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젝스키스 /사진=조슬기 기자kelly@
젝스키스 /사진=조슬기 기자kelly@
추억 속으로 사라졌던 아이돌을 다시 살리는 일, 그 어려운 일을 ‘무한도전’이 해냈다.

‘무한도전’은 지난 4월 16일부터 3주 동안 ‘토토가 시즌2’ 특집을 방송했다. 이 특집의 주인공은 2000년을 끝으로 해체를 선언한 젝스키스. ‘무한도전’은 젝스키스의 재결합을 추진했고, 이들을 게릴라 콘서트 무대에 세웠다. 16년 전, 젝스키스의 해체를 보며 울었던 소녀팬들은 직장인이 되고, 엄마가 되어 이들의 무대를 지켜봤다. 이날 젝스키스가 무대에서 부른 ‘커플’은 방송 이후 실시간 음원차트 100위 안에 진입하고, KBS2 ‘뮤직뱅크’ 순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무한도전’의 파급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1일, YG엔터테인먼트는 젝스키스와 계약을 진행한 사실을 밝히며, 올해 안에 단독 콘서트를 진행하고, 앨범을 발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또한, 같은 날 젝스키스가 MBC ‘라디오스타’, SBS ‘판타스틱 듀오’에도 출연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다시 뭉친 여섯 개의 수정들의 소식에 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무한도전’은 젝스키스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이 됐다.

‘무한도전’을 통해 주목받은 예능인 데프콘, 박나래, 서장훈, 육중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사진=텐아시아 DB
‘무한도전’을 통해 주목받은 예능인 데프콘, 박나래, 서장훈, 육중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사진=텐아시아 DB
‘무한도전’은 이렇게 큰일을 해내기 전부터 ‘예능 호흡기’의 역할을 해왔다. 예능계에서 대세는 억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처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라는 독특한 포맷에서 오랫동안 축적해온 자신만의 콘텐츠를 마음껏 뽐내며 예능 대세로 떠오르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김구라처럼 오랜 시간 자신만의 캐릭터를 밀어붙여 결국에는 빛을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MBC ‘무한도전’은 달랐다. ‘무한도전’에 출연하면 단숨에 예능계가 주목하는 인물이 됐다. 가수 정재형, 데프콘, 개그우먼 박나래, 전 농구선수 서장훈 등 ‘무한도전’은 지난 10년간 다양한 유형의 예능인들을 발굴해 다른 예능프로그램으로 역수출하며 예능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무한도전’이 2년 마다 개최하는 가요제는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밴드에 주목했다. MBC ‘나 혼자 산다’로 육중완은 속한 밴드 장미여관은 지난 2013년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에 출연하며 주목을 받았다. 또한, 밴드 혁오는 2015년 데뷔한 지 1년밖에 안 됐던 밴드로,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출연을 통해 일부 마니아층만 아는 ‘나만 아는 밴드’에서 모두가 아는 밴드로 거듭났다.

‘무한도전’은 지금도 단순한 캐릭터 쇼에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인물 혹은 추억 속 인물들을 다시 대중들 앞에 세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방송된 ‘토토가 시즌2 마지막 이야기’에서도 유재석과 하하는 방송이 끝나기 직전 “‘토토가’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언젠가 시즌3로 다시 찾아올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1세대 아이돌의 재결합을 기대하고 있는 팬들에겐 희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재결합을 걱정하고 있는 1세대 아이돌이 있다면 ‘무한도전’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은 어떨까. ‘무한도전’이 모두의 심장을 뜨겁게 뛰게 만들어 줄 것이다. 명의 ‘무한도전’의 실력 발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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