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노르웨이 숲 ‘두 번째 밤’, 공기남X고닥 ‘그대의 편이 돼 줄게’, 모라 ‘춥다’ / 사진제공=워너뮤직코리아, 화락엔터테인먼트, 다날엔터테인먼트
노르웨이 숲 ‘두 번째 밤’, 공기남X고닥 ‘그대의 편이 돼 줄게’, 모라 ‘춥다’ / 사진제공=워너뮤직코리아, 화락엔터테인먼트, 다날엔터테인먼트
잘 만든 노래 하나를 듣는 일은 좀 더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방법 중 하나다. 이번 달, 놓치기에는 아쉬운 정규 앨범과 디지털 싱글, 드라마 OST까지 장르별로 엄선했다.

◆ 정규 앨범: 노르웨이 숲, ‘두 번째 밤’

작곡가 겸 프로듀서 노르웨이 숲의 정규 1집 ‘혼자 있는 밤’은 마치 서로 다른 맛의 초콜릿이 담긴 초콜릿 상자 같았다. 6명의 여성 보컬들이 때로는 소녀처럼 아기자기하게, 때로는 보사노바 보컬리스트처럼 톤을 달리하며 13개의 곡으로 앨범을 꽉 채웠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보컬 효빈이 부른 ‘취한 밤에’는 반복되는 리듬을 영리하게 활용한 수작이었다.

지난 2일 발매된 노르웨이 숲의 ‘두 번째 밤’은 보다 풍성해졌다. 9명의 보컬이 참여했고, 싱어송라이터 파랑망또의 피아노 연주와 두 곡의 Inst 버전이 선물처럼 들어있다. 이번 앨범에는 보컬 정은우의 ‘툭툭’과 한올의 ‘서로의 이별’이 귀를 사로잡는다.

특히 ‘툭툭’은 초반부터 정은우의 여린 음색을 앞세워 곡을 차분하게 이끌어가다 차분하게 클라이맥스로 이끄는데, 클라이맥스 부분의 멜로디가 매력적이다. 겨울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노르웨이 숲으로의 여행은 어떨까.

◆ 컬래버레이션 싱글: 공기남X고닥, ‘그대의 편이 돼 줄게’

뮤지션 간의 컬래버레이션은 이제 일상이 됐지만, 공기남녀 프로듀서 공기남과 어쿠루브 프로듀서 고닥의 컬래버레이션 곡은 오래도록 플레이리스트의 한 켠을 차지하며 즐거움을 전달해 줄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잔잔하면서 아름다운 기타 반주는 미성을 지닌 보컬들의 음색을 더욱 감미롭게 어루만져줄 뿐만 아니라, 쉼과 이어감을 노련하게 조절해가며 곡을 과하지도, 들뜨지도 않게 완성할 줄 알기 때문이다.

굿나잇스탠드의 멜튼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그대의 편이 돼 줄게’ 또한 그렇다. 제목만 보고서는 인디 장르에 흔한 ‘힐링송’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가사의 라임에 맞춰 커튼을 드리우듯 시작하는 기타 연주에 먼저 매혹당한다. 절제된 기타에 어우러진 미성을 따라가다 적재적소에서 등장하는 퍼커션에 또 한번 행복해지는 곡이다. ‘내가 그댈 안아줄게요’라는 달콤한 말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 줄 아는 이 뮤지션들의 다음 컬래버레이션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 드라마 OST: 모라, ‘춥다’

SBS 드라마 ‘심야식당’, KBS2 드라마 ‘공항 가는 길’에 ‘지나온 길 위에 서서’, ‘Only You’ 등의 OST로 매력적인 음색을 알려 온 모라가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에도 OST ‘춥다’로 참여했다. 그간 OST의 색깔이 짙었던 곡과는 달리 ‘춥다’는 이 곡 자체로 완성도가 높다. 외롭고 추운 한겨울 밤을 노래하고 있지만 경쾌한 멜로디와 휘파람, 모라의 허밍이 감정을 무겁지 않게 전달한다. 곡의 흐름에 따라 강약을 조절하면서 부른 보컬이 특히나 매력적이다. 아기자기하다 못해 때로는 정말 아기처럼 느껴지는 여성 인디 보컬들의 노래에 살짝 질렸다면 즐길 수 있을 만한 곡이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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