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빅스
빅스
그룹의 일부 멤버들이 별개의 그룹으로 활동하는 형태를 ‘유닛(unit)’이라고 한다. 이제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단어이며, 대다수의 팀에서 ‘완전체’ 활동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시도 중인 전략이기도 하다. 지난 2012년 데뷔한 빅스도 첫 유닛그룹을 내놨다. 레오(L)와 라비(R)로 구성된 LR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17일 미니음반 ‘뷰티풀 라이어(Beautiful Liar)’로 등장한 LR은 어느 팀에나 있는 ‘흔한’ 유닛을 흔하지 않은 ‘도전’으로 특별하게 만들었다. 매 활동마다 색다른 콘셉트를 앞세워 이른바 ‘콘셉트돌’로 불린 빅스의 유닛이라는 점에서 등장 전부터 기대를 높였던 두 사람. 여기에 둘은 팀 내 최다 자작곡 보유자라는 점에서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예고했다.

아니나 다를까, LR의 타이틀곡 ‘뷰티풀 라이어’는 라비의 작품이다. 이별한 남성의 심적 갈등을 레오는 부드럽고 서정적인 음색으로 표현했고, 라비는 거칠고 남성다운 랩으로 풀었다. 서정적인 것과 거친 것이 만나 ‘섹시’한 무대로 완성됐다.
조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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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부수다

LR은 타이틀곡 외에도 전곡을 자작곡으로 구성했다. ‘그냥 던지는’ 음반이 아니라, 빅스라는 이름을 걸고 내놓은 만큼 두 사람은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협업하며 공을 들였다.

이 같은 노력은 무대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화려한 군무’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빅스의 멤버라는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레오는 피아노 앞에 앉았다.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에 심취한다. 투명한 건반 소리와 부드러운 레오의 목소리로 곡의 시작을 알리며, 그 뒤를 묵직한 음색의 라비가 이어받는다.

서로 주고받는 레오와 라비의 하모니는 무대의 몰입도를 최고로 끌어올린다. 여섯이 아닌 둘이지만, LR은 ‘완전체’ 못지않게 빈틈 없이 무대를 가득 채우며,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레오와 라비는 각각 “빅스가 ‘이런 음악도 할 수 있구나, 이런 능력과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구나’라는 걸 보여드리고 알리고 싶었다”, “빅스에 또 다른 모습이 있다는 걸 알려드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의 각오는 무대를 통해 고스란히 증명됐다.
조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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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적인 발전 가능성

LR은 음원 공개 동시에 음원차트에서 1위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지난달 17일 자정 발표 이후 벅스, 엠넷, 지니, 네이버 뮤직, 몽키3, 카카오뮤직 총6개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한 것. 타이틀곡 뿐만 아니라 전곡이 상위권에 오르며 의미를 더했다.

또 활동 중에는 SBS MTV ‘더 쇼’에서 1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상징을 넘어 기록적인 부분 역시 모두 이룬 것. 데뷔와 컴백의 홍수 속 다양한 가수들이 쏟아져 나온 시점이라는 걸 감안했을 때, 레오와 라비가 이룬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

LR은 6일 오후 방송되는 SBS ‘인기가요’를 끝으로 ‘뷰티풀 라이어’의 활동을 마무리 짓는다.

레오는 활동을 마치며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다음에 더 좋은 무대와 음악으로 채우겠다”고 각오를 다졌고, ” 앞으로 더 좋은 음악을 할 것이니 기대해달라”는 포부도 남겼다.

라비 역시 “좀 더 성숙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이번 활동을 정리했으며, “제가 가진 어떤 일부를 보여드렸다는 것과 자신감이 좀 더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기대해달라”는 레오와 “자신감이 생겼다”는 라비의 말은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더 많은 음악과 무대를 기대하게 한다. 끝이라는 아쉬움보다 이제 시작이라는 기대가 더 큰 LR. 올해 가장 빛났고,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유닛임에 틀림없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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