=네이버 V앱
‘비스트’를 잃었느냐고 물으면, 비스트를 지켰다.

윤두준·용준형·양요섭·이기광·손동운이 최근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독자노선을 택했다. 지난 2009년 보이그룹 ‘비스트’로 데뷔한 지 7년 만에 전속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신생 기획사 어라운드어스를 설립하고 새 출발에 나선 것. 앞서 전 멤버 장현승의 탈퇴로 5인조 그룹으로 재편한 데 이어, 새 둥지를 틀며 또 다시 변화를 맞았다.

항간에는 이들이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는 우려도 있다. 그룹명이 모호해졌기 때문.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올초 ‘비스트’라는 팀명과 음원·음반·공연 등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비스트’였던 멤버 5인은 그 이름도 음악도 사용할 수 없다. 상표권의 효력은 오는 2026년까지, 범위는 국내를 넘어 중국·홍콩·대만 등 광범위하다.

어라운드어스 측과 멤버 5인은 현재 ‘비스트’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비스트를 ‘비스트’라 부를 수 없는 역설이 발생한 것.

앞서 큐브 측은 “‘비스트’ 상표권은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어라운드 어스 측은 “상황을 지켜봐야 될 것 같다. 큐브와 7년 동안 함께했던 만큼 최대한 좋고, 긍정적으로 마무리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정황상, 윤두준·용준형·양요섭·이기광·손동운의 이름 찾기는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스트’ 사용 여부를 이들의 위기로 보기는 어렵다. 팀명은 팀명일 뿐, ‘비스트’라는 브랜드는 윤두준·용준형·양요섭·이기광·손동운의 노력으로 발전하고 사랑받았다. 그 다섯 명이 뜻을 한데 모아 미래를 같이 하게 됐다는 것만으로, ‘비스트’라는 이름표 없이도 재도약할 원동력은 충분하다.

이는 변함없는 팬덤 화력으로 입증됐다. 최근 진행된 이들의 팬미팅 ‘777파티’가 티켓 오픈 2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17만 명이 예매 사이트에 몰렸다. 이에 멤버들은 더 많은 팬들이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추가 공연 1회를 결정했다. 이 역시 전석 매진됐다.

멤버 용준형은 독립을 공식화했을 당시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함께 하자’ 라는 가장 큰 목표를 이뤄냈기에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쉽지 않더라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팬들 역시 멤버들과 뜻을 같이 하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네이버 V 라이브에 어라운드어스 채널이 론칭, 멤버 5인과 첫 생방송을 진행했다. 팬들은 이날 채팅창에 “어라운드어스, 꽃길만 걷자”는 메시지를 보내고, 이들의 미래를 응원했다.

윤두준·용준형·양요섭·이기광·손동운은 오는 12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팬미팅 ‘777파티’를 열고 팬들과 연말을 함께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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