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조슬기
조슬기
장현승이 7년 간 몸담았던 그룹 비스트를 탈퇴하고 솔로 아티스트로 전향한다. 앞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솔로로서 입지를 다진 그이지만, 장현승의 앞에는 지금 커다란 숙제 하나가 남겨져 있다. 바로 성난 팬심(FAN心) 달래기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9일 장현승의 탈퇴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원인은 서로 다른 음악적 견해에서 비롯된 성격 차이. 관계자는 “장현승은 앞으로 비스트의 멤버가 아닌 솔로 아티스트로 개인 음악작업에 전념하고자 한다”면서 “장현승의 재계약 시점은 올 연말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 가운데, 그 전까지는 솔로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현승은 비스트 내에서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고히 다진 멤버 중 하나였다. 리드 보컬을 맡아 특유의 미성으로 개성을 더했으며, KBS2 ‘불후의 명곡’에 단독으로 출연해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장현승만의 퇴폐미(美). 그는 포미닛 현아와의 유닛 트러블메이커, 지난해 발매된 솔로 EP ‘마이(MY)’를 통해 퇴폐적이면서도 유쾌한,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장현승 팽현준
장현승 팽현준
문제는 돌아선 팬심이다. 장현승은 최근 몇 달 동안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2월, 비스트의 팬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현승의 태도 불량에 대한 글을 게재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스스로를 팬이라고 밝힌 만큼, 이 네티즌은 장현승의 과거 행보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었고, 때문에 파급력 또한 더욱 셌다. 흔한 말로 돌아선 팬이 안티보다 더 무서웠다.

장현승이 공식 팬카페에 글을 남기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당시 그는 “최근 좋지 않은 소식으로 많은 팬 분들께 심려 끼쳐 드리게 되어 정말 죄송하다”며 “논란이 된 부분들은 변명의 여지없는 제 불찰이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몇 차례 해외 일정 불참이 이어지면서 여론은 다시 악화됐다.

이미 많은 팬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은 상태이다. 한 마디 말이나 한 번의 고개 숙임으로 쉽게 달래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결국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태도’로 논란이 됐다면 ‘태도’로 사과하면 된다. 지난해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장현승이 했던 이야기를 아직도 기억한다. “세트 바닥이나 내 다리나 둘 중 하나가 부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너지를 가지고 돌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던. 이 정도의 각오라면, 얼어붙은 팬들의 마음도 서서히 풀리지 않을까.

7년간의 활동 기간 동안 장현승은 가장 빼어난 성장을 보인 멤버 중 하나였다. 색깔도 확실했고 가고자 하는 길도 확고했다. 개운치 못한 이별이 아쉬운 것은 팬들도 마찬가지 일 터. 절치부심한 장현승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조슬기 기자 ke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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