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박기헌, 백은우 음악감독/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박기헌, 백은우 음악감독/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이제 더 활발하게 해볼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둘이 힘을 합치기로 했고요.”

‘음악’으로 하나 된 박기헌, 백은우 음악감독이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최근 음악창작집단 투엠(Moving Movie Score)을 통해 음악적 교집합을 완성했다. 영화와 드라마, 나아가 뮤지컬의 OST까지 담당하고 있는 두 음악감독이 팀을 이뤄 활동을 한다는 소식은 놀랍고, 또 기쁜 일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작품이 탄생할까.

최근 박기헌, 백은우 음악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쑥스러운 표현이지만, ‘운명’같다. SBS 드라마 ‘용팔이’의 음악을 들은 백은우 감독은 주위에 누구의 작품이냐고 수소문했다. 백 감독은 드라마 속 흐르는 박 감독의 음악을 듣자마자, 반했단다.

“친한 지인이 ‘용팔이’의 스태프였고, 그를 통해 박기헌 감독의 작품을 접하게 됐어요. 스릴러와 수사물에 갈망하고 있을 때 박감독의 음악을 듣고 ‘좋은데?’ 싶었죠. 지인에게 소개를 시켜달라고 했고, 그렇게 만났습니다.”(백은우)

두 사람은 약 1년의 시간 동안 음악에 대해 논했다. 웹드라마 ‘통메모리즈’부터 같이 작업하는 방식을 시작했다.

결이 맞아야 할 수 있는 협업. 두 음악감독의 만족도는 최상이다.

“세월을 겪은 사람들이라, 경험이 있잖아요. 협업에 대한 시스템에 대해 서로 이해하고 있어요. 피해 주는 건 알아서 피하고, 배려하면서 작업하고 있어요.”(백은우)

박기헌, 백은우 음악감독/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박기헌, 백은우 음악감독/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둘의 성격은 정반대다. 박기헌 감독이 내성적이라면, 백은우 감독은 외향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잘 맞는다고 입을 모았다.

백은우 감독은 두터운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OCN 드라마 ‘신의 퀴즈’의 음악을 담당했다. 전 시리즈의 음악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2013년에는 영화 ‘야관문:욕망의 꽃’의 음악도 만들었다.

박기헌 음악감독은 2002년 개봉된 영화 ‘죽어도 좋아!’가 첫 작품이다. 당시 최연소 음악감독으로 주목받았고, 이후 ‘효자동 이발사'(2004), ‘슈퍼스타 감사용'(2004), ‘도마뱀'(2006), ‘잔혹한 출근'(2006), ‘내 사랑 내 곁에'(2009), ‘다슬이'(2011), ‘공범'(2013), ‘봄'(2014), ‘순수의 시대'(2015) 등 수많은 영화의 음악을 맡았다. 드라마도 마찬가지. 가장 최근작으로는 ‘신의 선물-14일’과 ‘용팔이’가 대표적이다.

필모그래피도 화려한 두 음악감독이 만났으니,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방송을 시작하면 그 이후부터는 시간 싸움인 드라마 음악,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야 하는 영화 음악, 또 다른 세계인 웹드라마까지, 두 사람은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 아쉬움을 보완하는 식으로 탄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모두 특정 감독이 많은 작품을 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OST를 하는 이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의 문이 열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우리가 뭉친 이유도 저는 동시에 두 가지를 잘 못 합니다. 그런 점을 서로 보완할 수 있으니까요.”(박기헌)

“‘신의 퀴즈’의 시작부터 시즌4까지 모두 했습니다. 저에게는 감사한 일이지만, 또 어떻게 보면 슬픈 일이에요. 제작진도 어떤 도전이나 모험을 하기엔 여유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 한 감독의 편중 현상이 심해져요. 장르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신의퀴즈’를 하면서 즐거웠어요. 다만, 소리에 관심이 많아서 그것까지 했는데 혼자서 모든 걸 하다 보니까 단편적인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런 찰나에 박 감독을 만나서 재미있어요. 우리가 뭉친 건 서로 스타일이 달라서예요.”(백은우)

박기헌, 백은우 음악감독/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박기헌, 백은우 음악감독/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현재 두 사람은 중국 드라마의 음악 작업도 진행 중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시행 착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지인을 만날 때도 같이 나갑니다. 제가 아는 연출, 작가 등을 백 감독에게 소개해주고, 또 백 감독이 아는 스태프를 소개받고요. 그것부터 넓혀가려고 열심히 하는 중이에요.”(박기헌)

“서로가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잘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적응이 필요한 시기인데, 현재까지는 거의 적응한 것 같아요.(웃음) 포지션도 어느 정도 갖춰졌고요. 또 다른 웹드라마 작업을 해야 하고, 다양한 작품을 해나갈 생각입니다.”(백은우)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