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방송인 노홍철이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진행된 ‘2016 MBC 라디오 춘하계 개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방송인 노홍철이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진행된 ‘2016 MBC 라디오 춘하계 개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방송인 노홍철은 천금 같은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노홍철은 지난 30일부터 MBC FM4U ‘굿모닝 FM 노홍철입니다(이하 굿모닝FM)’의 신임 DJ가 됐다. 노홍철은 첫 방송에서 “긴장돼서 잠이 안 왔다”며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전임 DJ였던 전현무가 워낙 큰 사랑을 받고 ‘굿모닝FM’을 떠났기 때문에 부담을 갖는 것은 당연했다.

방송계에선 ‘TV는 팬을 만드는 매체고, 라디오는 친구를 매체’라고 말한다. 라디오는 TV와 달리 매일 청취자를 만나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좀 더 친밀감을 느끼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노홍철은 그의 입버릇대로 ‘럭키 가이’일지도 모른다. 아무나 앉을 수 없는 라디오 DJ 석에 무려 세 번이나 앉아 청취자들을 친구로 만들 기회를 얻었으니 말이다. 특히, 2014년 음주운전 사건으로 대중에게 실망을 안겨줬던 노홍철에게 이번 기회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다.

노홍철은 그동안 꾸준히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음주운전 사건 이후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지 10개월 만에 MBC 추석 파일럿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으로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이후에도 tvN ‘내방의 품격’, ‘노홍철의 길바닥쇼’, MBC 파일럿 ‘몰카배틀-왕좌의 게임’, KBS2 ‘어서옵SHOW’에 출연했다. 그러나 대중의 반응은 예전만큼 못한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노홍철을 향한 실망과 불편한 시선이 존재한 가운데, 그의 세 번째 라디오 부스가 ‘굿모닝 FM’이라는 것은 굉장한 호재다. 전임 DJ 전현무도 ‘굿모닝FM’을 맡기 전에는 비호감 이미지가 심했다. 그러나 전현무는 청취자들이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했고 그 결과, ‘무디’라는 애칭을 얻으며 호감 방송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방송인 전현무는 ‘굿모닝FM’을 통해 비호감 이미지를 벗을 수 있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방송인 전현무는 ‘굿모닝FM’을 통해 비호감 이미지를 벗을 수 있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30일 상암 MB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홍철은 ‘굿모닝FM’ 제작진이 자신에게 연예인이 아닌 일상의 노홍철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노홍철 또한 “실력은 부족하지만, 에너지는 부족하지 않게 다가가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출근길에 오르는 직장인들의 아침을 더욱 활기차게 하겠다는 각오다.

또노홍철은 “기본적인 실수는 없을 것”이라며 절대 지각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그는 “만일 지각할 경우, 가장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청취자 이름으로 1,000만 원을 기부하겠다”는 파격 지각 공약도 내걸었다. 그만큼 라디오 DJ로서 청취자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겠다는 노홍철의 결연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노홍철은 모두가 인정하는 재능 있는 방송인이다. 계속해서 노홍철의 MBC ‘무한도전’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가 존재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노홍철은 ‘굿모닝FM’를 통해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비(非)호감’에서 ‘Be호감’이 될 수 있을까. 자신으로 인해 실망한 대중들의 마음을 돌려놓겠다는 노홍철의 다짐은 30일 ‘굿모닝 FM’ 첫 방송, 첫 번째 선곡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이 세상 위에 내가 있고 나를 사랑해주는 나의 많은 사람들과 나의 길을 가고 싶어
너무 힘들고 괴로워도 그건 연습일 뿐야 넘어지지 않을 거야 나는 문제없어

- 황규영 ‘나는 문제 없어’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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