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MBC ‘마리텔’, tvN ‘신서유기2′, KBS2 ‘어서옵SHOW’, JTBC ‘잘 먹는 소녀들’ 포스터
MBC ‘마리텔’, tvN ‘신서유기2′, KBS2 ‘어서옵SHOW’, JTBC ‘잘 먹는 소녀들’ 포스터
텔레비전 앞에 앉아야만 예능 방송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인 미디어를 탄생 시킨 아프리카TV를 모티브로 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지난해 첫 방송 이후 매회 화제를 낳고 있다. 출연자들은 3시간가량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누리꾼들과 댓글로 소통하며 방송을 진행하고, 이후 제작진들은 적합한 댓글을 선정하는가 하면 적재적소의 CG 삽입을 통해 TV 버전 방송을 만들어낸다.

실제 예능에 담아내기에는 위험 요소가 많은 생방송 진행을 웹을 통해 실현해내는 방식은 KBS2 ‘어서옵SHOW’에도 적용됐다. 본 방송에 앞서 V앱 생방송으로 홈쇼핑을 진행하는 것이다. TV 방송에는 스타들이 홈쇼핑을 만들어나가는 과정과 홈쇼핑 내용을 재미있게 편집한 분량이 공개된다. 시청자들은 스타들이 홈쇼핑을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독특한 과정을 가감 없이 지켜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생겨난 재미까지 얻을 수 있다.

생방송이 아니더라도 웹과 TV가 결합한 형태는 다양하게 빛을 발했다. 지난 17일 종영된 tvN ‘신서유기2’는 ‘하이브리드 콘텐츠’의 성공적인 모델이 됐다는 평을 받았다. ‘신서유기2’는 웹으로 영상클립을 선 공개 후 TV 방송을 송출하는 방법을 선보였다. 영상클립에는 압축된 재미와 함께 TV에서 보여주기 힘든 부분이 포함돼 있다면, TV 방송은 큰 스토리 라인 속에서 출연자들의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웃음을 담아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신서유기2’는 지난 20일 자정기준으로, 국내 동영상 누적 조회 수 약 6400백만 건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1보다 1000만 건 이상 높은 신기록이다. 브라운관에서도 가구 평균 3~4% 및 최고 5%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실시간 웹 콘텐츠는 웹 성장에 맞춘 예능의 발 빠른 대처 덕분에 시청자들은 출연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쉽게 예능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런 장점만큼 고민도 크다. 네티즌들의 실시간 댓글이 프로그램에 재미를 주는 방송의 경우 생방송 콘텐츠가 적절하게 사용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녹화 원본을 사전에 공개하는 격이니 출연자 입장에서도, 제작진 입장에서도 곤란한 것이 사실이다.

29일 첫 방송을 앞둔 JTBC ‘잘 먹는 소녀들’은 지난 15일 생중계 녹화를 진행했다. 이날 8인의 걸그룹 멤버들은 토너먼트 형식으로 ‘먹방 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당시 누리꾼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3시간이 넘는 녹화가 지루했다는 비판이 이어진 것이다.

‘잘 먹는 소녀들’을 진두지휘하는 성치경 CP는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얻고자 웹 생방송 콘텐츠를 기획했다”며 “하지만 쉬는 시간 없이 진행된 생방송 녹화가 큰 호응을 얻지는 못 했다. 녹화 원본을 공개하는 격이라 부담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본래 생방송 진행을 모티브로 한 방송과 달리 기존 방송 포맷을 웹에 적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그만큼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며 “한 번 겪었으니 이런저런 시도를 해볼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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