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바야흐로 아이돌 전성시대. 다시 말하면 아이돌 포화상태다. [10덕 포인트]는 각양각색 매력을 가진 아이돌 바다의 한 가운데서, 어느 그룹에 정착할지 고민 중인 예비 ‘덕후’*들을 위한 ‘입덕’** 안내서를 제공한다. 떠오르는 신인, 그룹 인지도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멤버, 아이돌이라는 편견 때문에 주목받지 못한 명곡과 퍼포먼스까지, 미처 알아보지 못해 미안한 아이돌의 매력을 나노 단위로 포착한다. [편집자주]*덕후: 마니아를 뜻하는 말로, 일어 ‘오타쿠’에서 파생됐다
**입덕: 한 분야의 마니아가 되는 현상

◆ 이대로 보내기 아까운 아이돌 수록곡

2016년, 많은 아이돌이 컴백하고 또 데뷔했다. 그만큼 다양한 음악이 세상에 쏟아졌다. 아이돌 시장의 특성상 타이틀곡은 강렬한 퍼포먼스를 내세우거나, 그 시기 트렌드를 쫓는 음악이 다수다. 이 가운데, 아이돌 음반에 수록됐다는 이유로 흘려보내기에 아쉬운 수록곡들을 선정했다. 2016년 상반기, 틴탑·뉴이스트·오마이걸·라붐·AOA·매드타운의 수록곡을 소개한다. 키워드는 #설렘.

◆ 월간 아이돌 수록곡 상반기 편

월간 아이돌 수록곡 상반기 편 / 사진제공=각 앨범 커버
월간 아이돌 수록곡 상반기 편 / 사진제공=각 앨범 커버
◆ 1月 – 틴탑, ‘데이(DAY)’

2016년 1월의 문을 연 것은 틴탑. 미니앨범 ‘레드포인트(RED POINT)’는 틴탑 전 멤버가 작사·작곡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그 중 추천곡은 3번 트랙 ‘데이’. 창조가 작사·작곡을 맡았으며 씨스타·에일리·2PM 등 히트곡을 다수 배출한 작곡가 허성진이 힘을 보탰다. 미디엄 템포의 알앤비 곡으로 기타 사운드와 트럼펫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그간 틴탑의 타이틀곡들이 현란한 칼군무로 ‘보는 음악’을 앞세웠다면, ‘데이’는 틴탑 멤버들의 보컬 실력과 랩 실력에 집중할 수 있는 음악이다. 도입부 창조의 중저음 허스키 보이스와 바로 이어지는 리더 캡의 묵직한 래핑이 홀로 남겨진 남자를 그린 ‘데이’의 쓸쓸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 2月 – 뉴이스트, ‘사실 말야’

뉴이스트는 올해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그 중 동화 속 기사 콘셉트로 팬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킨 미니앨범 ‘Q is’가 2월 발매됐다. 수많은 판타지 중, 로맨스 판타지를 제대로 저격한 수록곡이 있으니, 3번 트랙 ‘사실 말야’가 그 주인공이다. 백호가 작곡에 참여, 백호·민현·JR이 작사에 참여했다. 대중적인 멜로디와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후렴구가 특징이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안 꾸며도 예쁘단 걸 아나. 몰라 몰라. 빨리 보고 싶으니까 다음엔 늦지 마”라고 투정하는 듯한 귀여운 가사가 설렘을 자아낸다. 렌과 아론의 허스키 보이스의 조화가 특히 인상적이다. 활동 중 ‘사실 말야’ 무대를 음악방송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그간 콘셉추얼한 모습으로 사랑받았던 뉴이스트의 캐주얼 패션과 귀여운 안무가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 3月 – 오마이걸, ‘한 발짝 두 발짝’

오마이걸은 3월 미니앨범 ‘핑크 오션(PINK OCEAN)’으로 봄을 알렸다. 사랑에 빠진 귀여운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에서 추천할 곡은 5번 트랙 ‘한 발짝 두 발짝’. 소속사 선배 B1A4 진영이 선물한 곡이다. 록 리듬 위에 스트링이 어우러져 몽환적이면서도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서로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녀의 순수한 마음이 담긴 가사가 인상적이다. 이를 노래하는 오마이걸 멤버들의 8인 8색 보컬이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효정의 여린 보이스와 승희의 힘 있는 애드리브가 후렴구 킬링 포인트.

◆ 4月 – 라붐, ‘캐터필러(Caterpillar)’

라붐은 올 한해 세 장의 앨범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상큼 발랄한 댄스곡으로 사랑받은 라붐의 가창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곡은, 그 중에서도 4월 발표한 싱글 앨범 ‘프레시 어드벤쳐(Fresh Adbenture)’ 4번 트랙 ‘캐터필러’다. 라붐이 처음으로 시도한 정통 발라드곡. 임창정의 ‘날 닮은 너’, ‘나의 연인’ 등을 탄생시킨 작곡가 원상우의 곡이다. 라붐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외롭고 두려웠던 시간들을 이겨내고 날개를 펴 날아가겠다는 내용이 그것. 라붐의 진심 담긴 가사 만큼, 진정성이 느껴지는 보컬이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멤버들의 맑고 깨끗한 보이스가 인상적이며, 클라이막스 부분 고조되는 멜로디가 감성을 자극한다.

◆ 5月 – AOA, ‘10 세컨즈(10 Seconds)’

AOA의 ‘10 세컨즈’는 5월 발표한 미니앨범 ‘굿 럭(Good Luck)’의 2번 트랙. 시원한 여름 바다를 연상케 하는 레트로 신스팝 곡으로, 멤버들의 몽환적인 보컬이 돋보이는 도입부가 단연 귀를 사로잡는다. 밝고 몽환적인 멜로디와 신스 사운드가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 다가와 저스트 10 세컨즈(Just 10 Seconds)”로 시작하는 후렴구의 속삭이는 듯한 보컬이 킬링 파트. 후렴 직전 초아와 유나가 힘 있으면서도 리드미컬한 보컬로 톤을 잡아주는 것이 인상적. 그간 후크송으로 사랑받았던 AOA의 반전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곡이다.

◆ 6月 – 매드타운, ‘야할래!(Yah할래!)’

매드타운은 ‘우리동네 예체능’·‘우리 결혼했어요’·‘진짜 사나이2’ 등으로 얼굴을 알린 조타의 소속 그룹. 이들도 지난 6월 미니앨범 ‘이모션(EMOTION)’으로 활약했다. 이전 음악이 힙합의 악동스러운 느낌을 살렸다면, 이 앨범에서는 보다 감성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그 중 3번 트랙 ‘야할래!’는 멤버 이건과 버피가 부른 곡으로, 귀여운 매력이 돋보인다. 연상의 여인에게 소년 아닌 남자로 다가가겠다고 선언하는 내용의 가사가 특징이다. 특히 버피의 랩 가사와 익살스런 래핑이 사랑스러운 한편, 이건의 리드미컬한 보컬이 귀를 사로잡는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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