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김나영의 ‘어땠을까’ 세로라이브 영상
김나영의 ‘어땠을까’ 세로라이브 영상
가수 김나영이 벌써 일주일째 음원 차트 1위를 지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기가 잘 맞았다는 ‘빈집털이 설’, 로엔엔터테인먼트가 기획에 참여한 덕이라는 ‘로엔의 딸 설’ 등을 제기하고 있지만, 김나영의 차트 1위 뒤에는 세로라이브 영상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있었다.

세로라이브, 말 그대로 세로 화면으로 지원되는 라이브 영상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메이크어스의 딩고뮤직, (주)프리에이티브의 쥬스TV 등이 세로 뷰잉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딩고뮤직의 경우 유튜브 공식 채널 구독자 수가 1만 6697명에 달하고 페이스북 ‘좋아요’ 수는 54만 7057개에 이른다. 쥬스TV도 상당한 선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개설된 쥬스TV의 유튜브 채널은 약 4개월 여 만에 2325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페이스북에서도 3만 9427명의 ‘좋아요’를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세로 영상을 처음 시도한 업체는 동영상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 페리스코프와 메신저 스냅챗. 모바일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열면서, 스마트폰 기기에 최적화된 세로 영상이 대세가 된 것. 미국 벤처투자사 KPCB는 ‘2015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세로 화면으로 제작된 동영상 광고를 끝까지 보는 비율이 가로 영상에 비해 9배 높다”고 알리며 “모바일 시대가 되면 가로 화면보다 세로 화면으로 동영상을 소비하는 비율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튜브는 지난해 7월 세로 전체보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튜브는 지난해 7월 세로 전체보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결국 유튜브도 반응했다. 과거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에서는 가로 전체화면 전환만 지원, 세로로 촬영된 영상의 경우 전체화면 모드로 재생 시 양 옆에 검은 공백이 생겼다. 그러나 지난 7월 유튜브는 애플리케이션 업그레이드에 세로 전체화면을 포함시키며 ‘대세’에 순응했다. 국내 사업자 판도라TV 역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세로 전체보기 기능을 추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됐다. 지난해 역주행 돌풍을 일으켰던 가수 백아연을 시작으로 걸그룹 마마무와 EXID, 심지어 빌보드 1위 가수인 찰리 푸스(Charlie Puth)도 세로라이브 영상을 활용해 자신의 음악을 알렸다. 더불어 유승우와 이성경의 ‘꺼내 먹어요’, EXID 하니의 ‘키스 미(Kiss me)’ 등의 커버 라이브 영상도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김나영의 경우 더욱 극적인 효과를 얻었다. 무명에 가깝던 그가 음원차트 1위라는 성과를 이룬 것. 김나영의 ‘어땠을까’는 지난달 30일 발매 당시 멜론 실시간 차트 25위에 머물렀으나, 이날 오후 7시 ‘어땠을까’의 세로라이브 영상이 공개되자 3시간 만에 5위로 급상승했다. 그리고 마침내 31일 오전 1시에 1위를 탈환, 일주일 가까이 1위 행진을 이어갔다.

격동의 모바일 시대, 스마트폰에 특화된 세로 영상이 새로운 마케팅 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딩고뮤직, 유튜브 애플리케이션 재생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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