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추자, 한영애, 양희은(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추자, 한영애, 양희은(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추자, 한영애, 양희은(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

올해 가요계에는 언니들의 컴백이 이어지고 있다.

33년만에 돌아온 김추자의 컴백이 올해 상반기 가요계 최대 이슈였다면 하반기에는 양희은, 한영애 등 원조 디바들의 컴백이 이어지며 가요계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오랜 세월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줬던 이들이 이번 신보에서 새로운 시도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70년대를 풍미했던 여가수 김추자는 지난 6월2일 33년만의 새 앨범 ‘이츠 낫 투 레이트(It’s Not Too Late)’를 발매하며 다시 대중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앨범은 신중현의 곡 ‘몰라주고 말았어’, ‘내 곁에 있듯이’, ‘고독한 마음’, ‘태양의 빛’, ‘가버린 사람’등의 5곡을 비롯해 김추자의 히트곡 ‘무인도’를 만들어낸 이봉조의 ‘하늘을 바라보소’, 김희갑의 ‘그대는 나를’, 신예 싱어송라이터 정혜정의 ‘춘천의 하늘’ 등 총 9곡으로 구성됐다.

1969년 데뷔한 김추자는 신중현 사단 중 최고의 여가수로 육감적인 몸매와 사이키델릭한 창법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거짓말이야’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등을 히트시키며 당대의 여가수로 떠올랐다. 1980년에 정규 5집을 내고 1981년까지 방송에 얼굴을 내비치다가 결혼 후 활동이 뜸해졌다.

돌아온 김추자는 과거 신중현의 사이키델릭을 연상케 하는 음악 스타일과 여전히 탄력 있는 목소리로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국내 최고의 연주자들인 송홍섭, 한상원, 정원영, 배수연 등이 밴드를 이룬 사운드는 한국 고전 록의 미감을 잘 살렸다. 펑크(funk), 소울, 사이키델릭, 네오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여전한 끼와 가창력을 과시했다.

김추자의 컴백이 상반기 가요계를 달군 이슈였다면 하반기에는 양희은과 한영애의 컴백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양희은은 8년만에 새 앨범을 내 놓았으며, 한영애는 15년 만에 새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1999년 그루브 강한 리메이크곡 ‘봄날은 간다’가 수록된 5집 이후 15년 만에 새 정규앨범을 내놓은 한영애는 여전히 강렬한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이고 있다.

한영애는 한국의 여성 아티스트 계보에서 매우 특별한 지점에 있다. 독특한 음색을 지님과 동시에 자신만의 색을 가진 퍼포먼스를 보여줘 왔고, 싱어송라이터로서 음악을 만들어왔다. 그녀의 옆에는 이정선, 엄인호, 김수철, 송홍섭, 윤명운, 이병우, 신윤철 등 장인들이 있었다. ‘누구 없소’ ‘코뿔소’ ‘바라본다’ 등 한 번 들으면 지울 수 없는 경이로운 음악들이 한영애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이번에 발표한 6집 ‘샤키포’에서 한영애는 한층 젊어졌다. 자신만의 아우라는 여전하지만, 트렌디한 어법도 피하지 않았다. 유앤미블루 출신의 방준석이 만든 ‘샤키포’는 최근 록의 어법이 가미됐다. 앨범 제목 ‘샤키포’는 세상을 깨우는 주문, 기적을 이루는 주문으로 한영애는 인형의 이름에서 따온 단어라고 전했다.

본래 블루스, 록, 소울을 추구했던 한영애는 전형적인 밴드의 오서독스한 사운드를 고집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밴드에도 컴퓨터 음악이 가미되는 변화가 있었다. 발라드의 비중이 높아진 것도 특징. 대부분의 곡에 작가 황경신이 작사가로 참여했다. 이와 함께 강산에, 김도현, 방준석, 이은규 등이 작곡가로 참여했다. 조용필 19집 ‘바운스’에 참여했던 박병준 프로듀서도 이번 앨범에 함께 했다.

한국 대중음악계의 기념비적인 노래 ‘아침이슬’의 주인공으로 젊은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양희은. 이후 매 앨범들을 통해 탁월한 포크음악을 선보임으로 인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자리하고 있다.

그런 양희은이 이번엔 색다른 시도로 대중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8년만에 선보인 ‘양희은 2014’에선 재즈와 팝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으며, 요즘 젊은 가수들이 하는 것처럼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고, 난생처음 뮤직비디오도 찍었다. 동생인 탤런트 양희경이 ‘서른 즈음에’를 만든 강승원과 함께 노래했고, 데뷔 후 처음 만든 뮤직비디오, 개그우먼 송은이가 연출을 맡았다.

음악도 젊어지고 다양해졌다. 윤종신이 만든 ‘배낭여행’, 이적이 만든 ‘꽃병’을 싱글로 발표했고, 앨범에는 이한철, 장미여관 육중완, 한동준, 변진섭의 히트곡을 대거 만든 지근식, 그리고 양희은 첫 콘서트 때 반주를 맡아줬다는 김한년 등이 참여했다.

양희은은 19일 새 앨범 발매와 함께 현역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12월 11~14일에는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개최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제공. 텐아시아DB,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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