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바야흐로 아이돌 전성시대. 다시 말하면 아이돌 포화상태다. [10덕 포인트]는 각양각색 매력을 가진 아이돌 바다의 한 가운데서, 어느 그룹에 정착할지 고민 중인 예비 ‘덕후’*들을 위한 ‘입덕’** 안내서를 제공한다. 떠오르는 신인, 그룹 인지도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멤버, 아이돌이라는 편견 때문에 주목받지 못한 명곡과 퍼포먼스까지, 미처 알아보지 못해 미안한 아이돌의 매력을 나노 단위로 포착한다. [편집자주]*덕후: 마니아를 뜻하는 말로, 일어 ‘오타쿠’의 파생됐다
**입덕: 한 분야의 마니아가 되는 현상

◆ 블락비의 재효가 누구냐면,

악동그룹 블락비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블락비의 일곱 멤버를 물으면, 대다수 지코와 박경 뒤에 말줄임표가 따라온다. 최근 유권과 피오, 태일 등이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고, 비범도 유닛그룹 바스타즈에서 자작곡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아직 블락비의 히든카드가 남아있다. “캐릭터 하나는 장난 아니다”라고 스스로 자부하는 재효를 주목하자.

◆ 다시 쓰는 프로필

블락비 재효의 다시 쓰는 프로필 / 사진제공=세븐시즌스
블락비 재효의 다시 쓰는 프로필 / 사진제공=세븐시즌스
◆ 블락비의 유일무이, 재효를 만나다

재효가 국내 개인 활동에 나선다. 오는 20일 개막하는 뮤지컬 ‘인 더 하이츠’에서 베니 역을 맡은 것. 멤버 유권(우스나비 역)과 함께한다. 지난해 일본서 뮤지컬 ‘런투유~스트리트 라이프~(RUN TO YOU~Street Life)’에 출연, 정훈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 경력이 있다. 또 웹드라마 ‘도대체 무슨 일이야’로 연기 경험을 쌓은 바, ‘인 더 하이츠’를 통해 만나게 될 뮤지컬 배우 재효의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재효 역시 자신감에 차 있었다. 지난 13일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재효는 “제가 캐릭터 하나는 장난 아니다”라고 자신했다. “보러 오신다면 웃음도 보장하고, 재미있게 해 드릴 자신이 있다. 돋보이는 연기를 하고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 정도.

그는 시종일관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었다. 국내 첫 뮤지컬 도전작임에 “누구보다 잘하겠다는 마음보다 저를 캐릭터에 많이 녹이려고 한다”면서도 “어제 베니 역할 배우들끼리 회식을 했는데 다들 저에 대해 ‘이런 캐릭터는 흉내낼 수 없다.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라고 칭찬해주셔서 어깨가 좀 올라간 상태다”라고 말했다. 함께 출연하는 유권의 연기에 대해서는 “유권이는 무대적인 끼가 많다. 그렇지만 캐릭터를 표현하고 연기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나의 발끝도 못 따라온다는 걸 느낀다”라고 덧붙여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블락비 재효 / 사진제공=세븐시즌스
블락비 재효 / 사진제공=세븐시즌스


다소 뻔뻔스럽기까지 한 자신감이, 그럼에도 얄밉지 않은 이유는 그가 블락비에서는속 깊은 형이기 때문이다. 재효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개인 활동이 적었던 데 대해 “다른 친구들의 개인 활동을 집에서 응원한다. 저의 장점이자 강점은 저의 능력을 안다는 것”이라며 “큰 욕심은 없다. 제가 제 능력을 잘 안다. (개인 활동을 하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재치있는 입담에 예능 프로그램 출연 계획을 물으니 “카메라 앞에서는 입이 잘 안 떨어진다. SBS ‘정글의 법칙’에 나가면 잘할 자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재효는 악동그룹 블락비에서 형 라인에 속한다. 태일, 비범과 동갑인 1990년생으로, 리더 지코보다 두 살이 많다. 그러나 팀 내 멤버 서열을 따지자면, 상위권에 속하지는 않는다. 악동 그룹 블락비에서 가장 순한 성격을 보이고 있기 때문. 블락비 멤버들과 팬들이 재효를 부르는 별명 중 하나로 귤형이 있다. 속된 말로 귤껍질을 까듯 잘 ‘까인다’는 뜻인데, 그만큼 멤버들의 격한 애정이 재효에게 쏟아지고 있다.

재효는 이날 숙소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저희 그룹은 저 빼고 다 사이코”라고 운을 떼 모두를 폭소케 한 그는 담담한 말투로 “최근에 새 신발을 샀는데 태일이가 거기에 치킨을 넣었다. 나중에 무릎 꿇고 빌더라. 그 정도 정신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또 “뮤지컬 연습 기간에는 멤버들과 나가서 놀지 않는 편인데, 그러면 꼭 태일이와 경이가 술을 먹고 들어와 비좁은 제 침대에 셋이 누워 자려고 한다”면서 “그래도 (숙소 생활이) 즐겁고 좋다. 블락비는 이야기할 때 제 이름 지분이 80%는 된다. 좋다. 사랑해주는 거잖나”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유권 역시 “블락비에 재효 형이 없으면 재미가 없다. 형이 자리에 없어도 저희는 형의 이야기를 한다”고 거들었다.

블락비가 재효를 사랑해 마지않듯, 재효 역시 블락비가 소중하다. “2017년에는 블락비 앨범이 두 번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내비친 그는 “블락비의 음악은 우리의 유일한 무기다. 치밀하게 준비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인 더 하이츠’의 베니로 살아갈 두 달여 간에 대해서도 “즐거운 시간을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서, 지금까지 제가 한 말이 허풍이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