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하이포 팽현준
하이포 팽현준
몇 년전부터 연예계 관계자들은 일본 내(內) ‘한류 열풍’은 사실상 끝났다고 전망했다. 1990년 후반을 기점으로 일본에서는 한국 드라마부터 케이팝(K-POP)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한류 붐(boom)’이었다. 2003년 ‘겨울연가’의 방영으로 정점을 찍었고, 당시 열풍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욘사마(배용준)’와 ‘지우히메(최지우)’. 이를 시작으로 보아, 동방신기, 카라, 소녀시대, 빅뱅 등 일본 내 대한민국 가수들의 입지도 굳건해졌다. 오리콘 차트를 점령했고, 돔 투어를 통해 위상을 떨치기도 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열풍은 약 5년 전부터 주춤했다. 업계는 일본이 아닌, 중국으로 눈을 돌렸고 사실상 일본에서의 ‘한류’는 종료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新) 한류가 고개를 들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는 전략으로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일본에 문을 두드린 가수들이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초신성, 마이네임, 보이프렌드 등은 일본에서 내놓는 음반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물론, 현지 팬들에게도 호응을 얻으며 활약 중이다. 새로운 한류는 비단 일본만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를 공략하는 전략으로 바뀌었다.

이 같은 행보를 밟고 있는 그룹이 하이포(HIGH4)이다. 지난 2014년 데뷔한 4인조 보이그룹 하이포는 아이유와 호흡을 맞춘 ‘봄 사랑 벚꽃 말고’를 시작으로 ‘해요 말고 해’, ‘뱅뱅뱅’, ‘비슷해’, ‘베이비 보이(Baby Boy)’ ‘D.O.A.(Dead Or Alive)’ 등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며 국내 대중들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아울러 이들은 새로운 열풍을 이끌어가는 그룹 대열에 합류해 해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먼저 하이포는 열도로 향했다. 지난 2015년 2월부터 4월까지 ‘HIGH4 일본 데뷔 3만 명과 만나자’를 통해 총 50회 공연과 총 42회의 프로모션 일정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음반 총 8000장을 완판했고, 타워레코드 전 점포에서 K팝 음반 주간 랭킹 8주 연속 톱(TOP)10에 진입하기도 했다.
조슬기
조슬기
지난해 2월 7일, 일본에서 쇼케이스와 기자회견을 연 뒤 일본에서 첫 미니음반 ‘하이 파이브(HIGH FIVE)’를 발매, 3월에는 30회 기념 특별 콘서트(야구르트홀), 4월에는 50회 기념 특별 콘서트 등 다양한 무대에 오르며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하이 파이브’로 타워레코드 데일리 차트 1위를 거머쥐었고, 쇼케이스 당일 ‘후지 TV 슈퍼 뉴스’에서 하이포를 밀착 취재 하는 등 각종 언론매체와 다수의 음악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약 두 달 동안 진행된 일본 첫 미니음반 마지막 활동에는 엑소(EXO), JYJ 김준수, 씨엔블루 정용화, 방탄소년단 등 K팝 음반 사이에서 타워레코드 일본 내 전점에서 8주간 K팝 음반 주간차트 톱10안에 이름을 올렸다.

또 데뷔 음반 프로모션의 마지막 기간인 3월 23일부터 29일까지의 일본 오리콘 위클리 음반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한 AK-69와 10위를 차지한 마키하라 노리유키 등과 더불어 한국 가수로는 유일하게 8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타워레코드 시부야점 종합 음반차트에서도 1위 오하라 사쿠라코에 이어 2위로, 한국 가수로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이포는 지난해 7월 25일 나고야 프리미엄 콘서트, 7월 26일 오사카 프리미엄 콘서트, 8월 1일 도쿄 프리미엄 콘서트, 8월 9일 도쿄 프리미엄 콘서트, 8월 16일 도쿄 프리미엄 콘서트 등을 개최했다. 총 34회 공연, 총 40회 사인회, 총 16회 프로모션, 총 2회 애프터 토크쇼를 진행한 것. 이로써 누적 관객 수 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들은 또 다른 ‘K팝 Lovers CONCERT’와 엠넷(Mnet) ‘섬머 프리미엄 이벤트’에도 출연, 20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팬들의 뜨거운 함성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다른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는 공연이었음에도, 하이포를 향한 관객들의 열기가 뜨거웠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12월 5일, 하이포는 도쿄와 오사카에서 ‘슈퍼 프리 콘서트’를 개최하며 팬들을 만났다. 관계자는 “공연장은 하이포를 보기 위해 찾아온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멤버들은 화려한 무대로 화답했다”고 전했다.
하이포(왼쪽부터 알렉스, 명한, 성구, 영준)
하이포(왼쪽부터 알렉스, 명한, 성구, 영준)
또 이들은 ‘타워레코드 2015년 총결산 베스트셀러 K팝 부문’에서 9위를 차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며 2015년 일본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뿐만 아니라 하이포는 전세계를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9월 말레이시아에서 기자회견과 쇼케이스를 개최,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하며 활약했다.

같은해 12월에는 중국 충칭에서 ‘한국 유행 문화계 K팝 쇼케이스’를 열고 중국 활동에도 포문을 열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30일과 2016년 1월 1일에는 태국 현지 언론 인터뷰도 소화했다. 또 오는 7월 16일, 멕시코에서도 쇼케이스를 앞두고 있다.

하이포는 올해 더욱 바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일본은 물론, 다양한 국가에 ‘하이포’라는 이름을 알리며 활발한 활약을 펼치는 것. 하이포의 맹활약을 살펴본다면, ‘한류는 죽었다’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듯하다.

‘끝났다’는 일본과 ‘불모지’로 여겨졌던 곳곳에서 능력과 재능을 십분 발휘, 다양한 매력을 앞세워 활약 중인 하이포. 이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과 기대가 모아진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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