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측의 우리 문화콘텐츠에 대한 규제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달,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예상치도 못한 암초를 만난 한류는 어디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까. 이에 텐아시아는 여러 실제 사례들과 엔터사들의 이야기를 모아 중국발 한류 적신호의 실태를 분석해 봤다. [편집자주]

[텐아시아=김하진·이은진 기자]
김우빈, 수지, 유인나/사진=텐아시아DB
김우빈, 수지, 유인나/사진=텐아시아DB
중국에서 계획된 공연이 취소되는 등 중국 내 한류가 이상기류에 휘말리며 연예계가 긴장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 결정과 관련해 중국의 한류 콘텐츠 규제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일부 가수들이 출연 취소를 통보받자 중국의 보복 조치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중국 팬미팅이 무기한 연기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다. 드라마 제작사 측은 “중국에서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팬미팅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공식적인 공문을 보내놨다”고 밝혔다. 통보는 팬미팅 개최 3일 전에 받은 것으로, 무기한 연기라고 하지만 사실상 취소로 보고 있다.

유인나의 소식도 들렸다. 그는 중국에서 후난위성TV 28부작 드라마 ‘상애천사천년 2 : 달빛 아래의 교환’을 촬영하고 있었으나, 중국의 제작사 측이 유인나의 촬영분을 삭제하고 중국 여배우로 배역을 교체할 예정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해 YG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제작사와 논의 중인 상태”라고 말을 아꼈다.

중국 ‘빅스타 콘서트’ 포스터/사진제공=마피아레코드
중국 ‘빅스타 콘서트’ 포스터/사진제공=마피아레코드
가요계에도 일부 공연이 취소되는 등 홍역을 앓았다.

걸그룹 와썹은 지난 5일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3만 명 규모의 쑤첸(宿遷)시 20주년 빅스타 콘서트와 오는 9월 4일 행사 일정이 잇달아 취소됐다. 소속사 관계자는 “중국 스케줄과 관련해 소문은 접했지만 주최 측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줘 정상적으로 스케줄을 준비하던 때,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중국 시장의 움직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룹 스누퍼는 오는 21일 예정된 둥팡(東方) 위성TV 음악 프로그램 ‘AIBB’ 출연과 이달 말 베이징에서 열리는 패션 브랜드 행사 일정이 취소됐다. 스누퍼 소속사 관계자는 “행사 관계자로부터 일정 취소 연락이 왔다”며 “‘AIBB’의 경우 2개월간은 한국 가수 섭외 계획이 없을 거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한류의 흐름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어느 때보다 국내 스타들의 중국 활동이 활발한 시점이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이 같은 일들이 벌어져 연예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정된 중국 일정이 있는 기획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정확한 이유와 공식적인 통보 없이 한류 스타들의 중국 활동이 막혀버린 듯한 형국이다. 마치 수년 전 일본의 한류 열풍이 한·일 관계 악화로 나빠진 경우와 흡사하다. 향후 상황을 지켜보는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하진·이은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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