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음회 현장에서 장재인
청음회 현장에서 장재인
청음회 현장에서 장재인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가수 장재인이 투병을 이겨내고 ‘흐름’을 노래한다.

장재인은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새 미니앨범 ‘리퀴드(LIQUID)’ 발매 기념 청음회를 개최하고 취재진들을 만났다. 소속사 식구인 기타리스트 조정치가 현장에 함께 자리해 진행을 맡았다.

장재인은 이날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오랜만에 나오는 앨범이라 굉장히 설렌다. 다시 노래를 했다는 것에서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새 앨범의 타이틀인 ‘리퀴드’에 대해 “요즘의 관계는 고형적이지 않고 액체처럼 유동적이더라. 그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흐름에 맡기는 게 삶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태도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밥을 먹어요’는 윤종신이 작곡하고 장재인이 작사한 노래로 남녀가 함께 시간을 보낸 후의 상황을 그렸다. 노래 속 여자는 어색한 분위기에 심각해질 필요 없다며 나중에 밥을 먹으면서 천천히 생각하자고 남자를 배려한다. 12현 기타, 어쿠스틱 기타, 나일론 기타, 우크렐레 등 여러가지 악기를 사용해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노래에 묻어난다.

청음회 현장에서 장재인
청음회 현장에서 장재인
청음회 현장에서 장재인

새 앨범 발매를 앞둔 장재인의 자세는 겸허했다. 장재인은 “요즘 가장 리퀴드한 상태다. 대중가수로서 음원 순위도 중요하겠지만,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에 의미를 뒀다. 열심히, 재밌게 준비한 마음이 결과로 인해 상하지 않도록, 많이 내려놓았다”고 전했다. 흡사 해탈에 이른 듯한 모습. 이는 가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장재인은 앨범 전반을 통해 ‘모든 일은 물 흐르듯 지나가니 불안해하지 말라’며 위로를 건넨다.

장재인이 ‘흐름’에 대해 생각하게 된 데에는 발병이라는 아픈 배경이 있었다. 지난 2013년, 장재인은 근긴장이상증이 발병해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건강 문제로 인해 음악을 그만 둘 생각까지 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장재인은 “음악을 못 한다고 생각하니 무척 힘들었다. 그래서 치료와 건강관리에 집중해 체력을 올렸다”고 전했다.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던 기타를 잠시 내려놓아야 했지만 장재인은 연주를 다시 해보고 싶은 의향이 있다며 낙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는 프로듀서 윤종신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윤종신 역시 완치가 어려운 크론병을 앓고 있다. 장재인은 “발병 당시, 윤종신 피디에게 ‘이런 병이 생겼을 때 어떤 자세로 살아야하냐’고 물었는데 ‘그냥 받아들여야지’라고 답해주더라. 덤덤하게 얘기했는데 그게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청음회 현장에서 장재인과 조정치
청음회 현장에서 장재인과 조정치
청음회 현장에서 장재인과 조정치

앨범 활동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 또한 적지 않다. 그러나 어렵게 재개된 활동인 만큼 장재인은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 그는 “책임감이 나를 이기는 것 같다. 앨범에 관련된 활동이 들어오면 전부 소화해볼 생각이다. 그러다가 쉬는 기간이 오면 회복을 시킬 것이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조정치 역시 “이번 앨범 녹음 스케줄이 굉장히 빡빡했는데 잘 소화하더라. 강한 의지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을 더했다.

장재인은 우선 방송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미 KBS2의 대표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를 마친 상황. 이후에는 라디오 방송을 비롯해 여러 무대에 설 예정이다. 장재인은 “꾸준히 가는 것이 이번 활동의 목표”라고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장재인의 새 미니앨범 ‘리퀴드’의 전곡과 타이틀곡 ‘밥을 먹어요’의 뮤직비디오는 오는 11일 정오 공개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미스틱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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