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볼빨간 사춘기 / 사진제공=쇼파르뮤직
볼빨간 사춘기 / 사진제공=쇼파르뮤직
볼빨간 사춘기의 저력이 무섭다.

안지영, 우지윤 두 명으로 이뤄진 여성 듀오 볼빨간 사춘기는 지난 8월 29일 정규 앨범 ‘레드 플래닛(Red Planet)’을 발매했다. 타이틀 곡 ‘우주를 줄게’는 발매한 지 1일 만에 벅스, 엠넷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하더니 지난 27일 멜론 차트에도 1위에 오르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데뷔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인이라는 점과 남녀 아이돌 그룹들의 컴백 러시가 이어지는 상황까지 감안하면 놀라운 쾌거다.

볼빨간 사춘기는 앞서 멜론 아티스트 랭킹에서도 전체 아티스트 부문, 여자그룹 부문, 인디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또한 더블 타이틀곡 ‘나만 안되는 연애’를 포함해 You(=I), 심술, 사랑에 빠졌을 때 등 ‘레드 플래닛’의 수록 곡까지 실시간 차트에 진입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타이틀 곡을 발표한 지 한 달이 되어 가는데도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는 저력은 무엇일까. 볼빨간 사춘기의 소속사 쇼파르 뮤직 관계자는 “원래 다음 앨범이나 싱글에 더 힘을 싣고자 정규 앨범을 발표한 거라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웃으며 운을 뗐다. 그는 이어 2014년 Mnet ‘슈퍼스타K6’에서 본 후 안지영과 우지윤의 스타성을 예감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인디 레이블 회사 소속임에도 볼빨간 사춘기는 오버그라운드로 데뷔를 시켜야겠다고 결정했다.

그때부터 지금의 볼빨간 사춘기를 만든 여정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작곡가와 프로듀서를 여러 명 붙여서 6개월 정도 함께 작업했다. 좋은 노래는 여러 곡 나왔지만 볼빨간 사춘기 특유의 음색이 왠지 모르게 겉돌았다. 방송 출연을 아예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고민 끝에 나온 마지막 방법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볼빨간 사춘기가 직접 작사와 작곡을 하는 것이었다. 안지영과 우지윤은 각각 일주일에 한 두 곡씩 무조건 곡을 써서 제출했고, 작곡과 건반, 미디 레슨도 받았다. 그렇게 숙제를 하기를 1년여 반, 곡은 수백 개가 쌓였다.

바닐라 어쿠스틱의 바닐라맨도 볼빨간 사춘기의 차트 점령을 이끈 숨은 일등 공신이다. 바닐라맨은 안지영과 우지윤이 낸 수많은 가사와 멜로디를 편곡해 보석으로 다듬었다. 볼빨간 사춘기만의 독특한 음색과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편곡, 일기장을 써내려 가듯 솔직함으로 무장한 가사가 합쳐지니 어떤 곡을 정규 앨범에 넣어야 할 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소속사 측은 “11곡 모두 다 타이틀 곡 감이라고 생각해서 타이틀 곡을 하나로 결정하지 못한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덧붙였다. 팬들에게 투표를 맡기는 시크릿 음감회를 열었던 이유다. 이어 “제일 좋았던 한 곡은 아직 발매되지 않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입소문의 힘도 컸다. 소속사 측은 “소속사 내 아티스트들이랑 뮤직비디오 촬영도, 홍보도 동일하게 했다.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임창정, 한동근과 함께 음원 강자 편으로 출연했던 것이 전환점이 된 것 같다. 그 때 이후로 반응이 많이 왔다. 임창정, 한동근의 노래를 들으시는 분들은 음악 자체를 좋아하는 분들이지 않나. 그 분들이 찾아보시고 입소문을 많이 내주신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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