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여자친구
여자친구
이쯤되면 신드롬이다. 데뷔 1년만에 음원차트 올킬, 음악방송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신곡 ‘시간을 달려서’를 비롯해 ‘유리구슬’, ‘오늘부터 우리는’까지 모든 활동곡이 음원차트 순위권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게다가 대형기획사의 후광도 없이 만들어낸 1위다. 여자친구 ‘시간을 달려서’의 이야기다.

“항상 간절히 노력하면 그게 상처럼 다가와서 신기하고 감사해요.” (엄지)
“원래 하던 대로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아요. 결과가 어떻든 간에 열심히만 하면 대중이 사랑해주실 것이라 생각했어요.” (신비)
“노래와 안무를 정말 많이 사랑해주세요. 더 감사한 분들도 많고, 더 잘해야 할 분들도 많아진 것 같아요.” (소원)

최근 한 음악방송에서 여자친구와 만나 스스로 생각하는 성공 비결을 물었다. 돌아온 답은 노력, 노래 그리고 안무였다. 어찌 보면 가장 기본적인 답이다. 그러나 여자친구의 대답 속에 성공의 비결이 모두 숨어있었다.

여자친구는 데뷔 이후 ‘유리구슬’,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로 세 번의 활동을 펼쳤다. 각각의 뮤직비디오와 콘셉트를 통해 학교 생활, 방학, 졸업이라는 학교 3부작을 이루면서 완성도 있는 콘셉트를 갖췄다. 아이돌 필수 코스와 킬러 콘텐츠인 교복으로 팬심과 대중을 모두 공략했다.

여기에 작곡팀 이기용배와 손을 잡고 친숙하면서 대중적인 사운드로 다가갔다. 동시에 성장도 노렸다. ‘유리구슬’은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와 비슷한 색이라는 평도 받았지만, ‘오늘부터 우리는’으로 여자친구의 색으로 다시 칠했고, ‘시간을 달려서’는 감정까지 실었다.

아이돌의 꽃인 퍼포먼스도 노래와 어우러졌다. ‘유리구슬’의 칼군무가 ‘오늘부터 우리는’에서는 파워청순이 됐다. ‘오늘부터 우리는’의 경우, 멤버들도 가장 많은 체력을 요구한다고 꼽는 힘든 퍼포먼스. 뜀틀 안무, 풍차 안무 등 단순 포인트 동작이 아닌 하나의 그림 같은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며 여자친구 퍼포먼스의 차별화를 이뤘다. 또한 지난해 9월 ‘꽈당 직캠’으로 화제를 모으며 음악과 퍼포먼스 모두 주목을 받으며 ‘1위 가수’라는 대세 도약의 준비를 마쳤다.

여자친구 ‘유리구슬'(위쪽)과 ‘오늘부터 우리는’
여자친구 ‘유리구슬'(위쪽)과 ‘오늘부터 우리는’
1위를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기반은 닦여졌다. 1위 향한 마지막 조각인 ‘시간을 달려서’는 그만큼 중요했다. ‘시간을 달려서’는 여자친구 특유의 파워청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시간을 달려서’에서 여자친구의 파워청순 퍼포먼스는 여전하고, 노래 간주에서 등장하는 특유의 기타 디스토션과 청량감 넘치는 사운드도 살아있다. 여기에 스트링 사운드를 담아 조금 더 성숙해진 소녀의 마음을 표현했다.

업그레이드를 준비해야 했기에 여자친구도 컴백 전 많은 걱정을 했다. 엄지는 “’유리구슬’, ‘오늘부터 우리는’ 상큼하고 발랄한 느낌이 컸는데 ‘시간을 달려서’는 무대 위에서 하는 표정부터 확 다른 느낌”이라며 “노래 스타일도 그렇고 기존에 했던 것과 색깔을 같지만 감정의 표현이 다른 것 같아서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소원도 어려운 점을 고백했다. 소원은 “’오늘부터 우리는’은 설레고 공감이 됐지만, 우리가 아직 어려서 사랑을 해보지 않아 ‘시간을 달려서’는 어렵다. 아직도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맞는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각자 가사도 많이 곱씹어보면서 생각해 보고, 관련된 영화도 보면서 그 감성과 비슷한 것을 많이 찾아보려고 했다”고 전했다.

소원은 사실 ‘시간을 달려서’의 성공을 의심했다. 소원은 “’유리구슬’, ‘오늘부터우리는’은 후렴이 먼저 시작하고, ‘시간을 달려서’는 벌스가 먼저 시작되니까 뭔가 포인트가 없고 흘러가는 느낌이었다”며 “그런데 계속 안무 선생님과 그림을 계속 맞추면서 우리가 잘하면 좋게 들어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시간을 달려서’의 탄생까지, 여자친구의 스태프들의 땀방울이 얼마나 깃들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고심 끝에 탄생된 ‘시간을 달려서’ 퍼포먼스는 또 하나의 그림을 완성했다. 소원은 “’오늘부터 우리는’이 숨이 제일 차지만, 표현은 ‘시간을 달려서’가 제일 어렵다”고 말했다. 신비도 “멤버들끼리 맞춰야 하는 합도 많다”고 덧붙였다. ‘시간을 달려서’는 멤버들이 마치 무용을 하듯 춤선을 여성스럽게 살리며 추는 춤과 무대 전체를 활용하는 퍼포먼스가 등장한다. 가사에 충실하게 연기할 수 있으면서 노래의 감정을 그리는 퍼포먼스가 완성된 것이다.

여자친구는 노래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무대라는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교복 콘셉트, 공감을 일으키는 소녀의 마음이 담긴 노래, 그리고 이를 표현하는 퍼포먼스까지, 아이돌 성공의 3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졌다. 어찌 성공하지 않을 수가 있으랴.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쏘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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