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아이유/사진제공=페이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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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이야기를 해볼게요.”

가수 아이유가 무대에 섰다. 2016년은 새 음반 발표 없이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한편으로만 얼굴을 볼 수 있었기에 팬들의 함성은 컸고, 뜨거웠다. 아이유도 팬들의 기다림을 알고 있기에 더욱 열정을 쏟았다.

아이유는 지난 3일과 4일 양일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스물네 걸음 : 하나 둘 셋 넷’을 열었다. ‘스물셋'(‘스물넷’ 버전)과 ‘레드 퀸(Red Queen)’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를 연이어 부르며 화려한 막을 열고, ‘너랑나’ ‘썸데이(Someday)’ ‘봄사랑 벚꽃말고’ ‘소격동’ ‘제제(Zeze)’ ‘부(BOO)’ ‘금요일에 만나요’ ‘좋은날’ 등 앙코르곡을 포함해 총 31곡을 불렀다.

지난해 ‘챗-셔(CHAT-SHIRE)’로 스물셋,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아이유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스물넷의 과정을 되돌아봤다. 때문에 세트리스트 역시 시간의 흐름대로 구성, 총 4부로 나눠 진행됐다.

본격적인 시작은 아이유의 ‘꿈’ 이야기로 열렸다. 2부를 여는 영상 속 그는 ‘꿈 많던 소녀’로 등장했다.

아이유는 “10년 전 연습생을 시작했다. 우울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중학생이었던 나는 늘 혼자서 꿈구는 시간을 좋아했다”며 “현실보다 나아질 미래에 대한 꿈을 꿨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아이유/사진제공=페이브엔터테인먼트
아이유/사진제공=페이브엔터테인먼트
‘어 드리머(A Dreamer)’와 ‘싫은날’을 불렀고, “회사에서 마련해준 좋은 숙소에서 지냈지만, 마음은 늘 빚을 지는 기분이었다. 따뜻한 곳에 있으면 나 역시도 데워져야 하는데, 모서리가 많고 차가운 내가 부각되는 것만 같아 집에 들어가는 게 싫었다. 그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2008년 내놓은 데뷔곡 ‘미아’를 열창했다.

시간은 흘러, 2014년. 아이유는 당시를 두고 “계절마다 신곡을 냈다”고 말했다.

‘봄사랑 벚꽃말고’ ‘너의 의미’ ‘애타는 마음’ ‘소격동’까지. 최고의 사랑을 받았고, ‘올해의 가수상’까지 거머쥐었지만, 이유 없는 불안함에 행복하지 않았다는 그는 통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4AM’을 힘껏 열창한 아이유는 “아픈 손가락”이라고 소개한 네 번째 미니음반 ‘챗-셔’에 수록된 ‘안경’과 ‘제제’를 불렀다.

아이유/사진제공=페이브엔터테인먼트
아이유/사진제공=페이브엔터테인먼트
아이유는 “‘챗-셔’는 ‘나’를 가장 잘 눌러담은 음반이다.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단연 아픈 손가락이기도 하다.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건 나를 꼼꼼하게 들여다본 것이나 다름없다”며 “게다가 좋아해 주기까지 한다면 더 감사할 따름이다. 내가 정말 많이 들어간 음반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제제’의 가사와 콘셉트는 논란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콘서트에서는 “여전히 좋아하는 노래”라고 짧게 소개했지만, 1년 만에 ‘챗-셔’에 대한 애정과 소신을 밝히며 한층 성장했음을 드러냈다.

가수로 데뷔를 했고, 자신의 음반에 프로듀싱까지 맡으며 꿈을 이룬 아이유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금의 아이유를 있게 만든, 큰 인기를 얻은 곡은 3부에 포진됐다. ‘부’와 ‘마쉬멜로우’를 부른 뒤 ‘금요일에 만나요’ ‘좋은 날’ 등으로 흥을 높였다. 또 12월인 만큼 ‘미리 메리크리스마스’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냈다.

아이유는 총 3시간이 넘는 무대를 홀로 채워나갔다. 차근차근 곡에 대한 설명과 당시 자신의 심경을 덧붙여 몰입도까지 끌어올렸다. 데뷔 9년 차의 저력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또 스물다섯의 아이유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아이유는 “현재 새 음반을 작업 중이다. 나의 스물다섯은 더욱 내 마음에 들었으면 하고, 또 다른 이들도 눈여겨 봐줬으면 좋겠다”며 “정작 ‘나’를 잘 알지 못했는데 스스로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알아가면서 많이 밝아졌다. 앞으로 건강하게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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