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힛더스테이지/사진제공=Mnet
힛더스테이지/사진제공=Mnet
저런 재능이 있었나,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예능 프로그램이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면서 최근에는 아이돌의 ‘실력’에 집중하는 방송이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음악을 중심으로 다루는 케이블채널 엠넷(Mnet)의 행보가 눈에 띈다. 기존 아이돌을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발견하고 키우며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전달한다. 심지어 원석을 갈고닦아 세상에 내보내는 일까지 도맡고 있다.

팀에 속해 활동하는 아이돌이 설 곳은 마땅치가 않다. 3분 남짓의 노래를 부르는 음악 프로그램 외에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줄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예능감’을 뽐내 주목 받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춤과 노래에 특출난 재능이 있어도 보여줄 자리가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아이돌에게 엠넷이 단비 역할을 한다. 방영 중인 ‘힛 더 스테이지(HIT THE STAGE)’가 대표적인데, 가창력이 아니라 ‘댄스’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신선하다. 그간 춤에 남다른 재능이 있는 아이돌은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단독 콘서트에서나 제대로된 무대를 보여줄 수 있었다.

여기에 아쉬움을 느낀 제작진은 케이팝(K-POP)을 넘어 K-퍼포먼스에 포커스를 뒀다. 각 팀에서 ‘춤’이라면 1등인 멤버들이 모여 주어진 주제에 안무 구상은 물론, 무대 전체의 디렉팅까지 맡아 꾸미는 식이다. 그야말로 제대로 된 ‘실력’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장이다. 소녀시대 효연, 인피니트 호야, 블락비 유권, 트와이스 모모, NCT U 텐, 샤이니 태민, 몬스타엑스 셔누 등이 출연해 덕을 봤다. 멤버들 사이에서는 가려진 능력이 제대로 빛을 발한 것이다.

가요 기획사가 낳은 아이돌을 엠넷이 키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힛 더 스테이지’가 아이돌의 숨겨진 재능을 끄집어내는 역할을 했다면, 원석을 보석으로 바꿔 세상의 빛을 보게 만든 ‘소년24’와 ‘프로듀스 101’도 있다. 두 프로그램은 엠넷이 낳기까지 한 셈이다.

지난 6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 ‘소년24’는 총 49명의 소년들 중 24명을 뽑고, 이후 전용극장에서의 라이브 공연을 통해 성장한다는 콘셉트로 출발했다. 이들 중 눈에 띄는 활약을 한 멤버들은 데뷔까지 한다는 것도 포함돼 있다.

소년24/사진제공=CJE&M MUSIC
소년24/사진제공=CJE&M MUSIC


‘프로듀스 101’ 단체/사진=텐아시아DB
‘프로듀스 101’ 단체/사진=텐아시아DB
CJE&M 안석준 대표는 ‘소년24’의 행보를 크게 4가지 단계로 설정해 시청자들에게 쉽게 설명했다. 안 대표는 제작발표회에서 “발굴과 경쟁, 성장 그리고 진화의 총 4단계를 거쳐 ‘프로’의 세계에 입문해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24명의 소년들이 시청자의 손에 의해 뽑혔다. 이들은 오는 9월 22일부터 서울 명동에 위치한 소년24 전용극장에서 1년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소년24’에 서, 대중들의 인기를 얻으며 데뷔에 성공한 ‘프로듀스 101’이 존재했다. 엠넷은 이 프로그램으로 ‘아이돌 키우기’에 성공적인 물꼬를 텄다.

‘프로듀스 101’은 각기 다른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 101명 중 11명을 오로지 ‘국민 투표’로 추려냈다. 11명은 아이오아이(I.O.I)라는 프로젝트 걸그룹으로 탄생했고, 데뷔와 동시에 인기를 얻으며 현재까지도 맹활약 중이다. 1년이라는 정해진 활동 기간이 있음에도 따로 또 같이 가요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아이돌은 엠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대중들의 인지도와 다양한 무대 경험을 쌓고, 기획사 역시 이 같은 순기능을 활용한다. 양 측의 톱니바퀴가 매끄럽게 맞닿아 돌아가면 시청자들의 재미도 배가 된다.

아이돌을 낳고 키우는 재미에 푹 빠진 엠넷의 목표 지점은 높다. 신상화 CJ E&M 콘서트 본부장은 ‘소년24’를 두고 “K팝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할 계획이다. 방송과 공연, 음악까지 다양한 미디어 산업을 총망라할 것”이라며 “‘소년24’의 공연을 보기 위해 전 세계인들이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볼만한 무대, 브랜드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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